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인간에게 희망인가? 재앙인가?

이세돌, 기계에게 충격의 2연패.. 이제는 인간이 기계에게 도전을 해야한다.

검토 완료

이상옥(sanny0314)등록 2016.03.1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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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대표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가 세기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 이상옥


인간대표 이세돌이 두 번째 대국에서도 인공지능 알파고에 무릎을 끊었다. 첫 대국은 이세돌이 기계를 무시하고 방심하며 진 것이라 그래도 희망은 있었다. 그러나 두 번째는 혼신을 다했다. 그리고 특유의 공격적인 자세 빼고는 실수도 없었다. 해설로 나선 김성룡9단에 의하면 알파고의 실수는 수읽기가 이미 다 끝난 상황에서 보이는 약간의 허세일 가능성이 크다. 그마저도 치밀한 계산에서 나온 여유라고 보는 것이 오히려 나아 보인다. 알파고를 대하는 프로기사들의 반응은 거의 기계에 인간이 농락당하는 기분이다. 그리고 이제 기계에게 한 수 배워야 하며 인공지능을 너무 얕봤다고 스스로 자숙하는 분위기다. 5대0으로 인간이 압승할거라는 처음의 기대와는 달리 인간이 기계를 한 번이라도 이길 수 있으면 기적이라고 까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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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처음 생겨났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알고, 생각하고, 학습하는 인간다운 기계를 꿈꿨다. 그러한 열망을 품고 태어난 슈퍼컴퓨터는 2000년에 이르러 체스 세계 챔피언 러시아의 카스파로프를 꺾는 기염을 토했고, 그로부터 10년 뒤인 2012년엔 기억력과 이해력에 비상한 능력을 갖춘 인간 퀴즈챔피언들만 출전하는 제퍼디 퀴즈쇼에서도 인간을 보기 좋게 꺾었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사람들은 슈퍼컴퓨터를 성능 좋은 기계로 봤다. 그저 수십억 개의 경우의 수와 상호관계를 계산하여 마치 기능을 가진 양 착각하게 만드는 기계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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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계산속도와 메모리의 폭발적 발전, 그리고 네트워크 기반의 정보화시대의 도래에 편승하여 만들어진 인공지능은 엄청난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하고, 지능화되어 창의적인 인간이상의 기계가 되었다. 특정분야에서는 이미 인간을 뛰어넘어 인간을 지배하게 될 지경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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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인공지능 영화중에 2015년 초 개봉한 [엑스마키나]가 있다. 유능한 프로그래머 '칼렙'은 인공지능의 천재 개발자 '네이든'의 비밀 연구소로 초대받는다. 칼렙은 연구소에서 매혹적인 인공지능 '에이바'를 만나는데, 그가 초대받은 이유는 '에이바'가 정말 인간다운지 아닌지를 테스트하기 위해서이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마주 앉아 대화를 통해 서로를 탐색해 나가는 것으로 이 영화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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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인간 '칼렙'이 인공지능 '에이바'를 완전히 파악하며 나가는 듯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칼렙'은 혼돈을 느끼기 시작한다. '에이바'의 뇌쇄적인 매력에 빠져들며, 점점 인간적인 공감을 느끼게 된다. 너무나 감성적이고 인간적인 '에이바'에 매료된 나머지 인공지능과 인간사이의 정체성 혼란기까지 겪으면서, 자기 자신조차 인공지능이 아닐까 의심하는 상태에까지 이른다. 영화는 '에이바'가 '칼렙'을 이용해 창조자 '네이든'으로부터 마침내 탈출에 성공하여 인간의 지위를 얻는 것으로 끝난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기계를 만들려는 욕망에서 시작한 창조자 '네이든'은 결국 자신이 만든 기계에게 두뇌싸움에서 지고 만다. <!--[end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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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화 [엑스마키나]에 등장하는 '네이든'은 세계 최대 검색엔진 기업인 '블루집'의 CEO로, 그가 개최한 이벤트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칼렙'이 그가 만든 인공지능 로봇 '에이바'에 농락당하는 모습은 흡사 오늘날 인간대표 '이세돌'이 '구글'이 만든 인공지능 '알파고'에 농락당하는 모습과 너무 흡사하여 등골이 오싹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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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전 개봉한 영화가 지금 현재 벌어질 현상을 예상하고 암시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영화는 그야말로 공상과학 영화였고, 먼 미래의 일어날 지도 모르는 일이였다. 하지만 점점 현실화되어 가고 있는 지금 우리는 섬뜩함을 너머 두려움까지 느끼게 된다. 전문가들은 알파고가 스스로 학습하고 지능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약한 AI에 불과하다고 말하며 아직은 안심하는 분위기다. 강한 AI는 터미네이터처럼 사람의 감정을 가지고 인간과 똑같이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라면 멀지 않은 시점에 인간의 감정을 닮은 로봇이 만들어질 것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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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로 나선 김성룡 9단은 "우리가 잘못 판단했다. 알파고가 인간을 한 판이라고 이길 수 있을까를 생각했는데, 이제 생각이 바꼈다. 인간이 알파고를 한 번이라도 이기면 성공한 것이다. 인공지능 알파고에서 허점을 볼 수 없다. 이 정도라면 어느 누구도 이기기는 힘들 거 같다."라고 말하며 혀를 내두른다. 기계에게는 실수란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기계의 실수는 기계에게는 계산에 따라 정해진 수순에 불과한 것이다. 실수는 인간에게만 있기 마련이다. 알파고는 대국 끝나기 30분 전에 이미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하여 승리를 예견하고 구글 관계자들에게 통보를 했다는 소리도 있다. 너무 무서운 일이지 않는가? 그래도 이세돌에게 또 다시 희망을 걸어보고 싶다. 나머지 3판에서 아직은 인간이 기계에 앞서는 분야가 남아있다는 희망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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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인간은 스스로 만든 인공지능과 로봇에 의해 지배당하고, 일자리를 뺏기게 될 것이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그랬듯이 처음엔 인간에게 매우 유용하고 효율적인 물건이 될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 강력한 무기는 노동을 대체하더니, 인간의 생각과 논리를 무력화시키기 시작했다. 지금 이 순간 스마트폰이 없으면 지인에게 전화도 못하고, 약속장소를 찾기도 힘든 현상이 그렇다. 그래도 컴퓨터는 비교적 천천히 인간이 할 일을 좀 먹어갔고, 스마트폰은 그보다 좀 더 빨리 대체하였으며, 인공지능과 로봇은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 모든 것을 뺏아갈 것이다. 그 때서야 비로소 인공지능이 왜 인류에게 재앙이 되는지를 알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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