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표 아버지. 친일파가 애국자인 진짜 이유

대한민국, 친일이 애국으로 둔갑하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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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걸(chamgen)등록 2015.10.26 20:10
10.26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이토 히로부미가 사망한 날이다. 이토는 일제 침략의 첨병이었고과 박정희는 친일의 대가로 한국경제를 일본에 종속시켰다. 역사적인 날을 하루 앞두고 국정 교과서를 둘러싼 논란이 가속되는 가운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연설을 접했다. 박근 혜 호위무사로 다시 등장했다거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마치 청와대 정무수석 같았다고 할만큼 다시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처럼 전위에 나서는 그가 자신의 가계(家系)를 둘러싼 친일 논쟁에 입장을 드러냈다.

요지는 간단했다. 본인의 부친 김용주는 친일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나도 그 말에 공감한다. 그것도 아주 격하게. 왜? 친일은 조선인이 하는 것인데 그의 부친 김용주, 가네다 류슈는 이미 뼛속까지 일본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김무성 대표가 자기 아버지는 친일을 안했다고 강조하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 않는가. 오히려 그가 한 행위는 애국이라 부를 만하다. 자기가 새로 선택한 나라 일본과 천황을 위해 온몸으로 충성을 바쳤으니 말이다. 독립을 위해 몸바친 이들은 해방 전이나 해방 후나 할 것 없이 모두 형장의 이슬처럼 사라지거나, 살아서도 고초를 겪고 있다. 해방 당시 서대문 형무소에서 만세를 불렀던 이들이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없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박정희, 김용주 같은 친일파는 애국자로 변신하고 진짜 독립을 위해 싸우던 이들은 분단 체제 아래서 희생되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김무선 대표의 발언은 이 땅에서 애국을 자처하는 많은 이들이 왜 친일의 후예인가를 깨우친다. 친일파들이 반공을 내세우면서 자신들의 행적을 애국으로 둔갑시킨 사례는 한둘이 아니지만, 김무성 대표의 아버지 친일 부정 발언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위해 자신의 아버지를 부정하거나 아니면 온국민을 기만하려는 위장술에 불과하다.

김무성 대표의 발언을 접하고 가장 먼저 떠오른 영화는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였다.

영화 <뫼비우스> 줄거리는 이렇다. 남편의 외도에 증오심에 찬 아내는 남편에 대한 복수로 아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고(성기를 자르고) 집을 나간다. 남편은 자신 때문에 불행해진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하지만 결코 회복할 수 없음을 알게 되고 모든 원인이 된 자신의 성기를 절단하고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이 지독한 남근성) 그 결과 잠시 어느 정도 상처가 회복되지만 완벽하지 못하고 아들과 슬프게 살아가는데 어느 날 집을 나갔던 아내가 돌아오면서 가족은 더 무서운 파멸로 향해 간다.

김기덕 감독의 제작 의도는 '가족, 욕망, 성의 근본을 묻는 것'이다. 가족, 욕망, 성기는 애초에 하나다. 내가 아버지고, 어머니가 나고, 어머니가 아버지다. 애초 인간은 욕망으로 태어나고 욕망으로 나를 복제한다 그렇게 우린 뫼비우스 띠처럼 하나로 연결된 것이고 결국 내가 나를 질투하고 증오하며 사랑한다.' 구글로 검색해서 찾은 영화에 대한 해설을 정리한 것이다.

일제와 하나된 아버지의 욕망이 김무성 대표의 욕망으로 복제되고 욕망이 욕망을 복제하는 과정에서 친일은 반공으로 반공은 다시 애국으로 뫼비우스의 띠처럼 자기 복제를 거듭한다.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다를까? 아마 김기덕 감독이 국정교과서를 주제로 뫼비우스 영화를 다시 만든다면 친일과 반공과 애국이 서로 어떻게 하나의 욕망의 삼위일체인가를 선명하게 드러내 보일 것이다.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발굴한 김용주, 아니 가네다 류슈(金田龍周)의 친일 행적은 상상을 초월한다. 일제에 충성을 바치기 위해 몸부림치는 그의 내면이 보여주는 자발성, 지속성, 실제 영향력, 반복성 등은 지방 토호이기 때문에 중앙에 뒤지지 않으려는 끈질긴 충성 욕망의 화신처럼 여겨질 정도다. 오죽하면 일제에 바치는 비행기 모금 광고에 단체 이름 뒤에 기필코 자기의 실명을 넣으려고 했을까 싶다. 

아, 김무성 대표는 본인의 아버지가 <친일인명사전>에 실리지 않은 것을 강조했던데, 그는 몰랐던가? <친일인명사전>에 실리려면 국회의원이나 장관급 정도는 되어야 격이 맞아야 하는데, 본인의 부친 가네다씨는 껏 도회의원(도의원)에다 지방 토호에 불과했기 때문에 급이 낮아 실리지도 못했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우리 시대의 올드 보이를 대표하는 그분에게 봉준호가 <올드 보이>의 주인공 오대수에게 던져진 유명한 화두를 선물하자.

"모래알이나 바윗돌이나 가라앉기는 마찬가지다!"
- 올드 보이 중에서

명칭이야 '친일'이든 '애국'이든 일본을 위해 돈을 갖다 바쳤으면 그 둘이 무엇이 다르랴! 친일파가 아니라 애국자라고? 그렇다.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는 바로 친일파가 애국자다. 왜  애국자(내선일체에 의해 이미 자기 정체성을 일본과 하나로 여겨 일본을 사랑하는 자)나 친일파(완전히 일본에 속하지 못하기에 어설프게 일본인 앞잡이나 하는 사람)나 조선이라는 나라를 팔아먹기는 마찬가지니까. 그러니까 김무성 대표는 애국을 한 자기 아버지의 나라가 어디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수십 억에 이르는 돈으로 일제에 군용기를 사서 바치고 황국신민이 되기 위해 청년들을 죽음의 전쟁터로 나아가도록 독려한 그 아버지가 사랑한 나라가 진정, 일본인지 조선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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