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광화문역 주변에 '더바디샵', '스타벅스 커피', '엔제리너스 커피' 등 한글 간판들이 들어서며 국내에서도 '한류 사랑'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이런 한글 문화와 관련해 제주도는 시대의 조류를 따라가지 못하고 답보 돼 있거나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제주시에서 수십 년 동안 문화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현을생 서귀포시장이 '문화시장'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다는 비판까지 일고 있다.
▲ 지난 2월 서귀포시 영천동에 세워진 이약동 제주목사 시비. ⓒ 신용철
지난 2월 11일, 서귀포시 영천동에서는 이약동 제주목사가 머물렀던 영천관을 기리고자 이약동 목사 시비 제막식을 진행했다.
지난해 현 시장이 서귀포 각 마을 초도 방문 당시 이 마을 노인회장이 이 목사 시비 제작을 건의, 이후 동에서 추진해 건립한 시비로 현 시장은 이날 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이 목사 시비는 다른 지방에서 들여온 비석과 조각비(글자당 얼마)로 1300만원의 예산과 지반공사까지 총 2500만원의 예산이 집행됐다.
지역의 한 광고전문가는 "이약동 목사 시비를 조성한 것까지는 잘 한 일일지 모르겠으나 비석에 쓰인 한문 구성에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말했다.
한글시대에 맞게 이 목사의 시를 상단에 한글로 크게 배치해 설명하고 한문은 하단에 놓았으면 더 나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한시에 대해 각자 해석이 다를 수 있기에 한자를 위로, 내용 풀이를 아래에 배치한 것"이라고 답했다.
▲ 1985년 남제주군에서 한자로 만든 마라도 기념비. ⓒ 신용철
지난 1985년 남제주군청에서 마라도에 한자로 세운 '大韓民國最南端' 기념비에 대해서도 시대의 조류에 맞춰 한글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광고전문가는 "우리나라 최남단에 세워진 상징성 있는 기념비가 한글이 아닌 한자로 새겨진 것을 보면 세종대왕도 울고 가실 것만 같다"며 "관계 공무원들이 행정의 발상만 조금만 바꿔도 제주는 더욱 신선해 질 것"이라고 일침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기념비 교체를 해야 한다면 주민들 의견을 먼저 물어야 한다"며 "아직까지 도에서는 계획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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