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물음에 나라꼴을 이렇게 만든 당사자로서 대답을 한 것이 2차 담화문이겠지요. 대통령께서 밤잠을 이룰 수 없다는 말에 아마도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담화문 속에 담긴 대통령이 참담하다는 심정을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필요하다면 조사를 받겠다는 말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수사(修辭)적 표현은 아닐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헌정이 중단되는 일이 있어서 안 된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불가피한 헌정 중단이라면 헌정을 중단하는 것이 맞겠지만 대통령이 부재하다고 해서 헌정이 중단되지는 않습니다. 대통령이 굳이 이 나라를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나라를 걱정하는 것은 이제 국민의 몫이 되어버렸습니다. 국민들의 마음속에는 지금의 상황이 두렵고 불안하고 걱정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나라를 기대하고 비로소 이 나라에 희망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다소 혼란을 기대하고 폭력 시위로 발전하기를 은근히 기대하는 세력이 있었겠으나 어제 20만 대오의 시위는 대한민국 국민의 저력을 보여 주었습니다. 나라꼴을 형편없이 떨어트린 것은 대통령이었지만 시민이 국가의 품격을 보여 주었습니다. 헌정 질서를 문란시키고 국가의 위기를 불러온 것은 대통령이었고, 국정을 이끌만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사람을 과대포장한 세력이었고, 그러한 활동을 방조한 언론이었지 국민은 아니었습니다. 어느 나라보다 수준 높은 국민의 정치의식을 보여준 위대한 국민이었음을 지난 413 총선거를 통해서 입증한 바 있습니다. 그러한 국민을 우습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국민을 더 이상 우롱하지 마십시오. '박근혜 정권 퇴진'은 정권 초기부터 터져 나왔습니다. 국가 정보기관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정황이 있었고 끊임없이 부정 선거 시비로 정권의 정통성이 의심받았습니다. 부정 선거 시비를 가리기 위한 당시 검찰 수뇌부가 거세당하는 것을 보면서 더욱 미심쩍었으나 시퍼렇게 날선 살아있는 권력은 위압적으로 사건의 실체를 덮어버렸습니다. 그 때도 '박근혜 정권'의 주장이 나왔지만 어색했고 공허했습니다. 진실이 왜곡된 상황에서 많은 국민은 확신을 갖지 못 했습니다. 그러나 어제 20만 시위대의 '박근혜 정권 퇴진'에 대한 함성은 확신과 결의에 가득 찼습니다. 막연한 분노의 표출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강렬한 외침이었습니다. 하여 이 나라를 더 이상 걱정하지 마십시오. 대통령이 이 나라를 걱정하는 것이 깊어질수록 오히려 불안합니다. 이 나라 걱정은 이제 국민의 몫이 되었습니다. 국민은 불안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희망을 보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TV에 나와서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는 담화문을 발표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것은 지금의 상황을 해결하는 답이 될 수 없습니다. 정확한 답은 모든 책임을 지고 퇴진하는 것입니다. 국민들로 하여금 조롱당하는 대통령을 우리는 원치 않습니다. 대통령의 권위가 무너진 초라한 대통령의 모습 보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조차 명확히 밝히지 못 하고 참모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대통령을 원치 않습니다.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서 비롯되었음에도 함께 일했단 사람들에게 범죄 행위였음을 떠넘기고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비겁한 대통령을 우리는 원치 않습니다. 대통령이 퇴진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헌정 중단 상황은 피할 수 없는 과정입니다. 위기일 수도 있겠으나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국민적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 혼란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것은 대통령 스스로 결단하는 것입니다. 퇴진하겠다는 결심 말입니다. 그것만이 국민들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로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퇴진한다고 해서 헌정이 중단되지도 않을뿐더러 설혹 헌정이 중단된다 할지라도 대통령이 퇴진하는 것이 오히려 헌정 중단을 단축할 수 있는 길입니다. 국민들은 그것을 두려워하거나 불안하지 않을 것입니다. 거듭 말하거니와 이 나라를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 나라를 걱정하는 것은 대통령의 몫이 아닙니다. 대통령의 역할은 이미 끝났습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대통령이라고 퇴진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리 있겠습니까. 퇴진을 결심했다가도 다시 권력에 대한 집착이 생기고 특히 주변에서 부추기는 세력의 그럴싸한 말에 현혹되기도 할 것입니다. 국무총리로 내정된 후보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기자회견하는 모습에서 국가를 위한 충정임을 드러내고자 눈물 흘리는 모습은 연기치고는 참 서툴렀습니다. 또 어떤 경우에도 자진사퇴하지 않겠다는 것이 자신을 지명한 대통령의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는 것임에도 고집을 부리고 있습니다. 여당 대표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국정을 이렇게 이끄는데 한 축을 담당했던 청와대 참모 아니었습니까. 현실을 파악하는 통찰력이 부족한 사람들의 말을 더 이상 믿지 마십시오. 회복 불능 상태가 되어 버린 대통령의 통치 능력을 반전시킬 카드는 없습니다. 정권을 연장시키기 위한 온갖 술수를 고민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일 뿐입니다. 퇴진에 대한 결심이 섰다면 흔들리지 마십시오. 그것만이 비정상적인 지금의 상황을 정상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그러면서 우리 자신에게도 똑같이 묻습니다. 내가 속한 집단 속에서 우리들의 민주주의는 건강하게 잘 있습니까? #헌정 중단 #정권 퇴진 #국민 #민주주의 #20만 시위대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