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씁쓸한 웃음을 짓게하는 웹툰 <외모지상주의>

검토 완료

배경진(jehovah511)등록 2015.06.18 18:26

맨 왼쪽부터 편덕화, 박지호, 박형석. 학교에서 괴롭힘 당하는 '루저' 취급을 받는 아이들. ⓒ 박태준작가


주인공 '박형석'은 보는 이로 하여금 혐오감 아니면 불쌍함을 일으키는 극단적인 외모를 가졌다. 게다가 지지리 가난하기까지 해, 그에게서는 한줄기 희망의 빛이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다. 매일 가는 학교에서는 인간의 탈을 쓴 것이 분명해보이는 일진 아이들의 인정사정없는 괴롭힘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이쯤 되면 이보다 더 최악일 수도 없다.
아무도 그와 친구가 되려하지 않고 그는 외로움과 가난, 그리고 가장 무서운 '못생기면 무시당해도 된다.' 라는 사람들의 잔인한 편견에 한순간도 아파보지 않은 적이 없다.

그런 그가 살아가는 이유는 단 하나, 모든 사람에게 무시 받는 아들일지라도 어머니 눈에는 하나 밖에 없는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아들이기에. 그런 아들 하나만을 바라보고 있는 어머니 때문에 차마 자살은 선택하지 않는다.

얼굴뿐 아니라 몸까지 확 달라진 주인공 박형석. 자신을 대하는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졌음에 놀란다. ⓒ 박태준작가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아주 우연히 아이돌 뺨을 치고도 남을 만큼 잘생긴 '박형석'의 몸을 갖게 된다.
자신의 몸이 두 개라는 사실을 믿어줄 사람이 없었기에 그는 낮에는 존잘(존나 잘생긴) 박형석으로, 밤에는 존못(존나 못생긴) 박형석으로 비밀스러운 이중생활을 시작한다. 

첫날, '외모'만 달라졌을 뿐인데 태어나서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부담스러운 관심과 사랑이 형석이에게 쏟아진다. 무심코 떫은 감을 먹었을 때보다 더 씁쓸했다. 만화라 더 과장된 것이 아니라 현실 또한 그러했기에.

특히나 한국 사회에서는 사람이라면 모름지기 예쁘고, 잘생겨야 할 것을 암묵적으로 강요받는다. 어쩌다가 우리나라는 쌍꺼풀 수술이 남자들이 '고래를 잡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자들에게 통과의례가 되어버렸을까

외모가 경쟁력이 되는 사회인만큼 중요성 또한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쁘고 잘생긴 사람에게 먼저 그리고 더 많은 관심이 가는 생물학적 본능을 부인할 수도 없다.
하지만 마른 몸을 갖기 위해 무리해서 굶다가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것처럼 겉모습에만 신경을 쓰다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중요한 것들을 놓치게 될 수 있다는 사실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발레리아 레비틴. 20대에는 모델을 할 만큼 아름다운 몸을 가졌었지만 거식증으로 인해 현재는 앙상한 뼈와 가죽만 남아있는 상태이다. ⓒ 더 선


조금 더 욕심을 부려보자면, 많은 사람들이 얼굴보다는 마음에 대해서, 사람의 진정한 본질인 성품과 가치에 대해 더 이야기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 시대의 외모지상주의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웹툰 <외모지상주의>가 미적인 기준으로 차별받는 것이 불합리하지만 그럼에도 '겉모습'은 중요하다고 끝까지 고집할 것인지, 아니면 '외모'보다 더 중요한 것을 깨닫게 해줄 것인지, 그 끝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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