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람들과 대한민국 사회의 변화

우리나라는 지금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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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kbs0131)등록 2016.07.23 15:21
 필자는 아직 대학교에 입학한지 1년 반정도밖에 안된 어린 나이지만, 그래도 기억을 더듬어보면 어린시절의 대한민국 사회와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는 많이 달라져있음을 느낀다. 정치, 시사 등에 관심이 많은 아버지덕분에 어릴적부터 또래의 친구들보다 자주 뉴스를 접해와서 그러한 변화들이 더욱 생생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비단 사회의 변화뿐 아니라 사람들의 변화도 느껴진다. 강산도 10년이면 변한다는데 대한민국 사회, 국민이라고 못바뀔것은 없지 않겠는가, 그러나 오늘날의 대한민국의 변화의 흐름은 좋게 볼수는 없을것 같다. 아마 앞으로 이어질 글들을 읽으면 분명 필자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독자들이 꽤 있으리라 예상한다.

우선, 함부로 대통령을 비판하거나 비난하면 주위의 힐난을 듣게 되는 일이 생긴다. 필자가 어렸을땐 참여정부시기였다. 소위 조중동 등의 족벌언론들 외에도 수많은 언론들이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앞다퉈 비판하는 기사와 사설을 하루가 멀다하고 써냈다. 이런 뉴스를 보고 자란 덕분인지 어렸을때부터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비판과 풍자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자라왔다. 그러나 참여정부 이후 이명박, 박근혜 정부 들어서 이전에는 잘 듣지 못한 말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대통령 탓좀 그만해라", "뭔 일만 터지면 대통령 탓을 하냐"

'이게 다 노무현때문이다'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있는 대학생 2007년 3월 30일 서울역 광장에서 벌어진 등록금 인상 반대시위. 당시엔 어떤 일이 일어나든 대통령탓을 하면서 '이게 다 노무현때문이다'라고 말하곤 했었다. ⓒ 뉴스참


신기할 따름이었다. 과장 좀 섞어서 길가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화투 패가 잘 안나와도 '이게 다 노무현때문이다."라고 한 사람들. 시사나 정치에 관련된 사안들뿐 아니라 아주 사소한것에서도 사람들은 대통령을 찾으며 전부 대통령탓이라고 말했다. 그것이 장난이든 진심이든말이다. 그렇게 일만 터지면 대통령탓을 하던 사람들이 이젠 대통령탓좀 그만하라고 한다. 심지어 진짜 대통령이 비판받아야할 사안에서도 사람들은 대통령탓을 그만하라고 한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잠적해버린 의문의 7시간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비판을 해도 싸늘한 시선만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

언론과 국민이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는것만을 보면서 자라온 필자는, 정부가 바뀐 2000년대 후반~2010년대에 들어서 몇몇 대형 언론들이 그 비판을 멈추는것을 보고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필자가 아버지와 함께 본 뉴스와 신문은 대통령을 보고 정신병자라고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대통령이 바뀌고 나니 갑자기 좋은말만 쏟아내고 대통령에 관한 이야기는 항상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으니 이상하게 느껴지는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당시 너무 어렸던 필자는 그것을 단지 '대통령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단순하게 결론을 내려버렸다. 그러나 자라면서 더 많이 알게 되고,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듣고 난 이후엔 단지 그것만이 다가 아니라는것을 실감했다.

시위에 대한 인식도 그새 많이 바뀐것 같았다. 광장은 원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광장에 사람들이 모이는 일은 이상한 일이 아니며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당연한 일이다. 효순이 미선이 사건때도 국민들은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광장을 가득 메웠다. 그러나 어느순간부터 광화문 광장에서는 시위 자체가 불법이라고 주장하는등 광장의 용도와 존재이유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헌법에서 집회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는 국가에서 시위가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아이러니할 뿐이다. 애초에 시위는 불편하게 하는것인데, 그렇게 해서 소리를 지르고, 힘없는 자들의 목소리를 위로 퍼뜨리는것이 시위일 것인데, 시위를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조용하게 하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2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빨갱이'라는 단어를 2010년대에 가장 많이 들었다. 역사책이나 영화에서만 보던 단어를 일상적으로 접하게 되니 한편으론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정부에 반대되는 입장이나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을 '빨갱이'로 매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종북몰이'도 심심찮게 벌어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정부에서 정부 입장과 반대되는 당을 종북몰이를 통해 해산시켜버리는 진풍경을 보기도 했다.

대한민국 국군의 방산비리를 풍자하는 합성사진 혈세 6조 8천억이라는 돈을 쏟아부어도 내무반 침대 하나 개선하지 못한것을 풍자하는 합성사진이다. 실제로 6조 8천억정도면 초고성능 무기도 도입할수 있다. ⓒ 트위터


군대도 필자가 알던 군대가 아니었다. 군의 높으신 분들에게 안보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것 같다. 매일 안보 안보 입으로만 떠들면서 정작 들려오는 소식은 심심하면 터져나오는 방산비리다. 조국을 지킬 생각은 있는지 의문이다. 국군장병들에게 베풀지는 못할망정 자신들 주머니채우기에만 열심이다. 조국의 안보보다, 자신들이 항상 말하는 '북괴의 위협'보다도 자신들 주머니 채우는게 더 중요한가보다. 그리고 이러한 군대에 2년동안 제대로 보상도 받지 못하고 혹독한 삶을 살고 나온 사람들 중에는 '군부심'을 부리며 미필자를 깎아내리기도 한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것은 단순하다. 대한민국 사회는 분명 우리가 늘 배워오던 '정의'와는 점점 거리가 멀어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분명 오늘날의 대한민국 사회는 필자가 학창시절에 도덕시간에 배운 정의나 사회시간에 배운 민주주의와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당연한 권리를 '불법'으로 호도하면서 '종북'으로 몰아세우는 신기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당연히 큰 벌을 받아야할 죄를 지어도 죄지은 사람이 '높으신 분'이면 유야무야 넘어가기까지 한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된듯 하다.

물론 이러한 문제점이 과거에는 없었다는건 아니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그 문제점들이 분명히 심각해져가고 있다. 사회 구성원인 우리 모두가 그 문제점에 대해 알아차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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