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역할 못하는 공무원들의 나라, 바꿔야 한다.

쓰레기를 집에서 태우라는 황당한 청소 담당 공무원

검토 완료

조현진(1001dongan)등록 2016.11.09 13:09
필자가 사는 전남 장흥군에서는 지난 8월 20일부터 재활용 가능 자원의 분리수거를 철저하게 시행하고 있다. 주민이 거의 노인이라 분리수거가 제대로 안 되는 게 현실인데 분리수거가 제대로 안된 쓰레기는 수거해 가지 않아 쓰레기가 쌓여있는 마을이 많다.


군에서 이장들에게 방침을 전달했지만 마을 사정으로 그러한 내용을 듣지 못한 필자가 마을 앞에 쌓여가는 쓰레기를 보고 면사무소에 강하게 항의를 했더니 면사무소에서 담당 직원 두 명이 나와 상황을 설명하며 같이 쓰레기를 살펴보게 되었다.

장흥군 어느 마을 앞에 쌓인 분리 배출이 안된 쓰레기 더미. ⓒ 조현진


쓰레기를 살펴보던 중, 필자 부부가 잘 분리해서 내놓은 재활용 쓰레기 중에서 플라스틱과 캔은 수거해갔지만 비닐(필름) 류는 수거해 가지 않았음을 알고 그 이유를 물었더니 "일일이 분류할 수가 없으니 일반 쓰레기로 버리라."라는 대답을 했다. 이미 비닐류만 분류해서 내놓은 건데 무슨 분류가 더 필요한 건지 이해가 안 되서
재차 물었지만 공무원은 같은 대답만 반복했는데, 나중에 군청에 문의해보니 장흥군에는 비닐류 쓰레기를 처리하는 업체가 없어서 따로 수거하지 못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결국 면사무소 청소 업무 담당 공무원은 그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면사무소 청소업무 담당 공무원은 플라스틱의 내용물을 씻어내고 스티커를 제거하고 버린다는 필자 부부의 말에 "뭐 그렇게까지...." 하는 반응을 보였다. 플라스틱을 버릴 때 그렇게 버리는 것은 청소업무 담당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아는 상식인데 처음 듣는 얘기인 듯, 귀농인이라 별나다는 듯 반응하는 것이 기가 막혔다.


심지어 "쓰레기는 각 가정에서 태워야 한다. 그래서 쓰레기가 안 나와야 된다."라는 말을 하기에 "공무원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되죠."라고 반박했는데 막상 상대방은 왜 공무원인 자신이 그런 말을 하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되는 표정이었다.
무려 '청소 업무' 담당 공무원이.

필자가 내용물을 씻고 쓰티커를 제거하고 버린 플라스틱 통. ⓒ 조현진


필자는 장흥군청 환경정화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궁금한 사항들에 대해 질문했는데 그중 장흥군에 비닐류 처리업체가 없는 문제 해결을 위해 군에서 논의되고 있냐는 질문에 아무렇지 않게 "논의하고 있지 않다."라고 대답하고, 면사무소 공무원의 발언에 대해 얘기하며 담당자들 교육을 더 철저히 해야 하지 않겠냐는 건의에 "담당자가 너무 많아서...."라고 변명을 하는 등 본인이 맡고 있는 업무의 문제를 지적받으면서 민망해하거나 미안해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시골에 살면 공무원들을 직접 대할 일이 도시보다 많은 편인데 그러면서 공무원에 대해 분통을 터트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맡은 업무 파악이 안 되어 있어서 오히려 민원인이 설명해줘야 하는 경우, 업무나 민원 처리에 혈연, 지연, 학연을 끌어대는 경우, 군민에게 고압적인 경우 등등.


지금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사건도 대통령이라는 공무원이 일으킨 문제가 아닌가.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서 사욕을 챙긴 일반인도 문제이지만 그에 관련된 대통령을 비롯한 입법, 행정, 사법 기관 공무원들의 죄가 더 무거움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헌법 제7조 1항에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하였는데 이런 농촌 지역부터 정부 요직까지 오히려 공무원들의 문제가 심각하다.
개개인, 시민단체, 언론이 공무원들을 주시하고 지적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문제가 드러났을 때는 엄격하게 처벌받아야 우리나라가 헬조선을 벗어나 살기 좋은 나라, 희망 있는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본 글은 필자의 블로그 두 곳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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