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12월 상가 풍경 ⓒ 이경모 ▲ 2016년 12월 상가 풍경 ⓒ 이경모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로 15조원 경제손실--'창고형 마트'코스트코, 한국 진출 이후 이익 역신장--11월 소비자 심리 7년 만에 최악,12월 소비절벽-이것이 자영업자들 통곡의 소리를 대변해주는 경제면의 헤드라인 기사들이다.2012년부터 매년 이맘때면 가게 앞과 거리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어 소망도 매달고 오가는 고객들에게 따뜻함을 주는 불을 밝혔다.그런데 올해는 캄캄한 거리다. 대한민국의 힘겨운 모습을 그대로 보는 것 같다. 지난달 우리상가 회의에서는 작년에 사용했던 전구들을 재사용해서 트리를 만들자고 했다.예산은 인건비 150만을 책정해 회의에서 통과도 됐다.그런데 사회 분위기가 트리를 설치하는 것이 뻘쭘할 것 같아 계획을 취소했다.2013년에는 가족을 비롯하여 매장을 찾아주신 고객 분들이 늘 건강하시고,졸업반인 딸 취업과 다음 해에 공무원 시험을 치르는 아들의 합격을 기원하며 불을 켰다.2014년에는 트리작업을 하는데 가슴 먹먹한 문자가 와서 특별한 소원 하나를 더 트리에 매달았었다.팽목항 편지 - 김강호"엄마 내가 말을 못할까 봐 미리 말하는 거야 사랑해""나도 사랑한다"영문도 모른 채 보낸 문자......한생의 마지막 흔적 저렇게 멈춰 있다내가 좋아하는 김강호 시인이 시집(팽목항 편지) 중에서 시 한 편을 보낸 것이다. 샛노란 나비가 되어 허공으로 날아간 문자와 젊은 영혼을 바라 볼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과 절망의 순간을 적은 시다.살아있는 사람도, 죽은 사람도 다 죽은 세월호의 비극이 다시 되살아나 잠시 잊었던 마음을 주섬주섬 챙겨 가슴 시린 세월호의 아픔을 치유해주길 소망하는 맘을 트리에 서둘러 달았다.2015년에는 건강이 좋지 않지만 참고 견디며 시험 준비 중인 아들의 합격을 기원하고, 암 투병 중인 당숙의 쾌유를 바라는 특별한 소망 하나를 트리 맨 꼭대기에 올려났었다.'예전처럼 크리스마스가 다가와도 트리 장식들을 안 해서 삭막하다고 느꼈는데 첨단패션의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 마음에 따뜻함이 전해지겠네요. 저도 트리에 소망을 담은 빨간 양말 하나 걸어두고 싶네요. 트리 멋져요.'지난해에 지인한테 받았던 문자도 올해는 받을 수 없다. ▲ 2015년 12월 상가 풍경1 ⓒ 이경모 ▲ 2015년 12월 상가 풍경2 ⓒ 이경모 따뜻한 불빛마저 없어 매서운 찬바람만 상가를 돌아나가지만 새해 12월에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어 아름다운 별들이 나무 위에서 벌이는 축제도 보고, 하얀 눈이 내려앉아 있는 풍경화도 그릴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덧붙이는 글 월간잡지 첨단정보라인 1월호에 게재합니다. #이경모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