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공유경제다

빌려 쓰고 나눠 쓰는 공유경제의 모범사례 - 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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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민(senti79)등록 2016.06.03 14:55
공유경제.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지만 정작 실생활에서는 크게 와 닿지 않는 단어이기도 하다. 수도권을 벗어난 지방이라면 더더욱.

과연 공유경제는 어디까지 와있을까. 내 것으로 소유하지 않고 남의 것을 빌려 쓴다는 개념은 아직까지 생소하기만 하다. 또 렌탈서비스와 공유경제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그저 말만 그럴듯하게 바꾸어 쓴 것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차에 마침 필자에게도 공유경제를 체험해 볼 기회가 생겼다.

간만의 가족주말나들이에 근사한 사진을 찍고 싶은데 마땅한 카메라가 없었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장족의 발전을 했다지만 도저히 dslr 카메라를 따라갈 수 없는 영역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아웃포커싱. 피사체는 또렷하게 나머지 배경은 흐릿하게 날려주는 사진을 아직까지 스마트폰은 만들어내지 못한다.

아웃포커싱 사진의 예 아웃포커싱 사진의 예 ⓒ public domain


필자가 사진을 자주 찍는 것도 아니고 덩치가 꽤나 나가는 고가의 dslr 은 이미 중고매물로 처분해 버린 지 오래전이었다. dslr 카메라라면 빌려 쓰기에 적절한 물품이라는 생각에 포털사이트에 검색을 해보았고 마침 대전에도 카메라를 빌려 쓸 수 있는 곳이 있었다.

그 중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빌려줘'라는 공유경제기업. dslr 카메라 뿐 아니라 드론, 4k 촬영장비에서 노트북, 워크스테이션, 빔프로젝터같은 사무기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품을 서비스하고 있었다.

빌려줘 대전 카메라, 사무기기 공유경제기업 빌려줘 ⓒ 조영민


'빌려줘' 사무실에 방문하여 알게 된 것은 이 기업이 흔히 사람들이 머릿속에 떠올리는 렌탈 서비스 업체와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었다. '빌려줘'는 '이루다'라는 영상프로덕션과 사무실을 같이 쓰고 있었다. 

오로지 임대 수입을 올리기 위해 장비를 구입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반적인 렌탈 서비스 업체와는 달리 이 기업은 영상프로덕션 '이루다'에서 자주 사용하지 않는 유휴 장비를 공유경제기업 '빌려줘'를 통해 나눠 쓰는 형태의 협력적 소비를 이루어내고 있었다.

협력적 소비(collaborative consumption)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기술과 자산을 다른 사람과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것

'빌려줘' 직원의 말에 따르면 영상프로덕션에서 구비해놓은 고가의 촬영장비들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사용빈도가 그리 높지 않아 사무실 자리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공유경제의 개념을 도입한 '빌려줘'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부가 수익원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공유경제의 표본이 아닐까. 빌려주는 업체도 빌리는 필자도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했고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소비와 자원의 낭비가 발생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이렇듯 필자가 체험해 본 공유경제 서비스는 분명 이전에 알고 있던 렌탈 서비스와 달랐다. 안 쓰는 물건을 나눠 쓰고 빌려 쓴다는 공유경제의 진가를 제대로 맛보았다고나 할까. 멀게만 느껴지던 공유경제는 어느덧 주변에 성큼 다가와 있었다.

공유경제의 개념을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남는 자원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나눠 쓰고 빌려 쓰자는 것. 바로 여기서부터 공유경제는 시작된다. 거창하게 '소유의 종말'을 외치지 않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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