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과 다큐 영화 '디아코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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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민(juminhong)등록 2016.09.17 16:30
종교개혁 500주년과 다큐 영화 '디아코니아'

2017년은 개신교 5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위한 행사가 전 세계적으로 준비되고 있는데, 특히 독일은 그 진원지이기에 오래전부터 여러 프로젝트가 준비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500년 전 로마 가톨릭에서 분리되어 나왔던 개신교가 가톨릭과 화해의 예배를 함께 구상하고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분쟁과 갈등의 축이 종교가 되고 있는 현금의 세계상황으로 보아 아주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분열과 분리 그리고 질시가 아닌 화해와 용서 그리고 평화라는 화두는 종교가 지녀야할 가장 기본적인 에토스이다.

필자는 지난 20여 년 전, 독일에 공부하러가서 만난 사건이 있었다. 그것은 독일 개신교의 사랑실천인 '디아코니아'라는 것이었다. 독일에는 십자가에 왕관을 얹은 로고형태를 많이 볼 수 있다. 필자도 독일어 어학과정 중 이 디아코니아를 발견하고 관심을 갖게 되어 그러한 실천을 이론화한 '디아코니아학'을 전공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디아코니아 실천현장은 독일전역에 3만 1천개로 촘촘히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탈중심화된 조직으로 활동하고 있고 그 안에 45만 명의 실무자와 70만 명의 자원봉사자를 통해 하루 100만 여명을 돕는 구체적 사랑실천으로 이어진다. 더 나아가 국외의 고난현장에도 거대한 규모로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도움체계를 상시가동하고 있다. 그들의 안테나는 전 세계 구석구석에 퍼져있다. 심지어 우리와의 민간교류나 지원이 끊긴 북한에도 지속적인 연대와 소통이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다.        

아마도 독일 분단의 과정과 통일의 길목에 디아코니아가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종교나 이념이나 인종을 뛰어넘어 사랑을 실천하는 일이야말로 분쟁으로 얼룩진 이 세계의 등대의 역할이 아닐까. 이러한 정신은 독일이 지난 해 난민110만 명을 수용한 저력에서도 확인된다. 독일 디아코니아는 이러한 외부인을 받아들이는데 선두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 도대체 이러한 실천을 가능케 한 사상적 기류는 무엇일까?

바로 종교개혁 사건이다. 독일디아코니아 실천의 기저에는 마르틴 루터의 신학사상과 실천이 깔려있다. 당시 로마 가톨릭의 업적주의에 의한 구원전달체계에 어긋난 생각을 가진 루터는 성서를 통해 확인된 '신앙을 통한 사랑실천', 즉 디아코니아적 실천을 개신교 신학의 뿌리로 주장한다. 사랑의 화신 예수 그리스도를 신앙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간다면 결코 진정한 의미의 사랑의 삶을 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루터의 칭의론이라는 신학의 핵심이다. 그러한 사고의 변혁은 교회내적이고 대사회적인 변혁의 물꼬를 트는 마중물이 되었다. 복지국가의 혁명을 이룬 서유럽과 북유럽은 모두 이러한 디아코니아 에토스가 각 사회마다 독특한 형태로 영향을 끼쳐 오늘에 이르렀다. 더 나아가 유럽통합과정에서 디아코니아가 아래로부터의 사회적 에토스를 형성해 나가는 데에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 개신교는 130년 전 미국으로부터 전래되었다. 당시 한국에 전해진 개신교는 당시 미국에 풍미했던 사회복음운동(Social Gospel Movement)과는 다른 입장에 서있었던 근본주의 신학에 경도된 선교사들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았다. 그 결과 한국 개신교는 디아코니아 요소가 아주 결핍된 모습이다.

더 나아가 한국사회 시스템은 미국의 자본주의 시스템에 의해 심한 양극화와 경쟁의 매커니즘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한국개신교는 번영의 신학에 충실하여 사회적 책임이나 사회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보다는 개 교회 부흥주의와 성장주의에 포로되어 있다. 그 결과 사회적인 면에서도 경쟁과 자유에 경도된 자본주의 영향이 극심한 가운데 사회문제가 날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특히 분단상황에서 평화와 화해보다는 적대와 이데올로기적 대립이 날로 더해가고 있다. 문제는 한국개신교 주류가 이러한 기류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500년 전 종교개혁이 디아코니아를 통하여 독일의 복지국가형성에 끼친 영향사에 주목하면서 하나의 다큐 영화를 제작하였다. 이 다큐영화의 제목은 '디아코니아'이다. 이 영상물은 단순히 종교개혁 유적지를 추적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현재 운동하고 있는 종교개혁의 정신과 실천 결과물인 디아코니아에 집중한다. 이로 인해 한국 개신교의 디아코니아를 향한 교회내적 각성을 넘어 사회 시스템의 재구성에도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고자 한다.

2016년 9월 20일 서울 강남 롯데 시네마에서 늦은 8시 시사회를 필두로 공동체 상연이 이어진다. 교회나 기관 그리고 공동체 등 어느 곳이라도 공동체 상영을 원하시는 곳이 있으면 다큐상영과 대화나 강연의 시간도 가질 수 있다. 제작: (사)한국디아코니아 (연락처, 010-6439-2497 홍주민)         

* 참고
디아코니아(diakonia)는 그리스어로 '식탁에서 시중드는 것'을 의미한다. 신약성서에 빈번히 등장하는 단어로 예수는 자신을 '시중드는 이(diakonos)'로 정체를 밝힌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기독교의 명제는 결국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약자와의 연대를 말한다. 복지국가의 원리인 연대의 원칙과 만나는 지점이 기독교 이웃사랑 계명이기에 개신교 태동지인 서/북유럽의 복지국가형성은 그 영향사 500년의 결과물이라 말할 수 있다.

<제작: 홍주민>
한신대 신학대학원(M.Div)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디아코니아학 디플롬(Dip.Diakoniewissenschaftler)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신학박사(Th.D)
현 (사)한국디아코니아 상임이사

<감독: 김노경>
극단 홍사 대표 역임
현 영화감독
작품: 멈추어진 시간, 유신의 미학 외 다수

<다큐멘터리 영화 주요구성>

1) 라우에하우스(함부르크)
독일 디아코니아 선구자 요한 힌리히 비헤른이 시작한 그룹홈 
라우에하우스 디아코니아 대표와 인터뷰

2) 독일 디아코니아 총본부(베를린)
역사와 조직 (독일 내 3만 1천개 센터 중심체)
현황과 신학적 입장 소개(국내/국외)
디아코니아 독일 대표와인터뷰

3) 비텐베르크
마르틴 루터 박물관
종교개혁과 복지 그리고 디아코니아와의 관련성 
유럽 복지국가 형성의 근원 종교개혁 신학과 실천 소개

4) 헤른후트 공동체(헤른후트)
창조적 디아코니아 공동체 원형(친첸도르프의 초기교회 원형실험)
헤른후트 로중과 디아코니아 영성
헤른후트 디아코니아(얀 후쓰와 마르틴 루터 그리고 요한 힌리히 비헤른 관계)
헤른후트공동체 286년 기념예배 참여
헤른후트 디아코니아 대표와 인터뷰

5) 바르트부르크
루터의 은신처 바르트부르크성, 성서번역
독일 디아콘 대회 참여
디아콘이란? 만인 디아콘직, 만인 사제직

6) 부루더하우스 디아코니아(로이틀링엔)
창시자 구스타프 베르너(공장을 통한 하나님 나라)
부루더하우스 디아코니아 현황과 의미(공존과 공유) 
디아코니아경제(사회적경제)의 진원지
메르츠데스 벤츠의 창업자 빌헬름 마이바흐와 부루더하우스디아코니아
부루더하우스 디아코니아 대표와 인터뷰

7) 디아코니아학 연구소(하이델베르크)
유럽 디아코니아학 최고의 석학 테오도아 슈트롬 인터뷰
디아코니아와 종교개혁의 관련성
종교개혁 500주년과 디아코니아의 의미
디아코니아 거리와 도시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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