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는 역사의 퇴행이다

1945년의 분열과 2015년의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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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걸(chamgen)등록 2015.10.13 09:48
역사는 두 번 반복된다. 한 번은 비극으로, 또 한 번은 희극으로.
- 칼 맑스,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맑스의 말이다. 슬프게도 2015년 한국 사회에 슬픈 역사가 희극적으로 반복된다. 바로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로 인한 국론 분열이다.

2015년 시월, 대한민국은 한국사 교과서를 둘러싼 역사 전쟁이 한창이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교과서는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통성에 기반한 헌법을 무시하는 반민족적 폭거라는 반대여론이 높다. 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무리하게 국정교과서를 강행하면서 역사전쟁을 벌이려는 것일까? 국민적 저항을 무릎쓰고 박근혜 정부가 밀어붙이는 국정 교과서는 정치적 암수를 품고 있다. 좌익과 우익의 대립 유도, 이는 한국역사상 최대의 국론 분열이 일어났던 1945년을 연상케한다. 정녕코 역사는 두 번 반복하는 것인가? 70년전의 시월로 역사의 시계를 돌려보자.

2015 역사 교과서 분열은 1945년 해방정국의 신탁반탁 운동의 연장이다.

1945년 10월 이후 대한민국은 찬탁과 반탁의 격한 분열에 휩싸였다. 일제의 식민지였던 한국을 지속적으로 다스리려 했던 의도가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지만 미국과 소련의 의한 5년간 분할통치와 통치 후 독립이라는 신탁통치안은 좌우의 이념대립을 격화시키고 일제와 맞서 싸운 독립운동 진영을 급격히 갈라놓았다.

자세한 내막과 현실을 모르던 국민들은 우왕좌왕 하는 민족 지도자의 행보에 따라 바람처럼 쏠려다녔다. 박헌영, 김구, 여운형, 김원봉, 송진우 등 당시 독립 운동과 건국을 준비하던 대표들의 입장에 따라서 신탁과 찬탁으로 나뉘어 분열이 시작되었다. 급기야 백주에 테러가 발생하고 독립운동의 대의를 이루었던 민족 진영은 급속히 분열되었다. 고하, 백범,몽양 등 민족 지도자들이 속절없이 암살을 당했다. 이런 백주의 테러를 오늘 날 우리는 텔레비전을 통해서 보고 있다.

고영주의 발언으로 근거 없는 빨갱이 사냥과 백주 대낮의 백색 테러는 이미 시작되었다. 보수자유주의자 문재인을 공산주의자로 몰아붙이는 저들의 마녀사냥은 이미 극에 달했다. 유신의 추석을 되살리려는 국정교과서는 반공을 무기삼아 국론을 분열시키려는 박근혜 정권의 폭압이다.

임기 말로 치닫는 박근혜 정부가 노리는 결과는 명확하다. 친일파의 부활, 반공의 강화, 독재의 미화와 그로 인한 국론 분열과 정권 연장이다. 아버지 박정희가 시월유신으로 영구집권을 꿈꾸었던 것처럼 국민들의 의식을 마비시켜 독재정치를 정당화하고 국민들을 국가 권력에 예속시켜 노예로 만든 뒤에 자신들의 명령에 복종하는 국민을 기반삼아 정권의 재창출을 노리는 것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한국사 최대의 희극으로 남는다

친일파와 반공주의자들의 집요한 역사 왜곡은 이미 교학사 교과서를 통해 국민의 심판을 받은 바 있다. 정치와 국민을 자신들의 주머니칼 정도로 여기는 오만한 행태가 정부여당과 수구언론을 등에 업고 도를 넘어선다. 권력자가 버린 망국의 역사를 되살려낸 민족과 민중의 저력을 얼마나 우습게 아는 것인가! 시민불복종과 국민적 저항에 부딪쳐 역풍을 맞을 것이다.

천만 관객이 가슴 뜨겁게 친일파 처단을 감상한 영화 <암살>의 대사를 잊지 말자.

안옥윤: (반민특위에서 증인을 살해하고 당당하게 나온 친일파 염석진에게)
"왜 동지를 팔았나?"
염석진 : (당황하며, 뒷걸음질친다.) "몰랐으니까, 해방될 줄 몰랐으니까. 알면 그랬겠나!"
안옥윤 : (16년전 염석진에 의해 얼굴이 으깨어져 말을 못하는 동지의 수화를 따라)
"16년전 임무, 염석진이 밀정이면 죽여라. 지금 수행합니다."
(총을 꺼내 염석진을 쏘아 심판한다)

근대화와 산업화의 이름으로 친일 사대와 독재를 미화하는 정권과 그 주구들에게 묻는다.
일제를 뚫고 해방을 맞이했듯, 역사의 정의가 승리하고 민주주주의 날이 다시 돌아오는 날,

교과서 왜곡에 앞장선 이들은 무어라 변명을 할 것인가?
조국 독립과 평화통일을 위해 숨져간 영령 앞에서 무슨 말을 할 것인가?
자주와 평화의 시대를 열어갈 후손 앞에서 무슨 변명을 할 것인가?

해방이 될 줄 몰랐다고? 독재가 끝날 줄 몰랐다고 강변할 것인가?
자기 친 딸과 부인까지 죽이고 일본의 개가 된 강인국처럼 '다 집안을 위한 거였고,
민족을 위한 거였고, 무식한 조선놈들 먹여살리려고도 했다'고 떠들어댈 것인가?
그래서 독재의 주구가 되고 민족의 정기를 말살하는 일제의 부스러기를 주워먹었다고 변명을 할 것인가?

맑스를 빌려 다시 이야기하자. 대한민국 역사는 두 번 반복된다.
한 번은 분단의 비극으로 또 한 번은 민중과 겨레의 역사적인 심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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