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계연맹전 '돌풍' 사이버한국외대 전우근 감독의 춘계연맹전 참가 이유

창단 2년 차 맞은 사이버한국외대, 춘계연맹전 첫 참가임에도 불구하고 선문대 꺾고 16강 진출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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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환(seoch92)등록 2017.02.24 17:45
창단 2년 차 사이버한국외대의 돌풍이 멈출 줄 모른다.

후반 추가시간 쐐기골을 성공시킨 사이버한국외대 이규환 ⓒ 서창환


지난 20일 사이버한국외대는 경남 통영 산양스포츠파크 천연C구장에서 열린 '제53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32강 선문대와의 경기에서 홍승기와 이규환의 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사이버한국외대가 꺾은 선문대는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다. 하지만 경기 승리 이후 사이버한국외대 전우근 감독은 무덤덤했다. 대어를 잡았음에도 그는 "경기는 이겼지만 전반과 후반 경기력 편차가 심했다. 전반에 골을 넣으면서 선수들이 안일한 마음이 생긴 것 같다"며 이날 경기를 냉정하게 평가했다.

실제로 이날 사이버한국외대는 기복 있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전반 13분 홍승기가 골을 터트려 일찌감치 달아났지만 후반 들어 전열을 가다듬은 선문대가 라인을 끌어올리며 강하게 몰아붙이자 위기를 맞게 된 것.

다행히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선문대의 공세를 잘 막은 사이버한국외대는 후반 추가시간역습 전개에서 이규환이 쐐기골을 터트리며 선문대의 추격 의지를 꺾고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전 감독도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고 상대 공격을 잘 틀어막은 점은 좋았다"고 칭찬했다.

지난해 창단한 사이버한국외대는 첫해부터 대학 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시즌 초반 U리그 2권역에서 4연승을 달리더니 여름에 개막한 'KBSN 제13회 추계 1~2학년 대학축구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대형 사고를 쳤다. 2015년 용운고를 이끌며 금석배 전국대회를 차지했던 전 감독의 지도력도 다시 한 번 시선을 끌었다.

창단 2년 차를 맞은 사이버한국외대는 이번 춘계연맹전이 첫 참가다. 지난해는 대회 참가 대신 일본 구마모토에서 동계훈련을 진행해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다. 당시 전 감독은 "앞으로도 춘계연맹전 참가 대신 동계훈련 동안 J리그 팀들과의 연습 경기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다듬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랬던 사이버한국외대가 올해는 춘계연맹전에 참가했다. 올해 들어 J2리그 일정이 앞당겨 지면서 운동장 사용이 불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전 감독은 전지훈련을 지속하지 않고 춘계연맹전 참가를 결정했다.

전 감독은 "올해도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하면서 3월 개막하는 U리그에 초점을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려 했다. 그런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따라서 대회 참가를 통해 경험을 쌓는 게 낫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춘계연맹전 참가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사이버한국외대 전우근 감독 ⓒ 서창환


이어 전 감독은 "작년에는 선수비 후역습에 중점을 뒀다면 올해는 고학년이 많은 만큼 우리가 공격을 주도하는 경기 운영과 전방 압박 등 한 단계 높은 축구를 중점적으로 연습했다. 이걸 연습하는 과정에서 대회에 참가해 완벽한 상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의 말마따나 사이버한국외대는 춘계연맹전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조별예선 첫 번째 경기인 동아대전에서 2-2로 무승부를 거두며 불안한 출발을 보이더니 2차전 상지대전에서는 3-1로 패해 탈락 위기에 놓였다. 다행히 마지막 조별경기에서 세종대를 4-0으로 대파하며 극적으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기사회생에 성공한 사이버한국외대는 본선 토너먼트부터 승승장구 중이다. 32강 진출전에서 만난 제주국제대를 1-0으로 꺾고 선문대를 상대로도 2-0 승리를 거뒀다.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이지만, 연이어 토너먼트에서 살아남으며 이기는 습관이 몸에 배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전 감독 역시 "초반 고전한 것도 선수들이 대회 참가를 안 할 거로 생각했는데, 갑작스럽게 참가하면서 생긴 여파다. 기복이 있지만 다행히 이기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경기력만 회복하면 해볼 만하다"며 상황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전 감독은 "전지훈련 도중에 참가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성적 달성을 잡지 않았다. 성적보다는 춘계연맹전이라는 실전 무대를 통해 팀 색깔을 찾는 기회로 삼겠다"며 실리를 취하겠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춘계연맹전 32강전은 강호들이 연달아 쓰러지는 등 이변이 속출했다. 작년 우승팀 연세대가 전주대에 일격을 맞아 탈락했고 우승권인 용인대, 성균관대도 단국대와 숭실대에 패해 줄줄이 짐을 쌌다.

선문대를 꺾은 사이버한국외대는 오는 22일 오후 2시 30분 산양스포츠파크 D구장에서 단국대와 8강 진출을 놓고 다툴 예정이다. 사이버한국외대의 돌풍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이번 춘계연맹전을 지켜보는 또 하나의 묘미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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