“아이들이 맺어준 소중한 인연…감사합니다”

세월호 가족들 안산시민 초청 ‘감사의 오찬’

검토 완료

강희택(baroheem)등록 2014.12.23 14:40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이하 가족대책위)'와 '세월호 문제 해결을 위한 안산시민대책위(이하 시민대책위)'가 안산시민을 초청, 함께 점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세월호 참사 이후 4계절을 겪는 동안 항상 옆에서 위로하고 격려해준 안산시민들에 대한 보답의 시간으로 마련했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다.
20일 토요일 오전 안산시 단원구 와동체육관에서 진행된 '세월호 가족과 함께 하는 안산시민 감사오찬 0416 기억하고 함께 걷다'는 아픔 속에서 희망을 찾는 다양한 콘텐츠들로 구성됐다.
먼저 개막공연으로 열린 연극 '별망엄마'는 안산지역의 극단 '동네풍경'에서 준비한 것으로 사고로 자식을 잃은 엄마가 아이의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 하는 애절한 마음을 잘 표현했으며, 결국 돌아오지 않는 자식을 기다리다 산이 됐다는 '별망성(안산시 초지동에 있는 조선시대의 진영터)의 전설'로 구성, 참석했던 시민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산도 늘 계절을 기억하며 또 계절을 맞을 준비를 한다."는 대사는 우리가 왜 세월호를 기억해야 하는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드러냈다.
인사를 위해 나선 '동혁이 엄마' 김성실 가족대책위 부위원장은 "(수학여행을 마친 후 돌아와)'엄마, 잘 다녀왔습니다'라는 인사를 들었어야 했는데 아직 그러지 못했다."며 "귓가에 스치는 바람, 내리는 비와 눈에도 아이의 흔적이 있다."고 말해 참석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어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일들을 해야 했던 지난 8개월, 어렵고 힘들어도 피할 수 없었다."며 "지금 만나는 여러분들은 아이들이 맺어준 소중한 인연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내빈소개를 위해 단상에 오른 '찬호 아빠' 전명선 가족대책위 위원장은 "생명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안전 불감증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약자의 편에 서지 않고 사고를 축소·은폐하려는 세력들에 맞서 행도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해철(새정연, 안산상록갑), 부좌현(새정연, 안산단원을) 국회의원과 제종길 안산시장, 성준모 안산시의회 의장과 전준호, 나정숙, 박은경, 주미희 의원 등이 함께 했다.
이어 "이웃의 손을 꼭 잡아주세요"라는 영상을 통해 안산시민들의 세월호 가족들에 대한 격려의 마음을 전달했으며, 한국기독교사회복지협의회가 준비한 어린이 합창은 크리스마스를 앞둔 상황에서 상실감이 더욱 클 가족들에게 작지 않은 위안을 제공했다.
또한 안산시민으로서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소개됐다. 진도 팽목항 검안실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이수기 씨는(단원구 와동) "주검으로 돌아온 아이를 부둥켜안고 '내 새끼 살려줘'라고 울부짖던 엄마와 그 옆에서 해맑게 웃고 있던 아이의 사진을 잊을 수가 없다."며 "고작 '힘내세요'라는 위로의 말밖에 할 수 없어 더욱 힘들었다."고 했다. 이어 임영호(상록모범운전자회), 최주영(사회복지사) 씨가 겪은 이야기도 소개됐다.
마지막으로, 시민대책위의 마이금 공동대표는 "우리는 올해 가장 슬픈 봄을 겪었다. 아직도 어둡고 긴 터널을 걷고 있고 겨울이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그냥 흘러가는 시간이어서는 안 된다."는 말로 동행 의지를 밝혔으며, 김성실 가족대책위 부위원장은 "우리의 무기는 아이사랑과 나라사랑뿐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20년이고 30년이고 싸울 수 있다"고 답했다. 이후 가족대책위와 시민대책위가 마련한 점심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것으로 마무리.
한편, 행사에 참여했던 단원구 와동의 이선희 씨는 "우리가 가족들을 먼저 대접했어야 했다."며 "모쪼록 세월호 가족들이 원하는 진실규명도 이뤄지기를 바라며 무엇보다 남은 가족들이 힘내서 잘 살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안산지역 인터넷뉴스 데일리안산(www.dailyansan.net)에도 게재돼 있습니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