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고(Go)'가 팝콘 브레인 불러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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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예(moonye23)등록 2016.07.20 14:03
"속초에서 포켓몬 잡았어요."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고(GO)' 열풍이 거세다. 포켓몬 고는 구글지도에 표시된 위치로 가서 스마트폰 화면에 뜨는 가상의 포켓몬스터 캐릭터를 포획하는 게임이다.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게임이지만 속초ㆍ고성ㆍ양양 등 일부 지역에서 실행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자 한때 속초행 버스 티켓이 매진되기도 했다.

최근 포켓몬 고의 유행과 함께 전 세계 곳곳에선 안전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운전을 하며 게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내는가 하면 심지어는 포켓몬을 잡으러 강가에 갔다가 물에 빠져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중독정신과 김장래 전문의는 "포켓몬 고의 유행과 함께 문제가 되고 있는 사생활 침해나 안전사고의 문제는 중독의 가장 초기 증상에 해당한다"며 "오랜기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타인의 감정이나 현실에 둔감해지는 팝콘브레인(popcorn brain) 현상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팝콘 브레인 현상은 팝콘이 튀어 오르는 것처럼 강한 자극에만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고 작은 자극에는 둔감하도록 뇌의 구조가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저작극적인 일상을 무미건조하게 느끼거나 타인의 감정에 무감각해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증강현실의 사실성이 게임에 더 깊게 몰입하게 하기 때문에 중독장애로 발전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한다.

포켓몬 고의 기반이 되는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은 현실 세계를 배경으로 3차원의 가상 이미지를 겹쳐 보이게 하는 기술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거리를 비추면 주변 상점과 명승지 등에 대한 정보를 함께 화면 위에 띄워주거나 자동차 앞유리에 교통 정보를 보여주는 등의 기술도 모두 증강현실을 이용한 것이다.

기존의 게임과 이런 증강현실 게임의 가장 큰 차이는 사실성에 있다. 기존 게임이 현실과 완전히 분리된 가상의 공간에서 제한된 현실감을 느끼게 한다면, 증강현실 게임은 실존하는 물체 위에 가상의 이미지가 더해지기 때문에 더 생생한 현실감을 느끼게 한다.

김 전문의는 "현재 포켓몬 고 사용자들은 게임에 취해있는 상태(intoxication)"라며 "취한 상태가 지속ㆍ반복되다 알코올 중독이 되는 것처럼 게임에 대한 몰입도가 심해지면 중독에 이를 확률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중독 초기 증상은 단순히 즐거움과 쾌감을 반복해서 찾게 되는 충동조절 장애로 나타난다. 그러다 중독 대상이 사라질 때 생겨나는 부정적 감정을 참기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찾게 되는 강박적 장애가 나타나면 중독 후기로 판단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데일리 푸드앤메드'(www.foodnmed.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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