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을 통해 본 아버지와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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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걸(chamgen)등록 2015.09.26 11:00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문명사적으로, 운명적으로 피할 수 없다.
<창세기>에서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죽여 제물로 바치는 이야기부터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랑 결혼한 오이디푸스. 최근 스크린을 뜨겁게 달구는 영화 <사도>와 김영삼,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이 아들 때문에 곤욕을 치룬 사건까지. 인류의 역사는 아버지와 아들의 보이지 않는 투쟁사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지난 해 6월 서울 교육감 선거에서 고승덕 후보의 딸이 아버지를 저격하는 동안 조희연 후보의 아들은 아버지를 살리는 일등 공신이 되기도 했다. 아들이라고 해서 모두 아버지와 운명적으로 척을 지는 것은 아니다.

최근 박원순 서울 시장에 대한 공격이 끊이지 않는다. 서울 시장과 교육감과 의회를 야당이 책임지고 이끌어 간 적이 없는 대한민국 현실에서 수도 서울의 정책과 교육을 이끄는 수장을 칼자루를 쥐고 있는 현실 권력이 가만히 두고 볼 리가 없다. 조희연 교육감에 대한 상식 밖의 검찰 기소에 이어 박원순 서울 시장에 대한 공격도 갈수록 도를 넘어 간다.

박원순 시장은 선거 국면에서부터 집중적인 견제를 받았다. 선거구 공지를 둘러싼 문제부터 디도스 공격에서 지난 선거에서의 과도한 농약급식 논쟁에서 메르스 사태를 거치면서 최근 아들의 병역 문제까지 없는 먼지라도 만들어 터는 척을 하면서 공격을 한다. 왜? 박원순 현 서울시장이 현재 야당의 유력한 대권 주자인 문재인, 안철수 등보다 실은 더 굳건한 지지율과 정책 수행능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2008년 대한민국에는 새로운 담론이 탄생했다. 바로 '소통'이다. 그전까지 사람들은 소통이란 단어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고 그만큼 절실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광우병 쇠고기 사태로 수백만의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을 때 이명박이 차벽으로 산성을 쌓고 대화를 거부하자 사람들은 소통의 절실함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해 한 신문사에서 한국의 교수 100인을 중보 보수 진보 골고루 선정하여 설문조사를 했다. 누가 한국사회에서 소통을 가장 잘하고 소통을 가장 잘 못하는가. 못하는 사람 1위는 두말 할 것 없이 압도적으로 이명박. 2위가 이념적으로 극단에 치우쳤다는 평가를 받는 강기갑과 조갑제. 그 다음이 독설의 대가인 진중권 전여옥 순이었다. 잘하는 사람 1위는? 물론 박원순 현 서울 시장이다. 당시에는 서울 시장도 아니고 시민운동가였다. 그가 나중에 안철수와 단일화 시너지를 이루어내면서 서울 시장에 당선되고 지난해 정몽준을 압도적으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지금 정치권은, 특히 야당은 사분오열에 지리멸렬이지만 박원순 시장의 행보는 호랑이의 눈으로 형세를 읽으면서 소처럼 느릿느릿 정책을 밀고나가는 호시우행 그 자체다.

박원순 시장의 아들의 병역 비리 문제를 걸고 넘어졌다가 의원직을 날린 강용석을 비롯 다시 그 문제를 끄집어내려는 엠비시나 보수 단체의 의도는 명확하다. 무책임한 문제제기를 하고 수구 언론을 실컷 욕을 보인 다음에 아니면 말고 식의 흠집내기로 그 동안 많은 재미를 보았기 때문이다. 의학적으로 재규명하거나 법적으로 진실을 가려내는 일은 전문가의 몫이라 여기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는다. 다만 그 동안 수많은 정의로운 사람들이 무책임한 여론몰이에 마녀재판식 고통을 당해서(박원순 서울 시장도 세기의 마녀 사냥 사건들을 다룬 '내 목은 매우 짧으니 조심해서 자르게'라는 책을 낸 바 있다) 피해를 입은 바 있기에 이번 만큼은 가벼이 여기지 마시고 반드시 민형사상의 법적 책임을 묻고 다시는 이땅에 정치적 악용을 위한 과도한 여론몰이가 사라지기를 바란다.
자식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한 사람으로서 오죽하면 페북에다 아들에게 보내는 가슴 아픈 사연을 올렸을까. 나 역시 두 아들을 둔 아버지의 한 사람으로서 그 용기와 아픔에 깊이 공감한다.

"아내가 울고 있습니다. (중략) 못난 아비를 위해 용기 있게 2012년 재검에 응해준 아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지난 한 번의 재검도 부당한 요구였지만 공인이기에 받아들여야 한다는 아들과 아내의 설득으로 수용했고 음해했던 사람들에게 두 번의 관용을 베풀었다. '서울시장 아들'로 살아갈 날보다 '박주신'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아들. '박원순 죽이기'를 넘어 가족을 겁박하고 신변을 위협하는 게 검증이냐. 명백하게 틀린 주장에 위축되거나 피하지 않겠다. 추석에도 먼 타국에서 아버지를 대신해 성경에 의지해 기도로 두려움과 불안을 견딜 아들 주신아, 많이 힘들지? 미안하구나"

구절구절마다 아버지의 정이 뚝뚝 묻어난다. 눈물 없이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박원순 시장이 한 인간으로서의 진실을 밝혀 법과 정의의 실현을 이루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앙티 오이디푸스 시대다. 조희연 교육감에 이어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를 아름답게 정립하는 새로운 모습으로 시민 앞에 우뚝 서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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