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세금으로 마당 있는 집에서 살기

노후 주택 리모델링

검토 완료

강미현(cocoon1981)등록 2015.12.28 08:41
수도권이 아닌 지방도시에는 아파트 전세금으로 단독주택 매매가 가능한 곳이 제법 있다.
물론 그림 같은 집은 아니다.
20~30년은 부쩍 넘는 노후화된 집일 확률이 크다.
그럼에도 요즘 대세인 마당 있는 집을 가질 수 있는 기회이자 도전이 될 수 있다.
특히 아이가 어리다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집 안팎은 그야말로 매력적이다.
여러 이유로 단독주택에서의 삶을 결정했다면 우리의 집을 찾아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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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할 일은 교차로, 벼룩시장 등 생활정보지를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다.
정보지를 보면 현재 거래되는 부동산 시세를 가름할 수 있다.
목표 금액을 미리 설정하고 정보지를 뒤져보자.
생각보다 제법 저렴한 주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또 그 집들을 관찰해보면 싼 집은 싼 이유가 있다는 것도 쉽게 알 수 있다.
그렇게 살고 싶은 위치의 대략적인 주택 매매가를 알았다면 발로 뛸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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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지에 등재된 몇 집을 찾아다니면 자연스럽게 공인중개사와 안면이 생기고,
적극적으로 우리가 살 집을 알아봐 주는 단계가 된다.
또 살고 싶은 곳 근처의 경로당, 동네 슈퍼마켓, 통장님 댁 등을 방문하면
정보지에 나오지 않은 숨은 물건들을 발견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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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예비 우리 집을 찾았다면 정확한 주소를 확보하여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는다.
'토지 이용 계획 확인원', '건축물 관리대장', '토지대장', 건물 및 토지 등기가 바로 그것이다.
'정부민원포털 민원24'와 '인터넷 등기소' 같은 인터넷 웹 사이트에서
필요한 서류의 발급이 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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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이용 계획 확인원에는 해당 땅을 규제하는 법적 내용이 나타난다.
또 삼각스케일을 이용해 부지의 크기와 접하고 있는 도로의 폭을 측정할 수 있다.
도면은 위쪽이 북쪽방향이니 집의 방위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도면상에 도로가 접해 있는지를 확인한다.
보통 집에 가보면 도로가 접해있어 서류 확인까지 안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 부지에 지목상 도로가 접해있지 않으면
집을 지을 수 없는 경우가 많으니 꼭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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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 관리 대장은 기존 건축물의 규모, 면적, 구조 등이 기록된 문서이다.
최초 사용승인일이 명기되어 있어 건물의 나이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즉 노후화 정도까지 유추가 가능하다.
간혹 건물 등기가 있다며 건축물 관리대장을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건축물 관리대장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추인 절차를 통해 양성화를 시키는데 불법 건축물이 없어야 가능하다.
대부분 오래된 집들은 가재기라 불리는 달아낸 공간이 있고,
우리 집이나 옆집이 서로간의 땅에 침범한 경우가 많다.
즉 양성화가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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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대장은 지목, 면적, 소유권 변동, 소유자, 토지의 공시지가 등이 표시된다.
그리고 등기는 권리 관계를 나타낸 문서이다.
건물과 토지의 소유자가 다른 경우가 있을 수 있으니 둘 다 확인한다.
가압류, 근저당, 지상권 등 억류 항목 설정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며,
지상권의 경우 건축 인허가 시 지상권자의 사용 승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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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서류들의 내용을 보면 건축주가 단독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등기의 권리관계에 대해서는 공인중개사,
그 외 부분은 건축사사무소에 가서 상담 받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렇게 서류의 확인이 되었다면
네이버, 다음, 구글 등 검색엔진의 로드뷰를 통해 건물을 미리 가보자.
검색엔진마다 사진을 촬영하는 연월일이 달라 집 입면의 변화를 체크할 수 있다.
다양한 검색엔진을 찾아보며 집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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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수고를 통해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했다면,
이제 실제로 현장에 가서 눈으로 확인하자.
집을 살펴보면서 1차적으로 결정할 것이 있다.
도배, 장판, 창호 정도만 바꿀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벽체 일부를 철거하거나 확장을 하는 등 구조를 변경할 것인지다.

만약 구조변경을 수반한다면 매매하기 전에 건축사사무소에 상담을 요청할 수 있다.
보통의 노후화된 단독주택은 벽체 자체가 구조적인 힘을 받는 조적조(벽돌, 블록)일 확률이 높다. 이에 벽체를 철거하고 구조보강을 하면 공사비가 배보다 배꼽이 클 경우가 있다.
또 집의 안전 상태 등 여러 가지 현황에 대해 전문적인 조언을 받아보고 집을 매입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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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집을 구입했다면 등기이전을 완료하고 건축사사무소와 설계를 진행한다.
노후화된 집을 고치려면 객관적인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무엇보다 우리 가족이 어떤 미래를 꿈꾸고, 어떤 삶을 살 것인지 공간을 설계해야 한다.

이때 많은 건축주들이 집 고칠 시공비도 부족한데 설계를 한다는 것을 사치로 여긴다.
하지만 결론을 이야기하면 설계를 꼼꼼하게 하는 것이 건축주 자신을 위한 일이다.
시공자와 건축주 사이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분쟁의 원인이 "내 맘 같지 않다"는 것이다.
집에 대해 대화도 잘 통하고 믿을 사람같이 보였는데 일을 진행할수록 내 마음 같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 내 자신도 모르는 내 마음을 시공자가 알 수가 없다. 우리 가족이 살고 싶은 집을 실체로 만들어 놓는 것이 설계도서이며, 시공자는 설계를 근거로 계약을 하고 시공을 하는 사람이다.

도배, 장판을 교체하는 수준이면 건축주 감각대로 시공자를 선정해도 시행착오가 크지 않다.
하지만 그 이상을 넘어가는 경우에는 건축주 자신이 조정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다.
또한 구조 변경을 하면서 보강에 대한 판단, 대수선, 때론 증축 등 인허가도 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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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일은 예산에 맞춘 계획이다.
이 집에서는 가족이 원하는 모든 것이 다 가능하다.
다락방도 넣을 수 있고, 감각적인 거실과 욕실 등 모든 것을 꿈꿀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예산의 한도 내에서 계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우선순위를 정해가며 마음을 비우는 일이 함께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설계자에게 예산에 맞는 설계와 시공자와의 계약에 대한 검토를 요구하는 것이 좋다.
설계가 진행되는 중간에 믿을 만한 시공자를 선정해서 실시설계와 시공간의 간극을 줄이는 것도 합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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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인생과도 같다.
모든 것이 사람에서 시작하고 사람에서 끝난다.
설계자와 시공자들이 '우리 집 만들기'에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건축주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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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글로 보면 간단한 이야기가 현실에서는 참 어렵다.
실제 건축 현장에 있다 보면 이 집이라는 것 때문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건축주들은 처음 접하는 집 만들기라 용어들도 어렵고, 큰 돈이 들어간다.
어떤 설계자 혹은 시공자가 좋은 사람인지도 모르겠고, 건축 관행이라는 것도 일반 상식하고는 다르다.
그럼에도 선택에 대한 책임은 건축지식이 전무한 건축주가 지게 되어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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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건축주에게는 어려운 도전인데도 불구하고 아파트의 삶에서 나와 마당 있는 주택에서의 삶을 권하고 싶다. 어렵고 힘겨운 도전이지만 가족들을 위한 기회의 또 다른 이름일 것이라 믿는다.
/ 강미현 건축사(건축사사무소 예감 대표)
덧붙이는 글 새전북 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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