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축구]프리미어리그 박싱데이, 전쟁의 서막 (1)

[상식축구]프리미어리그 박싱데이, 전쟁의 서막 (1)

검토 완료

이상훈(sang495)등록 2016.12.23 15:17
드디어 왔다. 크리스마스가 왔다. 아기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교회인들, 연인끼리 따뜻한 날을 보낼 크리스마스, 흰 눈이 내렸으면 하는 소망이 있는 날. 축구 팬들에게도 크리스마스는 반가우면서 고된 날이다. 바로 프리미어리그 박싱데이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경기를 새벽같이, 그리고 연속으로 축구를 봐야 하는 부담감과 압박감, 혹은 기대와 설렘이 동시에 다가오는 날이다.

그 어느 때보다 프리미어리그는 순위권 경쟁이 치열하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명장들이 한순간에 프리미어리그로 몰렸고 그들의 지략과 그들 밑에 있는 선수들의 활약 까지. 모든 것이 재미있고 알 수 없는 경기들로 프리미어리그를 메우고 있다. 크리스마스 빨간 양말에 선물이 꽉 찬 것 마냥 박싱데이에 펼쳐질 프리미어리그 경기들의 내용들도 꽉찰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다면 각 팀의 프리미어리그 박싱데이 일정과 지난 3년간, 그들의 성적은 어떠했는지, 앞으로 누굴 상대할 지에 대해 파악해보고자 한다.

아스널. 연합뉴스 제공 ⓒ 이상훈


1. 아스널, 3년 간 7승 2패. 13골 9실점

2013-2014 3승. 홈 - 카디프 2:0 승. 원정 - 웨스트햄 3:1 승, 뉴캐슬 1:0 승.
2014-2015 2승 1패. 홈 - QPR 2:1 승. 원정 - 웨스트햄 2:1 승. 사우스햄튼 0:2 패.
2015-2016 2승 1패. 홈 - 본머스 2:0 승. 뉴캐슬 1:0 승. 원정 - 사우스햄튼 0:4 패.

* 2016-2017 상대팀 - 웨스트브롬, 크리스탈 팰리스, 본머스

박싱데이에서 맨시티 다음으로 성적이 좋은 팀이 아스널이다. 박싱데이에서 무려 7승을 거두었다. 상당히 긍정적이다. 언제나 아스널에겐 체력, 부상 문제 때문에 우승 타이틀을 획득하지 못했다. 우승 경쟁에 가장 중요한 기점이 바로 박싱데이인데 아스널은 박싱데이를 잘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꼭 우승컵을 따지 못한다. 그만큼 뒷심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올해도 아스널의 흐름은 좋다. 물론 최근 두 경기에서 잠깐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다시금 회복 기세에 탈 가능성이 높다. 상대가 웨스트브롬, 크리스탈 팰리스, 본머스를 만난다. 앞의 두 팀은 홈에서 상대하기 때문에 다시금 외질과 산체스의 경기력이 올라올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부상자의 회복보다 아스널에게 중요한 것은 현재 뛰고 있는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게 해주는 것이다. 로테이션을 잘 활용하고 세트피스 상황을 잘 이용하여 지공 상황이 아닌 1골 차 승부를 통해 승점을 따야 한다. 오히려 지공 상황에서 벌어지는 것이 부상 위험도가 크다.

3년간의 기록을 보면 점수 차가 그렇게 크지는 않다. 다만 사우스햄튼에게 4실점 한 것은 치명적이다. 무스타피와 메르테사커가 부상 중인 가운데 수비수 부상만 피한다면 어쨌든 안정감 있는 수비 체제 하에 경기를 속행할 수 있는 여력이 마련된다. 무엇보다 실점을 줄이는 것이 관건일 아스널이다.

본머스 감독 에디 하우. 연합뉴스 제공 ⓒ 이상훈


2. 본머스. 3년 간 3승 4무 1패. 9골 4실점

2013-2014 1승 2무. 홈 - 요빌 3:0 승. 입스위치 1:1 무. 원정 - 브라이튼 1:1 무. (챔피언십)
2014-2015 2승. 홈 - 풀햄 2:0 승. 원정 - 밀월 2:0 승. (챔피언십)
2015-2016 2무 1패. 홈 - 크리스탈 팰리스 0:0 무. 원정 - 아스널 0:2 패. 레스터 시티 0:0 무.

* 2016-2017 상대팀 - 첼시, 스완지 시티, 아스널

에디 하우라는 젊고 유능한 감독을 만나 프리미어리그에서 치르는 2번째 박싱데이다. 지난 시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레스터 시티를 만나 원정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것은 성과지만 본머스가 하위 팀에 머물러 있고 싶지 않다면 더욱 상대방에게 적극적인 공격을 할 필요가 있다. 본머스는 하필 박싱데이 첫 경기가 첼시다. 가장 핫한 경기력의 상대를 먼저 만나게 되어 박싱데이 분위기가 침체될 가능성이 크다.

중간에 스완지 시티 원정을 또 가게 되는데 스완지의 분위기가 안 좋기 때문에 다시금 반등할 여지는 있다. 다만, 그 경기 후 강팀 아스널을 만난다. 본머스는 이번 시즌 박싱데이 만큼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이 될 것이다. 혹은 첼시와 아스널을 기막힌 반전으로 이긴다면 이번 시즌 박싱데이는 꼭 기억하고 싶은 날로 꼽힐 것이다. 박싱데이라는 장점이자 단점을 활용해 강팀을 무너트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다가왔다.

번리. 게티이미지코리아 스포티비뉴스 제공 ⓒ 이상훈


3. 번리. 3년 간 2승 4무 3패. 12골 12실점

2013-2014 1승 1무 1패. 홈 - 허드 타운 3:2 승. 원정 - 미들스브로 0:1 패. 위건 0:0 무. (챔피언십)
2014-2015 2무 1패. 홈 - 리버풀 0:1 패. 원정 - 맨시티 2:2 무. 뉴캐슬 3:3 무.
2015-2016 1승 1무 1패. 홈 - 브리스톨 4:0 승. 입스위치 0:0 무. 원정 - 헐 시티 0:3 패. (챔피언십)

* 2016-2017 상대팀 - 미들스브로, 선덜랜드, 맨시티

챔피언십에서 두 번 치르고 2014-2015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박싱데이를 치룬 번리로서는 이번 시즌 박싱데이가 반가울 수 있다. 무엇보다 앞으로 만나는 세 팀 가운데 두 팀이 강등권 싸움을 해야 하는 팀이기 때문이다. 미들스브로와 선덜랜드를 차례로 맞붙게 되는데 두 경기 모두 홈에서 펼쳐진다. 그렇기 때문에 번리로서는 이득이다.

사실 프리미어리그 박싱데이에서 만났던 팀들은 강팀들이었다. 리버풀과 맨시티를 만났으니 참 얼마나 곤욕스러웠겠는가. 그러나 이번 시즌은 할 만한 상대를 만났으니 꼭 좋은 박싱데이로 남기리라는 목적 의식이 담겨있을 것이다. 박싱데이의 마지막 경기는 맨시티인데 이 경기도 해볼만 하다. 앞서도 말했듯이 박싱데이라는 장점이자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강팀들의 체력 상태를 고려하여 전진 압박을 해나가면 좋지 않을까. 다만 상대가 강팀이기에 또 다시 수비 축구가 시작될 지도 모른다. 어쨌든 번리에겐 수호신 톰 히튼이 대기 중이다.

첼시. 연합뉴스 제공 ⓒ 이상훈


4. 첼시. 3년 간 5승 3무 1패. 17골 9실점

2013-2014 3승. 홈 - 스완지 시티 1:0 승. 리버풀 2:1 승. 원정 - 사우스햄튼 3:0 승.
2014-2015 1승 1무 1패. 홈 - 웨스트햄 2:0 승. 원정 - 사우스햄튼 1:1 무. 토트넘 3:5 패.
2015-2016 1승 2무. 홈 - 왓포드 2:2 무. 원정 - 맨유 0:0 무. 크리스탈 팰리스 3:0 승.

* 2016-2017 상대팀 - 본머스, 스토크 시티, 토트넘

의외로 첼시의 박싱데이 성적은 좋지 못하다. 골은 많이 넣지만 그만큼의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첼시라는 이름에 걸맞으려면 더 많은 승리를 따내야 한다. 특히, 첼시가 우승했던 2014-2015 시즌은 1승 1무 1패로 무난했다. 토트넘에게 진 것이 뼈아프긴 했지만. 지난 시즌 같은 경우 팀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좋지 못했기 때문에 1승 2무의 성적을 거뒀다고 본다.

정말 기대되는 부분은 박싱데이를 처음 치루는 콘테 감독의 선술 활용이다. 과연, 매번 비슷한 선수들로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오는 콘테 감독이 어떻게 로테이션을 활용 하냐가 관건이다. 첼시는 유럽 대항전을 나가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상위권 팀들에 비해 체력 상태가 좋은 편이다. 우선 코스타는 다음 본머스전에 경고 누적으로 나올 수 없다. 오히려 휴식을 취한다는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첼시가 본머스를 이긴다면 코스타의 휴식은 스토크 시티를 때려눕힐 수 있는 힘을 들고 오게 되는 것이다.

중요 경기가 토트넘인데, 2014-2015 시즌에는 원정에서 패배했다. 이번에도 또 원정 경기다. 당시 감독은 무리뉴였지만 지금은 콘테다. 콘테 감독이 프리미어리그에 와서 처음으로 경험하는 박싱데이에 얼마나 지혜롭게 선수단을 꾸려 가고 전술적 다변화 시도를 할 것인지 주목해봐야 한다. 토트넘이라는 강팀, 런던 라이벌을 만나 현 리그 1위로서 얼마나 강력한 모습을 보일 지는 선수단 보다는 콘테 감독의 지도력에 달려 있다고 본다.

크리스탈 팰리스 앨런 파듀 감독은 경질됐다. 연합뉴스 제공 ⓒ 이상훈


5. 크리스탈 팰리스. 3년 간 1승 5무 3패. 3골 8실점

2013-2014 1승 1무 1패. 홈 - 노르위치 1:1 무. 원정 - 아스톤빌라 1:0 승. 맨시티 0:1 패.
2014-2015 2무 1패. 홈 - 사우스햄튼 1:3 패. 원정 - QPR 0:0 무. 아스톤빌라 0:0 무.
2015-2016 2무 1패. 홈 - 스완지 시티 0:0 무. 원정 - 본머스 0:0 무. 첼시 0:3 패.

* 2016-2017 상대팀 - 왓포드, 아스널, 스완지 시티

드디어 파듀 감독이 경질됐다. 불안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니 결국은 팀을 떠나게 됐다. 박싱데이를 앞두고 감독 교체가 있다는 것이 어떻게 작용할 지는 미지수이지만 어쨌든 크리스탈 팰리스 구단주 스티브 패리쉬는 더 이상 그가 이끄는 팀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는 것 같다. 하긴 아슬아슬한 경기를 하는데 보고 싶기야 하겠냐만은.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이청용을 공개 비난한 파듀의 모습을 나 역시 보고 싶지 않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박싱데이 성적이 매우 안 좋다. 3년 간 단 1승에 불과하다. 골도 별로 넣지도 못했다. 최근 5경기 동안 크리스탈 팰리스는 11골을 기록했는데 실점도 11골이다. 넣고 먹히는 상황인데 어디를 먼저 손봐야 할지는 차기 감독의 몫이다. 그러나 하필 차기 감독으로 꼽히는 감독이 샘 알라다이스다. 거기서 거기인 결정이다. 어쨌든, 첫 상대가 왓포드인데 최근 5경기 1승 4패를 기록 중이다. 박싱데이에서는 '해볼 만하다'라는 문장이 모든 경기에 통용된다. 박싱데이의 경기는 아무도 모른다.

감독이 떠난 상황,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 맞이하는 박싱데이를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이청용 역시 박싱데이에 나와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 별로 보고 싶지 않겠지만 어쨌든 크리스탈 팰리스 경기는 중계를 해줄 것이다.

에버튼의 루카쿠. 연합뉴스 제공 ⓒ 이상훈


6. 에버튼. 3년 간 2승 2무 5패. 10골 14실점

2013-2014 1승 1무 1패. 홈 - 선덜랜드 0:1 패. 사우스햄튼 2:1 승. 원정 - 스토크 시티 1:1 무.
2014-2015 3패. 홈 - 스토크 시티 0:1 패. 원정 - 뉴캐슬 2:3 패. 헐 시티 0:2 패.
2015-2016 1승 1무 1패. 홈 - 스토크 시티 3:4 패. 토트넘 1:1 무. 원정 - 뉴캐슬 1:0 승.

* 2016-2017 상대팀 - 레스터 시티, 헐 시티, 사우스햄튼

에버튼의 박싱데이 성적은 좋지 못하다. 에버튼이라는 팀. 항상 프리미어리그 중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팀의 명성에는 걸맞지 않은 모습이다. 루카쿠, 바클리, 미랄라스, 가레스 배리 등 유능한 선수를 데리고 있지만 현재 상황은 에버튼 팬들이 받아들이기엔 힘든 현실이다. 시즌 초반 4승 1무의 성적으로 쿠만 감독 지휘 하에 큰일을 벌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리그 중반기로 접어들면서 주춤하는 모습이다.

최근 5경기를 봤을 때, 1승 1무 3패를 기록 중이고 지난 경기에서 바클리의 좋지 못한 태클을 보기도 했다. 팀 안에서 선수들의 흥분을 가라앉힐 필요가 있다. 아무리 머지사이드 더비라고 하지만 냉정함을 잃어선 안 된다. 에버튼은 슈팅 숫자, 정확도, 득점, 찬스 메이킹 모두 프리미어리그 20팀 중 중간에 위치해 있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면 공격적인 모습에서 많은 찬스를 만들고 정확한 슈팅을 가져가야만 한다.

헐 시티. 연합뉴스 제공 ⓒ 이상훈


7. 헐 시티. 3년 간 5승 4패. 18골 9실점

2013-2014 1승 2패. 홈 - 맨유 2:3 패. 풀햄 6:0 승. 원정 - 리버풀 0:2 패.
2014-2015 2승 1패. 홈 - 에버튼 2:0 승. 원정 - 선덜랜드 3:1 승. 레스터 시티 0:1 패.
2015-2016 2승 1패. 홈 - 번리 3:0 승. 원정 - 프레스턴 노스 엔드 0:1 패. QPR 2:1 승. (챔피언십)

* 2016-2017 상대팀 - 맨시티, 에버튼, 웨스트브롬

다시 만난 프리미어리그 박싱데이를 헐 시티는 반가워할까. 현재 리그 20위 꼴찌의 헐 시티는 반등의 기회가 필요하다. 그것도 매우 절실하다. 의외로 헐 시티의 박싱데이 성적은 나쁘지 않다. 지난 시즌은 챔피언십에서 박싱데이를 치렀고 2014-2015 시즌에 굉장히 잘했다. 에버튼을 상대로 승리를 챙겼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이번 시즌에도 박싱데이에 에버튼을 상대하기 때문이다.

최근 5경기 2무 3패. 17경기 14득점 36실점. 승점 12점. 강등권을 벗어나기 위해선 현 시점으로 1승 1무, 2승의 성과가 필요하다. 17위 크리스탈 팰리스가 승점 15점을 기록 중이다. 헐 시티는 최근 두 경기 동안 골이 없다. 분위기가 너무나 안 좋지만 박싱데이의 이점을 활용해서 올라가야 한다. 어찌 보면 박싱데이는 하위권 팀들에게 굉장히 좋은 기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박싱데이에 하위권 팀이 상위권 팀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더러 있다. 혹은 이기진 못해도 무승부를 기록할 수는 있다. 맨시티전은 힘들겠지만 다음 상대들을 기약하며 경기를 준비해야할 헐 시티이다.

레스터 시티. 연합뉴스 제공 ⓒ 이상훈


8. 레스터 시티. 3년 간 4승 3무 2패. 13골 9실점

2013-2014 3승. 홈 - 레딩 1:0 승. 볼튼 5:3 승. 원정 - 밀월 3:1 승.
2014-2015 1승 1무 1패. 홈 - 토트넘 1:2 패. 원정 - 헐 시티 1:0 승. 리버풀 2:2 무.
2015-2016 2무 1패. 홈 - 맨시티 0:0 무. 본머스 0:0 무. 원정 - 리버풀 0:1 패.

* 2016-2017 상대팀 - 에버튼, 웨스트햄, 미들스브로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수식어와는 맞지 않은 모습의 레스터 시티이다. 물론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얻었다. 그러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해야 다음 시즌도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지, 레스터 시티가 챔피언스리그도 우승할 확률은 정말 희박하다. 또 한 번의 기적의 시나리오를 쓸까봐 함부로 레스터 시티의 챔피언스리그 예상을 하지 못하겠다.

레스터 시티의 현재 성적은 리그 15위에 위치해있다. 라니에리 감독은 이번 시즌 역시 지난 시즌 처럼 분명히 성적이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고 그에 맞게 레스터의 성적이 이어지고 있다. 캉테를 지키지 못한 것이 너무나 마음이 아프겠지만 어쩌겠는가. 본인이 팀을 떠나길 희망했는데. 제이미 바디도 스토크전에서 퇴장을 당했다. 디우프와 경합 과정에서 파울이 있었다는 것인데 3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박싱데이 3경기 모두 나올 수 없다. 너무나 치명적이다.

특히 레스터 시티에는 5명의 아프리카 선수들이 있어 곧 있을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에 차출되어야 한다. 마레즈, 슬리마니, 아마티, 슐럽, 베날루안. 가장 뼈아픈 점이 마레즈의 차출이다. 이제는 아메드 무사와 제이미 바디만이 남게 된다. 5명의 선수들이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에 나가기 전까지 리그에서 뜨거운 열정을 불태울 수 있도록 하고 떠나보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혹은 이 방법이 독이 되어 동라올 수도 있겠지만 좋은 방법이 없다. 그냥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을 왜 2년 마다 하냐고 불만을 표하는 것 밖에는.

리버풀. 연합뉴스 제공 ⓒ 이상훈


9. 리버풀. 3년 간 5승 1무 3패. 13골 9실점

2013-2014 1승 2패. 홈 - 헐 시티 2:0 승. 원정 - 맨시티 1:2 패. 첼시 1:2 패.
2014-2015 2승 1무. 홈 - 스완지 시티 4:1 승. 레스터 시티 2:2 무. 원정 - 번리 1:0 승.
2015-2016 2승 1패. 홈 - 레스터 시티 1:0 승. 원정 - 선덜랜드 1:0 승. 웨스트햄 0:2 패.

* 2016-2017 상대팀 - 스토크 시티, 맨시티, 선덜랜드

리버풀은 지난 두 시즌 동안 박싱데이 성적이 괜찮았다. 각각 2승을 기록했다. 특히, 클롭 감독은 이번이 두 번째 맞는 박싱데이인 만큼 지난번보다 더 좋은 기록으로 박싱데이를 마무리하고 싶어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 좋은 성적을 내면서 리그 2위에 자리 잡고 있으니 이번 시즌도 우승을 노리고 싶어할 마음이 생길 것이다.

하지만 지독한 수비 불안은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았다. 클린시트 경기가 15라운드까지 단 세 차례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두 경기에 카리우스 골키퍼가 아니라 미뇰레 골키퍼가 나오니까 클린시트를 곧바로 두 경기를 기록했다. 이것만 본다면 카리우스의 잘못이 큰 것으로 보이는데 어찌됐건 리버풀에겐 특급 수비수의 영입이 필요하다. 클라반이 지난 경기 잘해줬지만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야 인정하지 한 경기 잘했다고 인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가장 핫한 매치가 박싱데이 중간에 성사가 됐는데 맨시티전을 어떻게 넘기냐가 박싱데이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필드에서 펼쳐지는 것이기 때문에 리버풀이 유리하지만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경기가 될 수도 있다. 오히려 강팀들이 박싱데이에 몸을 사릴 수도 있다. 격한 무브먼트를 요구하는 경기이면서 동시에 박싱데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견제만 하다가 경기가 끝날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누가 달려드느냐가 중요해 보인다.

맨시티의 귄도안은 장기 부상을 당했다. 연합뉴스 제공 ⓒ 이상훈


10. 맨시티. 3년 간 7승 2무. 20골 10실점

2013-2014 3승. 홈 - 리버풀 2:1 승. 크리스탈 팰리스 1:0 승. 원정 - 스완지 시티 3:2 승.
2014-2015 2승 1무. 홈 - 번리 2:2 무. 선덜랜드 3:2 승. 원정 - 웨스트브롬 3:1 승.
2015-2016 2승 1무. 홈- 선덜랜드 4:1 승. 원정 - 레스터 시티 0:0 무. 왓포드 2:1 승.

* 2016-2017 상대팀 - 헐 시티, 리버풀, 번리

과르디올라 감독이 처음으로 맞는 박싱데이이다. 참 재미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전술적 다변화를 매우 많이 시도하는 감독에게 박싱데이라는 주제가 주어졌을 때 어떤 그림을 그릴 수 있을 지가 재미있을 것이다. 예상하고 맞춰보는, 퍼즐 끼워 맞추는 듯 한 느낌을 박싱데이 시작하기도 전에 받고 있다.

아구에로와 페르난지뉴의 결장, 귄도안의 부상은 맨시티 전력 누수에 큰 영향으로 작용했는데 페르난지뉴는 다음 헐 시티 경기부터 나올 수 있고 아구에로는 리버풀전에서 나올 수 있다. 이제 돌아오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그 효과를 이어 받아야 한다. 아구에로와 페르난지뉴는 각각 4경기, 3경기 출장 정지를 받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많이 회복한 상태다. 팀의 주포는 건재한 모습으로 다시 피치 위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리버풀전이 가장 고비일 것인데, 과르디올라의 지략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인정받을 수 있느냐의 귀추가 바로 박싱데이에 있다. 프리미어리그는 박싱데이라는 경기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 때를 누가 어떻게 넘기냐에 따라 우승권 싸움의 판도가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리그 중반 분기점이면서 굉장히 중요한 시기다. 현재 가장 최고의 감독이라고 불리는 과르디올라가 영국에서도 최고라는 칭호를 얻으려면 박싱데이를 잘 넘겨야 한다.

먼저 10팀을 살펴봤다. 박싱데이는 모든 축구 팬들이 기대하는 날이다. 지난 3년간의 경기력을 보는 것은 그저 수치에 의존한 분석일 뿐이다. 감독이 다를 수 있고 선수들이 다를 수 있고 어떤 선수는 박싱데이를 치러봤고 어떤 선수는 그렇지 않을 경우가 있다. 모든 부분을 면밀하게 보지 못한 것이 한계점이라 할 수 있다. 다만, 기록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도 충분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기록에 의거한 분석을 시도했다. 어쨌든, 스포츠라는 것은 기록도 중요하지만 기록을 깨트리는 것이 스포츠이기에 경기 결과 여부를 떠나 어떤 경기들이 펼쳐질 지 기대하는 마음과 반짝반짝한 눈동자로 미디어 채널 화면 앞에 기다리면 될 것이다.

다음 10팀의 분석도 곧 올릴 예정이다. 스크롤의 압박보다는 글을 두 개로 나누는 것이 지혜로울 것으로 판단했다. 나 역시 박싱데이를 많이 기대하고 있다. 어떤 경기 결과, 역사가 펼쳐질 것인지 설렘 반 기대 반 두근두근.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상훈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sang495)와 <빙글>, '아이라이크 사커', 'Fanther'에도 중복 게재됐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