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인상' 수상 취지 빗나가....수상 상금 놓고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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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모(lgmo)등록 2016.04.15 11:00

장모군이 구출 된 후 화재 장면 ⓒ 사진=광주광산소방서 제공


지난달 25일 오후 6시14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 H아파트 401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인근 주민들은 서둘러 대피했지만 집에 혼자 있던 장모(8)군은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불과 연기를 피해 앞 쪽 베란다로 대피했다.

아래층 301호에 사는 이재덕(34)씨는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베란다 문을 열고 나와 보니 화재로 장 군이 한 쪽에 대피해 울면서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
이씨는 곧바로 401호로 가 문을 열려고 했지만 열리지 않아 다시 집 베란다 쪽 난간에 올라가 장 군을 구출하려고 했다. 하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그런데 그 때 마치 최진성(27)·김만석(37)씨가 나타났다.

처음에는 최씨와 김씨도 401호로 갔지만 문이 열리지 않아 내려오던 중에 301호 문이 열려 있어 들어갔고, 베란다 난간 위에서 구조에 어려움을 격고 있는 이 씨를 발견하고 함께 난간에 올라갔다. 장 군은 세 명이 난간에 서서 난간을 넘어오라고 하자, 난간을 넘어와 세 사람이 장 군을 받아 구출한 것이다.
현재 장군은 화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며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비슷한 시간 베란다 앞 쪽 도로에서 화재현장을 목격한 한재식(38)씨는 장 군을 불길이 치솟는 반대 편 쪽으로 대피하라고 하고 401홀로 달려가 장효상(18)·백혁준(19)씨 402호 임원택(50)씨와 함께 망치까지 동원해 아파트 현관문을 열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현관문을 열려고 하는 과정에서 틈새로 나온 연기를 마신 장씨와 백씨는 급히 응급실로 호흡기 치료를 받으러 갔고, 내부에서 폭발음이 들리며 현관 밖으로 나오는 연기를 피해 나머지 두 사람도 대피를 했다.
화재로 아파트 내부는 전소됐지만 주민들이 의기투합해서 어린이를 구했다는 뿌듯함으로 서로를 격려하며 좋아했다.

화재로 전소 된 아파트 내부 ⓒ 이경모


그런데 문제는 LG복지재단(대표 구본무)에서'이재덕(34)씨에게 'LG의인상'과 함께 상금으로 5000만원 김만석(38)씨와 최진성(28)씨에게도 격려금 1000만원이 전달되면서다.

'LG의인상'은 구본무(具本茂) LG그룹 회장이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취지'에서 재정 돤 상이다.
화재현장에서 장 군을 구조하려고 노력한 몇몇 사람들에게 격려금이 전혀 지급되지 않으면서 인간적이고 본능적인 순수한 마음으로 장 군 구조에 나섰던 취지와 상관없이 갈등이 시작되었다.
"주민 서로가 합심해서 좋은 일을 했으니까 상금이나 격려금을 받지 못한 분들에게 소액이라도 나눠주고 H아파트에 일정부분 상금을 기부하여 공동체 의식을 느끼게 했으면 합니다.그리고 LG복지재단도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여 형평성에 맞는 상금을 수여했으면 합니다."
장 군을 한 쪽으로 대피시키고 화재현장으로 달려간 한재식(38)씨 말이다.

한편 격려금을 받은 김만석(38)씨와 최진성(28)씨는 화재로 치료를 받고 있는 장 군 어머니께 일부금액을 전달했고 이재덕(34)씨도 그럴 생각이라고 한다.

2015년에 재정된 'LG의인상'수여는 교통사고를 당한 여성을 구하려다 신호 위반 차량에 치여 숨진 고(故) 정연승(당시35) 특전사 상사, 장애 청소년을 구하다 순직한 故 이기태 경감, 지난해 12월 서해대교 화재로 순직한 故 이병곤 소방령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이번 화재사건이 알려지면서 광주광역시 광산구 민형배 구청장은 이재덕(34) 김만석(37)·최진성(27)·백혁준(19)·장효상(18)·한재식(38)·임원택(50)씨 7명에게 '아름다운 사람(人)상'을 4월 1일 수여했으며
윤장현 광주광역시장도 이재덕(34)·김만석(37)·최진성(27) 씨에게 4월 5일 시장 표창을 수여했다.

덧붙이는 글 월간잡지 첨단정보라인 5월호에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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