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연극 '기억의 체온'이 열린 국립극장 별오름 극장에 동작구와 관악구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오랜만에 공연장을 찾은 주민들은 설레임 가득한 얼굴로 연극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예술을 통한 나눔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온 문화예술협동조합 아트컴퍼니 길이 2016년 첫 극장 공연을 열며 이번에도 역시 일부 객석을 지역사회 문화소외계층에게 우선 제공했기 때문이다. 아트컴퍼니 길은 지역 내 주민 뿐 아니라 작년에 이어 소방관 가족들을 초대하기도 하였으며 단체가 활동하는 노량진 지역의 청년들에게 선착순 객석 나눔을 실시하기도 했다.
▲ 연극 <기억의 체온> 2016년 5월 국립극장 별오름 연극 <기억의 체온> 한 장면으로 배우들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 김선옥
문화예술협동조합 아트컴퍼니 길이 동작구에서 자리를 잡고 활동해 온 지 횟수로 9년. 전국을 대상으로 공연 활동을 이어 오던 중 단체가 지역 안에서의 문화 나눔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것은 2년 전부터다. 동작구 내에 주민들이 쉽게 즐길 만한 마땅한 문화 공간이나 콘텐츠가 부재한 것을 깨닫고 문화예술단체로서 지역주민들을 위한 적극적인 문화 나눔을 실시하게 되었다. 2014년 지역의 작은 카페로 찾아가는 공연을, 2015년에는 서울문화재단과 함께 동네 골목길에서 주민이 참여하는 낭독공연을 열었고 동작구 내 복지관, 도서관, 아파트 등을 직접 찾아가는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시간을 통해 주민들을 직접 만나며 주민들의 얼마나 예술 향유의 기회를 갈망하는 지 더욱 느끼게 되었다.
▲ 2015년 <낭독이 있는 골목길> 골목길에서 열린 낭독공연에 주민들이 함께 대본을 보며 연극을 관람하고 있다. ⓒ 김선옥
2016년 첫 극장 공연 연극 <기억의 체온>을 기획하면서 아트컴퍼니 길은 이전보다 더 많은 주민들의 문화 향유를 위해 관악Sh센터와 연계하여 동작구와 관악구 내 임대아파트 주민들에게 우선적으로 초대했다. 또한 단체가 입주해있는 무중력지대 대방동과 연계하여 노량진 일대의 청년들에게 공연 관람의 기회를 주기로 하고 입시와 취업준비로 마음의 여유가 없을 청년들을 위해 선착순 무료 초대 이벤트를 열었다.
▲ 연극 <기억의 체온> 단체 사진 공연이 끝나고 배우와 스텝들의 단체사진 ⓒ 김선옥
연극 <기억의 체온>은 마에카와 도모히로의 작품으로 사물이든 사람이든 그것을 바라보는 주체의 주관성에 의해 본질이 결정되며 그것은 실제와는 다르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무겁고도 흥미로운 주제를 위트있게 풀어 낸 연극으로 공연장을 찾은 많은 주민들과 청년들은 2시간의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극에 집중하며 진지한 자세로 관람에 임했다.
아트컴퍼니 길은 예술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되고 쉽게 소비될 수 있기를 바란다. 특히 문화 향유의 기회가 적은 사람들에게 더욱 많은 향유의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아트컴퍼니 길은 오늘도 어떤 이야기거리로 사람들을 만나야 할 지 골똘한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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