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부르는 내 이름, ‘Republic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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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란(hyeran7745)등록 2015.05.21 16:33
 2014년 평창(Pyeongchang)으로 가려던 케냐의 대니얼 서피트씨는 평양(Pyongyang)에 도착했다. 이는 국호를 제대로 알지 못한 탓에 발생했다. 국호를 인지하지 못해 생기는 문제가 단순히 서피트씨만의 이야기일까?

<South Korea가 Republic of Korea라고요?>
"박근혜 대통령이 Republic of Korea의 대통령이라고?" 홍콩에서 온 찰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왜 South korea가 아닌 republic of Korea의 대통령이라고 하는지 궁금해했다. 찰리는 자신과 친구들 모두 한국을 South Korea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학교에서 한국을 South korea만 배웠기 때문이다. 신문과 방송에서도 South Korea만 접했다. 물건을 사고팔 때도 South Korea라는 단어가 익숙하다. 어쩌다 마주친 Republic of korea는 찰리를 당혹시키기 충분했다. 

프랑스에서 온 교환학생 다이앤은 "republic of korea가 공식 국호라면 왜 잘 쓰지 않는 거죠?"라고 궁금해했다. 프랑스는 주변 친구들에게 자신의 나라를 소개할 때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The French Republic을 사용한다. 프랑스가 얻기 위해 노력했던 공화국의 가치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녀는 '왜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공식 국호와 일상 국호를 혼란스럽게 두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한국 정부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사이트에 South Korea와 함께 Republic of korea도 쓰길 바란다고 말했다.  

<왜 우리나라만 이런 불편함을 겪어야 하죠?>
"너, 북에서 왔니?" 16년 전 강한록씨가 영국에 도착해 가장 처음 들은 말이다. 입국심사 종이에 REPUBLIC OF KOREA가 쓰여 있는 것을 보고 담당자는 "NORTH?"라고 물었다. 그는 당황해서 "아니요. 남쪽에서 왔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빙산의 일각이었다.

그는 집에 편지를 보내려고 우체국을 찾았다. 정성 들여 주소에 KOREA를 쓰고 담당자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금발머리에 안경을 쓴 담당자는 "안돼요. 잠시만 기다리세요"라며 그를 말렸다. 그녀는 "대한민국으로 우편을 보낼 때는 반드시 Korea를 쓰고 괄호 안에 Seoul을 써야 해요"라고 충고했다. Korea를 북한으로 인식해 북으로 우편이 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Seoul을 쓰면 88올림픽 이후 높아진 인지도 덕분에 "아! South Korea구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도 우편을 보낼 땐 'South Korea(Seoul)'라고 적는다.

이런 일은 요즘도 마찬가지다. 그는 스위스로 출장을 갔다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출장 중 짬을 내어 번지점프를 하게 되었다. 거기서 만난 관리인은 "번지점프 자세가 훌륭한데? 어디서 왔니?"라고 물었다. 그는 순간적으로 Republic of Korea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관리인은 "Are you a Spy?"라고 말하며 총 쏘는 시늉을 했다. 그는 South Korea라고 말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그리고는 "아니, South Korea에서 왔어. 남한의 공식 명칭이 Republic of Korea야"라고 대답했다. 관리인은 멋쩍은 웃음만 남겼다. 

이제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Where did you come from?'이라는 질문에 'South Korea'라고 말한다. Korea라 대답할 수도 있지만 그러면 열에 아홉은 'South or North'라고 되묻기 때문이다.
물론 그도 국제행사를 진행할 때는 공식 국호를 사용한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혼란이 발생한다. 최근 인천아시안게임 조 추첨에서 북한은 'People's Republic of Korea'(조선 인민공화국, PRK)라고 불렸다. 원래의 공식 명칭인 Democratic Peopel's Republic of Korea가 아닌 새로운 명칭을 쓴 것이다. 이처럼 영문 국호 표기는 통일안이 없고, 의지에 따라 바뀐다. 혼란은 커져간다. 사람들은 우리를 무엇으로 불러야 할까? Republic of Korea일까? South Korea일까?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
 이는 단순히 강한록씨 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여행을 위해 해외 사이트를 예약을 할 때면 다른 나라의 사람보다 두 배의 시간이 걸린다. 유럽 내 항공 사이트, 숙박 사이트 등 각각의 국가들마다 한국을 나타내는 국가 명칭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사이트에서는 Republic of Korea R로, 어떤 사이트에서는 South Korea S로 돼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상의 많은 장학금과 펀드 신청을 할 때에도 공식 국호를 모를 것이라는 불안에, South Korea를 비롯한 추가 정보를 기재한다. 통일된 표기법이 없어서 혼란을 겪는 것이다.

체코는 당연하게 The Czech Republic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통일된 표기가 없는데도 이를 모르는 척한다. South Korea가 Republic of Korea인 것조차 모르는데 말이다. 국호는 그 나라의 얼굴이자 정체성이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만 이러한 불편함을 겪고 있을까?

덧붙이는 글 RSOK는 우리나라 영문국호 Republic of korea와 South korea 모두 OK라는 뜻이며, 영문 국호 병기를 위한 프로젝트 입니다. 시리즈 기사와 카드뉴스를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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