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8만원으로 원하는 집 구하기

(세계를 돌아다니는 디지털노마드가족) 은퇴 이민과 장기여행자에게 살기 좋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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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영(hyanggy81)등록 2015.04.16 11:15
우리 가족은 사람들이 살기 좋다는 곳을 찾아 장기간 거주하며 살아가고 있다. 네팔 포카라에서 지내면서 겨울에만 따뜻한 나라를 찾아 떠나시는 한국인 노부부와 1년여 동안 여행을 하고 있는 일본인 커플을 통해 다음 여정에 대해 힌트를 찾았다. 태국의 치앙마이는 사람들이 친절하고, 물가가 저렴하여 2인이 100만원 내외로 생활할 수 있고, 다양한 열대과일과 음식을 먹을 수 있기에 장기 체류하기에는 그곳만한 곳이 없다고 추천해주었다. 과연 치앙마이라는 곳에서는 어떠한 일들이 벌어질까?

새로운 시작, 실패와 좌절 끝에 오는 희망

치앙마이로 가기까지 험난한 여정이 또 시작되었다. 말이 안통하는 새로운 공간에서 무엇인가 하려면 한번에 되는 일이 없기에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 거 같다.

방콕에서 발품을 팔면 여행객도 은행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는 블로거의 정보를 믿고 무거운 짐과 아이를 동반하여 시내를 돌아다녔지만 하루종일 알아보아도 은행계좌를 개설해주는 곳은 없었다. 우리는 결국 계좌 만드는 것을 포기하고, 치앙마이로 가는 기차표를 사러 기차역에 갔는데 매진이어서 치앙마이로 못가는 상황이 되었다. 치앙마이에 숙소를 1주일 동안 예약한 상황이라 떠나지 않으면 손실이 컸다.

남편은 혹시 취소되는 표가 나올 수도 있으니 기다려보자고 했다. 나는 어느새 지쳐 잠든 아이를 안고 대기실에 앉아있는데 남편이 특실만 한 장의 표가 갑자기 나와 다른 사람이 사기 전에 재빨리 사왔다며 기뻐했다. 자신은 밤새 몰래 서서 14시간을 갈 거라고 했지만 이 표 한장으로 인해 생활비가 오버되고 나와 한비는 아늑한 곳에서 자고 남편은 불편하게 밤 샐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떠나기 10분전 일반석에 표를 취소하는 사람이 생겨 남편도 일반석 침대칸에서 자고 갈 수 있었다.

우여곡절 속에 도착한 치앙마이에서 스쿠터를 빌려 반타와이라는 수공예품 마을에 갔다. 수공예품을 전세계에 공유해볼 수 있을 거 같고, 시골마을이라서 평화롭게 생활할 수 있을 거 같아 이곳에 베이스캠프를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언어소통이 문제였다. 네팔에서는 아이들과도 영어로 짧게 대화를 할 수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영어로 알아보는데 한계가 있었다. 다행히 구글의 번역기를 통해 가까스로 소통이 되기는 했지만 모두들 현지인이 사는 집이 아닌 게스트하우스를 소개해주어 똑같은 곳을 두 번이나 방문하게 되었다.

아이와 함께 다니면서 집을 찾아 나서니 속도가 느리지만 현지인들에게 다가서는데 아이가 큰 역할을 했다. 사방팔방 수소문하며 찾아나서는 끝에 크레페를 파시는 아주머니께서 아이 데리고 알아보는데 고생한다며 주변에 빈집이 있는지 알아보시겠다고 했다. 다음 날 방문했을 때, 어머니 친구분의 집이 비어있다며 빈집을 소개해주셨다.

아들내외가 푸켓으로 일하러 가서 공간이 비어 월 6,000(약18만원)에 넓은 마당이 있는 주택을 2달 동안 지내도된다고 하였다. 집안에 가구들과 요리할 수 있는 도구들이 있어 생활하는데 문제가 없고 무엇보다 좋은 것은 세탁기가 있는 것이었다. 아이가 배변훈련을 하고 있어 특히나 빨래거리가 많아서 빨래가 하루 일과 중 하나였는데 빨래로부터 해방되었다.

우리가 머물 게 된 곳은 다섯 가족들이 각자의 집을 지어 근처에 사는 상황이라 서로 공유하고 사는 게 많았다. 덕분에 우리는 안쓰고 있다는 자전거 2대를 공짜로 얻게 되고, 필요하면 스쿠터도 무료로 탈 수 있었다. 또한 이틀 동안 성대한 환영회와 함께 1주일 동안 아침 저녁 식사를 태국식으로 하면서 태국 요리법을 전수받기도 했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인연을 중요시하는 불교의 영향 때문인지 외지인인 우리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발품을 팔더라도 현지인들이 사는 공간에 집을 얻어서 살게 되면 현지인을 깊이 있게 만날 수 있고, 삶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웃이 생겨 우리의 길을 더 풍요롭게 해주는 거 같다. 2달 동안 이곳에서의 새로운 삶이 어떨지 기대하며 노을진 논두렁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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