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대통령은 누가 돼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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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은(sjeunn11)등록 2016.12.16 09:27
대통령은 시대가 선택한다. 불황이 시대적 화두로 떠오를 경우, 자연스럽게 대통령의 자질은 경제를 일으킬 인물인가 아닌가에 초점이 맞춰진다. 권력부패에 대한 경고등이 켜질 때면, 청렴한 국정운영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는 인물이 대통령으로 적합한 인물이 된다. 대통령의 자질은 하나로 정의되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다만 시대에 따라 결핍한 무언가를 채워줄 수 있는 이가 그 시대를 이끌어나갈 대통령으로서 새롭게 정의된다.

그렇다면 차기 대통령의 자질을 논하기 위해선 먼저 우리 시대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치킨런' 사회다.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코리아 2017>에서 선정된 이 단어는 말 그대로 영화 '치킨런'에서의 주인공들과 같이 어려움 속에서도 자유를 꿈꾸며 도약하기를 바라는 사회를 비유한 말이다.

1300조원의 가계부채와 10퍼센트를 넘어선 청년실업률 등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민들은 꿋꿋이 가계와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국가원수를 둘러싼 국정농단 의혹으로 인한 충격에도 한 달이 넘도록 평화시위를 통해 국민들은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염원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불안과 불확실성의 파도 속에서도 닭장 안에 갇혀 도축될 날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을 위해 기반을 다지는 시기를 거쳐 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이유다.

누구나 노력만큼 보상받는 사회, 눈에 보이지 않는 부패의 고리가 더 이상 순조롭게 작동하지 않는 사회. 국민들이 저마다 꿈꾸는 새 사회의 모습은 다양하다.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은 이러한 새로운 사회로의 도약을 도울만한 인물이 돼야 한다. 이 말은 한국사회를 유토피아와 같은 이상사회로 이끌어 나갈 거창한 지도자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차기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다름 아닌 국민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다.

국민들이 어떤 사회를 꿈꾸며 각자도생, 고군분투하고 있는지 알아야 올바른 방향으로의 시대적 도약이 가능하다. 이는 언뜻 당연한 말처럼 들리지만, 역대 지도자들 중 이 상식적인 원칙조차 지키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지금의 국정혼란 사태 또한 결국 본질적으로 국민의 뜻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 실패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덧붙여 기억해야 할 것은 대통령의 자질이 꽤 오랜 기간 숙성된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때때로 대표자의 자질은 선거기간 몇 달 만에 만들어지기도 한다. 많은 후보자들은 당선의 기회를 얻기 위해 자신의 정체성을 이미지화 시키고, 그것을 선거공략으로 삼는다. 만일 후보자의 슬로건이 그의 오래된 자질을 내포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성공적인 후보자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자질이 후보자가 스스로 숙성시켜 온 자질이 아니라 그저 선거 전략의 수단일 경우에는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나 전임 대통령의 불명예 퇴진이 점쳐지는 현 상황에서 차기 대선 후보자들은 '19대 대선 맞춤 자질'을 만들어낼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전임 대통령과 정반대되는 인물이 19대 대통령 후보지를 가득 메울 것으로 보인다. 불통의 벽을 허물고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 이는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단순히 전임 대통령과의 차별성으로만 차기 지도자의 자질을 결정하는 것은 19대 대선을 포퓰리즘의 장으로 만들 위험성을 갖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가지는 개인적 특성과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인물만이 반드시 국가 원수로서 적합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19대 대통령 선거는 그래서 국민의 역할이 더욱 막중해지는 선거가 될 것이다. 우리가 어떤 사회를 원하는지, 구태를 벗어난 사회를 위해서 어떤 지도자가 필요한지 전보다 한층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시대의 변곡점에 선 국민들은 조금 빨리 다가올 결정의 순간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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