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질 높은 강의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위협받는 대학생 수업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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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우(kyeco)등록 2016.12.27 09:33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허황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4월 29일 기준 대학 등록금 평균은 667만원 이다. 대학 등록금이 가장 비싼 대학교는 명지대(9,113,000원)이다. △을지대(9,077,00원), △신한대(9,07,5000원), △한국산업기술대(9,003,000원)가 뒤를 잊는다. 평균 등록금을 기준으로 졸업 시 까지 총 5,336만원이 소요된다. 대기업 초봉이 약 3500만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액수다. 그러나 대학생들이 이에 맞는 강의를 받는지는 의문이다.

한국대학신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1396명) 35.7%가 대학에서 최우선으로 개선돼야 할 사안으로 '강의의 질적 향상'을 꼽았다. 서울 지역 4년제 사립대학에 재학 중인 김모씨(25)는 "대학에서 교육을 받으러 온 건지 강의를 하러 온 건지 모르겠네요. 학생 발표가 수업 대부분을 차지하고 교수님은 앉아서 평가만 합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질 높은 강의는 학생의 권리다. 경기권 4년제 대학에 진학 중인 최모씨(22)는 "취업을 위해 대학을 진학해야 하는 현실도 잘못됐다 생각하지만 더 큰 문제는 교육이라 생각해요. 학생들은 등록금을 지불함으로써 질 높은 교육을 받을 권리를 획득하는 겁니다. 하지만 대학은 학생의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교수 집단의 갑과 을>

강의 질 하락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비정년 트랙 강의전담 교수'다. 2년마다 재계약이 이뤄지는 일종의 비정규직이다. 비정년 트랙 교수는 특수학문 분야 수요 해결을 위해 등장했다. 하지만 대학가에선 계열에 상관없이 전체 분야에 비정년 트랙 교수를 확대시켰다. 가장 이유는 임금이다. 지난해 기준 평균 9천만원대 연봉을 받는 테뉴어 교수보다 비정년 트랙은 3분의 2가량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뉴어는 대학에서 교수의 평생고용 즉 종신 재직권을 보장해주는 제도이다. 교수로 임용된 뒤 일정 기간 동안의 연구 실적과 강의 능력 심사를 통해 결정된다.

충청지역 한 4년제 사립대학에서 강의하는 김모 교수(52) 연봉은 '3,900만원'이다. 5년 동안 동일한 금액이었다고 한다. 같은 대학 정년 조교수 연봉이 '7,000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60%도 못 미친다.

4년제 사립대 70여개교의 정년트랙·비정년트랙 교원의 경우 지난해 기준 각각 79.4%, 20.6%로 2011년(88%, 12%)과 비교하면 비정년 교원의 비중이 확대됐다. 전임교원 신규 임용의 경우 2011년 45.7%였던 비정년트랙은 지난해 56.6%로, 신임교원 절반 이상이 계약직 교수인 셈이다.

비정년 트랙은 고용 불안·낮은 임금 등으로 학문 연구 및 교육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에 놓일 수 있다. 하지만 대학들은 오로지 수치에만 급급하여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투자를 외면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수준 높은 교육의 질을 기대하기 어렵다.

<강한 교수 권한>

교수들 앞에서 학생은 '을'이다. 특정한 채점 기준이 없어 자칫하면 학점이 낮게 나온다. 대부분이 논술형인 대학교 시험 특성상 교수의 주관이 영향을 미친다. 경기권 4년제 대학에 진학 중인 임모씨(24)는 "어떤 교수님은 별명이 선풍기에요. 학생 점수를 랜덤으로 주기 때문이죠. 가끔은 잘 보이는 학생에게 높은 점수를 부여하기도 해요."라고 했다. 서울권 4년제 대학에 진학 중인 남모씨도 "교수가 강의실 문을 잠근 적이 있었어요. 교무처에 전화해도 돌아오는 답변은 '우리도 어쩔 수 없다'였어요. 등록금을 내고 수업권을 박탈당한 것에 분노했죠."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학생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마땅히 호소할 곳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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