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나디 'GGG' 골로프킨 생애 첫 PPV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다!

게나디 골로프킨 VS 데이비드 르뮤

검토 완료

소현수(kiyokuro)등록 2015.10.21 09:21
지난 10월 17일 오후 9시(한국시간 10월 18일 오전 8시)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미들급 몬스터, 현 WBC, WBA, IBO 미들급 챔피언 게나디 골로프킨의 첫 번째 PPV(Pay Per View) 경기가 열렸습니다. 상대는 잘난 외모에 더해 파죽지세의 연속 KO승을 이어가고 있는 유망주, IBF 미들급 챔피언 데이비드 르뮤였습니다.

현장 티켓은 완전 매진이었고 관중 20,548명의 관중이 메디슨 스퀘어 가든을 가득 메웠습니다. 미국이나 멕시코가 아닌 생소한 카자흐스탄의 복서가 미국 복싱의 메카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이만큼 관중을 모을 수 있다는 건 분명 흔한 일은 아닙니다.

시합이 벌어지기 한참 전부터 수많은 복싱팬들은 비슷한 예상을 했습니다. '르뮤가 골로프킨에게 도전하기엔 이르다.', '12라운드의 절반을 넘기지 못하고 링 바닥에 누울 것이다.'

뚜껑을 열어보았습니다. 반전은 없었습니다. 복싱팬들의 예상은 거의 그대로 적중했습니다. 르뮤는 내내 수세를 면치 못하다가 5라운드에 한차례 KO를 당하고, 8라운드에 심판이 경기를 중단했습니다.

물론 싱거운 일이라 생각할 수도 있으나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전장, 프로복싱의 세계에서 이렇게 매 경기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것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닐 겁니다.

아니 골로프킨은 언제나 높은 기대치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경기에는 기존의 골로프킨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공격력을 넘어서 완성형 복서라는 평가에 부합하는 모습을 확실히 각인시켜 주었습니다.

르뮤와의 경기를 복기해보자면 골로프킨의 강력한 잽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골로프킨의 공격력, 펀치력이야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만 이번 경기에선 특히 잽이 빛을 발했습니다. 사실상 르뮤전은 골로프킨의 잽이 끝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닙니다.

르뮤전에서 골로프킨의 잽은 거리를 재고 다음 공격을 가늠하는 용도를 넘어 스트레이트에 가까운 치명적인 무기로 작용했습니다. 골로프킨의 잽은 확실한 타이밍 정확한 타점에 가서 꽂히곤 했습니다. 이는 전 라운드에 걸쳐 이어지며 야금야금 르뮤에게 데미지를 주는 한편 공격거리를 효과적으로 확보했습니다.

르뮤전에서 더욱 놀라웠던 점은 사실 공격력보다 골로프킨의 수비력입니다. 골로프킨은 치명적인 결정타를 단 한 대도 허용하지 않았을 정도로 효과적인 수비를 펼쳤습니다. 더하여 매우 효율적이었습니다.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고 적시에 상대의 공격을 회피하고 막아냄으로써 체력소모를 최소화하는 한편 상대의 공격을 안정된 자세로 받아칠 수 있습니다.

경기 내내 르뮤는 강타자답게 꽤 위협적인 펀치를 여러 번 내질렀지만 골로프킨이 받은 데미지는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몇 번 골로프킨의 안면에 적중되기도 했지만 골로프킨은 아무렇지 않게 반격을 해냈습니다. 이는 지난 윌리 먼로 주니어와의 경기에서도 입증되었던 골로프킨의 강인한 맷집에 대한 반증입니다.  

복싱은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덜 맞고 많이 때리면 이기는 스포츠입니다. 그러나 공격력이 좋으면 수비력이 달리고 수비력이 좋으면 공격력이 약하고, 밸런스가 좋으면 맷집이 약한 선수가 있습니다. 모든 것을 갖추긴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이번 르뮤 전을 보며 게나디 골로프킨이라는 선수야말로 복싱에서 승리하기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춘 선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게나디 골로프킨 경기를 마치고 챔피언 벨트와 함께한 골로프킨 ⓒ 게나디 골로프킨 인스타그램


골로프킨은 미국 시장에서 슈퍼스타가 되기 위한 첫 발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딛었습니다. 골로프킨은 WBC, WBA, IBO, IBF 네 개 기구의 미들급 통합챔프가 되었습니다.

다음 상대는 11월 21일 열리는 미구엘 코토와 사울 알바레즈 전의 승자가 되리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슈퍼스타의 반열에 오른 그들인지라 매우 기대되는 경기로 복싱팬들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많은 팬들의 바람대로 이들 중 승자와 경기를 하게 되고 승리한다면 골로프킨은 그야말로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뒤를 잇는 복싱계의 새로운 슈퍼스타로 자리매김할 가망성이 높습니다.

또한 골로프킨이라는 열 번 싸워 아홉번 상대를 링 바닥에 눕히는(현재 KO율 91%) 걸출한 슈퍼스타의 탄생은 수비와 포인트 위주의 복싱판도를 완전히 바꾸어놓을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으리란 기대를 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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