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현대는 2016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자가 되고 싶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이상훈
이제 2016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의 주인공을 가릴 날이 단 하루 밖에 남지 않았다. 2016년 11월 26일(이하 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최종전이 펼쳐지게 된다.
전북 현대(이하 전북)는 알 아인을 상대로 2016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1차전, 전주에서 2-1로 승리하여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비기기만해도 우승이다. 이 경기는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된다. 만약 알 아인이 홈에서 2-1의 스코어로 총 3-3의 스코어를 만들었다고 한다면 연장전에 돌입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유리한 고지에 있지만 한 골이라도 더 넣도록 해야 한다. 이번 경기도 어김없이 최강희 감독의 '닥치고 공격'태세가 나와야 한다.
전북은 처음으로 2006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정상에 올랐고 2011년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당시 논란의 핵심이었던 알 사드에게 패한 적이 있다. 그 당시 현장에 나도 있었다. 알 사드는 준결승전에서 수원 삼성을 상대로 했다.
당시 문제가 됐었던 것이 선수가 부상으로 빠져 수원이 볼을 걷어냈다. 그 후, 정리가 된 상황에서 인플레이가 선언이 됐는데 알 사드 선수들이 수원에게 볼을 건네주지 않고 정상적인 플레이를 통해 골을 성공시켜 비매너 플레이로 상당한 비난을 들었다. 수원 선수들의 울분으로 경기 도중 폭행 상황이 나타나기도 했다.
어쨌든, 전북은 다시 한 번 정상을 탈환하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무엇보다 역대 최강의 스쿼드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크고 우승 확률도 높다. 심판 매수 사건 때문에 뒤숭숭한 분위기였지만 그래도 팀을 잘 이끌어나간 최강희 감독의 리더십을 통해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만큼은 심판 매수를 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전북의 전력은 강하다는 것이다.
▲ (전북의 핵심은 단연 이재성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이상훈
전북에는 많은, 뛰어난 선수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핵심은 단연 이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재성은 2014년 전북에 입단하고 첫 시즌에서 26경기 선발, 4골 3도움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34경기(1경기 교체 출전)에 나와 7골 5도움, 2016 시즌에는 3골 11도움을 기록했다. 기록으로만 봐도 이 선수가 전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재성의 플레이는 굉장히 세련되고 유연하다. 그는 2선 공격형 미드필더 어느 자리에서나 뛸 수 있고 특히 오른쪽 윙으로 출전했을 때 중앙으로 볼을 갖고 들어오는 플레이가 상당히 자연스럽다. 그는 주발이 왼발이기 때문에 왼발을 많이 사용하지만 탈 압박, 볼 간수 능력, 드리블 등 여러 능력에서 탁월한 모습이다. 신체 조건은 이청용과 유사하지만 이청용과는 전혀 다른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도 끊임없이 부름을 받고 있다. A매치 18경기에 출전하여 4골을 기록 중이다. 아직 그는 24살 밖에 되지 않았다. 나와 동갑인데 벌써 저렇게 많은 돈과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나는 그저 이재성이 부러울 뿐이다. 나는 그런 이재성을 위해 글을 써주고 있는 신세다.
사실, 과거에 이재성에 관한 글로 K리그에 남아 전설이 되라는 내용을 적은 적이 있다. 그러나 이제 생각을 바꾼 것은, 여전히 K리그 클래식 안에서 변화하고자 하는, 리그를 더욱 키우고 발전시키고 활성화 시키려는, 이렇다 할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지 않아서다. 야구만 해도 거액의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늘어나는데 K리그는 제자리걸음이다. 협회는 둘째 치고 기업들이 나서줘야 하는데 전혀 그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이럴 바에는 그냥 뛰어난 선수들의 꿈을 응원해주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 (이재성은 에버튼과 왓포드의 관심의 대상이었다. TEAMtalk 제공) ⓒ 이상훈
이재성은 유럽 구단들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에버튼, 왓포드가 그 예이고 독일 분데스리가의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도 관심을 표명했다. 이미 탈 아시아급 선수이다. 특히, 알 아인과의 2016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에서도 안드레 비아스 보아스 감독이 이재성을 보기 위해 전주 경기장을 찾았다. 이것은 이재성이 탈 아시아급 선수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드레 비아스 보아스 감독이 중국 리그의 감독이 아니었다면 더 주목을 받았을 텐데 그게 좀 아쉽다.
이번 경기를 통해 이재성이 유럽 무대로 진출하는 기폭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재 구자철, 박주호, 지동원, 김진수(이하 독일 분데스리가), 기성용, 손흥민, 이청용(이하 영국 프리미어리그), 황희찬(오스트리아) 등등 많은 한국 선수들이 유럽무대에 진출한 상황인데 이재성도 그 대열에 합류하길 바란다. 아니, 합류할 수 있는 선수다.
영국의 취업 비자 규정이 까다로워져 바로 영국으로 갈 수는 없다. 그래서 다른 유럽 무대를 먼저 밟아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영국을 고집하는 것보다는 독일이나 스페인 리그에 도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 본다. 특히, 독일에서 한국, 일본 선수들이 많이 뛰고 있고 그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독일 분데스리가로 진출한다면 자신의 꽃을 피울 수도 있고 유럽에서도 인정받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독일 리그도 알고 보면 재미있다.
또한, 히딩크 감독이 말했듯이, 박지성처럼 바로 프리미어리그로 가는 게 아니라 다른 유럽 리그를 뛰어보고 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흐름이다. 충분한 경험치가 있고 유럽 생활의 적응을 해야 어딜 가든 잘 뛸 수 있는 것이다. 이재성은 군면제도 받았고 나이도 어리기 때문에 시간은 많이 남아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이 유럽 진출의 적기일 것이다.
2016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2차전의 승부 결과를 떠나, 이재성은 유럽 진출 가능성이 높은 선수이다. 그리고 본인도 욕심을 냈으면 한다. K리그도 좋은 리그이지만 유럽에 나아가 본인의 잠재력을 마음껏 펼쳤으면 한다. 이제, 이재성의 무대가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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