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김경희 지난 3월10일 탄핵이 인용되고 촛불혁명을 완성하던 날, 촛불집회기념시집이 하나 배포됐다. 종이시집이 아니라 PDF파일 형태로 공개한 것인데, 시인은 종이시집과 책값에 갇히지 않고 독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말한다. 촛불집회라는 시간성도 고려된 것 같다.시를 쓰고 시집을 직접 편집한 임백령 시인은 지방 익산에서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에 15회에 걸쳐 참여하면서 얻은 생각과 경험을 토대로 50편을 만들고 전창옥 시인의 9편을 지원 받아 의미 있는 책 한 권 분량을 완성한 것이다. 촛불집회 기간 중에 시인들이 한 편씩 모은 작품집이 몇 권 나왔지만 한두 명의 개인시집으로 선보인 경우는 처음이다. 촛불집회 기간 내내 현장에 참여한 경험을 형상화해서 그런지 생경한 구호로 끝나지 않는 작품들이 많은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우린 고르디우스 매듭 끊었던최후의 카인용서하지 말라는 언어를 받아제단에 칼을 던지니들어 베어라간교한 혀와 흐벅진 가슴을 거짓의 적의(翟衣)를 벗고 그 속 곪아 무너지는 몸뚱이 백정의 뜰에 버려 머리 풀어 고하여라자궁 깊게 숨겨 길렀던 폐족의 위선과 이력을 밟히지 않으려 움트는 함성어둠을 이기려 커지는 횃불 곡선으로 둥글지 않고어디에도 없어 모든 곳에 있는그리하여 꺼져 가는 숨통 네 눈물로 채워진 이 밤의 독배마셔 마르지 않게 하리 우리의 등불로 「미생(未生)들 칼을 뽑다, 전창옥」 전창옥 시인은 준엄한 신의 목소리로 촛불집회 세력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정의와 자유의 가치가 얼마나 세속의 불의와 음모와 멀리 있는 절대적 가치인지를 단호한 어조로 일갈한다. 임백령 시인은 촛불집회 기간 중에 전상훈 씨가 이끄는 시민나팔부대로 활동한 것 같다. 부부젤라 나팔을 불며 누볐던 경험의 현장성이 시 작품 곳곳에 배어 있어 절망과 분노와 희망과 열정이 살아 숨 쉬는 노래로 가득하다. 경복궁 건춘문 앞 학고재갤러리 지붕 위에 설치된 이용백 작가의 사이보그 형태의 피에타상을 지나면나팔 불고 삼청동 청와대로 가는 분노의 무리들이죽은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 마리아다.살려 내라 살려 내라 죽은 예수를죽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살려 내라고 부르짖는다. 인간의 선한 의지를 짓밟는 로마의 율법과 폭력자행된 비극을 보고만 있지 않겠다고 일어선 마리아골고다 언덕을 내려와 로마로 간다. 경찰이 막아선 청와대 저지선을 향해 간다. 「피에타상, 임백령」시집 뒤의 '후기(後記)'는 촛불집회 현장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마지막 '조선 팔도 길거리에 붙이는 방'에서는 남북화합과 인간이 대접받는 세상을 꿈꾸는 소망이 덧붙어 있다. <광화문-촛불집회기념시집> 다운 받기 한 번 클릭만 하면 시집 한 권을 다운받아 볼 수 있고 자유롭게 전송, 게재할 수 있다. 한 장 한 장 촛불집회의 감동을 되새겨보며 우리가 열망했던 정의와 국민주권의 가치를 되새겨봄직하다. 전창옥 시인은 동서문학으로 등단하여 시집 『서편문을 나서다』를, 임백령 시인은 월간문학으로 등단하여 시집 『거대한 트리』를 낸 바 있다. #촛불집회기념시집, 광화문, 전창옥, 임백령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