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회 나미콩쿠르 수상작품전, 마르셀로 피멘틀(대상), <줄의 끝에서> ⓒ 2015 남이섬세계책나라축제
이집트 벽화를 떠올리게 하는 그림 속 동물들이 어딘가를 향해 줄을 서있다. 태양이 내리쬐는 열대인 듯 공간을 가득 메운 빨간색이 강렬하다. 동물들의 호기심 어린 눈 너머에 자리해있는 하얀 구멍이 궁금해질 무렵, 감각적인 색감과 또렷하지만 정교한 선의 묘사에 시선이 머문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이라 한정 지을 수 없는 완성도다.
이 작품은 브라질 작가인 마르셀로 피멘틀의 <줄의 끝에서>라는 동화책의 일부분으로, 남이섬이 주최하는 국제 그림책 일러스트 공모전인 '나미콩쿠르'의 대상 수상작이다. 나미콩쿠르는 전 세계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창작의지를 독려하고, 그림책 전반에 대한 발전을 위해 2013년 기획됐다. 올해에는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온라인을 통해 응모를 받아 공모전 시작 2회 만에 총 71개국 1330명이 응모했다.
▲ 제2회 나미콩쿠르 수상작품전, 마야 하니슈(퍼플아일랜드상), <형형색색 동물들> ⓒ 2015 남이섬세계책나라축제
일러스트에 관심이 있다면 나들이 삼아 '나미콩쿠르 수상작품전'에 발걸음 해볼 것을 권한다. '남이섬 세계책나라축제'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 전시는, '인투 북스 아웃오브 북스(Into Books Out of Books)'를 주제로 입선 작가를 포함한 총 94명의 작품 141점을 선보인다. 수상작들은 작품 이외에도 그림과 입체 조형물, 영상 등의 여러 형태로 제작돼 다양한 책의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꾸며진다.
'책을 먹고 마시고, 책 속에서 뒹굴어라'라는 이색 슬로건 아래 새롭게 단장한 '운치원책놀이터'는 가족단위 나들이 코스로 추천한다. 흙으로 조성된 '운치원책놀이터'는 자유롭게 뛰어 놀다 옆에 놓인 그림책을 접하게 하는 체험형 공간으로 이번 축제에 맞춰 개장했다.
▲ 말레이시아 책마을 홍보관 ⓒ 2015 남이섬세계책나라축제
이계영 남이섬 부회장은 "책 속에서 뒹굴고 찢고 구겨도 좋다는 취지로 책으로 7~8m 탑을 쌓았다"며 "아이들의 감성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축제에서는 어린이책을 음악, 미술, 문학, 음식 등 각종 장르와 결합시킨 무려 100여개의 프로그램이 곳곳에 마련된다. '한국 어린이그림책 초대전' '세계일러스트레이터100인 초대전' 등 전시 20여개, '모여라 버스커-릴레이 숲 속 콘서트' '미래오페라단 공연' '대한민국 통기타 음악 50년 특별공연' 등 공연 50여회가 남이섬 전체를 무대로 이어진다. 구연동화, 페인팅과 공예 등 놀이 체험거리도 풍성하다.
▲ 체코 라덱 필라르즈와 함께 하는 동화나라, 일러스트 체험전 ⓒ 2015 남이섬세계책나라축제
말레이시아·이스라엘·중국·페루·오만·체코 주한 대사관과 공동기획한 문화관도 시선을 끈다. 각국의 전통 생활용품 및 어린이책 뿐 아니라 애니메이션도 볼 수 있다. 축제 기간 중에는 각 나라의 날도 정해 전통공연·음식·놀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편 남이섬은 어린이책 후원을 통해 볼로냐도서전, 프랑크푸르트도서전, 국제아동청소년협회(IBBY)등과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한편, 주한 대사관과의 친선 문화교류를 다각도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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