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결혼식

26살의 어린 나이에 결혼하는 후배가 멋지고 존경스러운 까닭

검토 완료

박승일(o72bak)등록 2017.04.17 17:26
<!--[if !supportEmptyParas]--><!--[endif]-->지난 주말에 후배의 결혼식을 다녀왔습니다. 이제 경찰관이 된지 한 달여 지난 새내기 경찰관입니다. 그 후배는 제가 근무하고 있는 경찰서로 발령받고 우연한 기회에 친해졌던 동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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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화요일 오후에 수줍은 모습으로 청첩장 한 장을 들고 제가 근무하는 사무실로 직접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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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게 너 벌써 결혼하는 거야?"라며 저는 놀라서 큰소리로 말을 꺼냈습니다. "네, 그렇게 됐습니다. 아는 분들이 많지 않지만 선배님께는 꼭 드리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라며 살며시 미소를 지어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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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사고(?) 쳤구나?"라고 저는 더 크게 목소리를 높였고 그 후배는 "그런 것은 아닙니다"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꺼낸 말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 많이 아프신데 지금 하지 않으면 불효자가 될 것 같아서요"라며 저를 보며 살며시 웃음을 지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때의 후배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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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너무도 제 자신이 바보 같고 미안했습니다. 후배의 그런 사정도 모르고 제가 사무실에 직원들도 많은데 큰소리로 이야기를 했던 제 자신이 너무도 부끄러웠습니다. 그나마 제가 그렇게 오해할 수밖에 없었던 핑계(?)를 댄다면 그 후배의 나이는 이제 겨우 26살 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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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결혼식 "후배야 정말 멋지고 너무도 존경스럽다" ⓒ 박승일


아무튼 그렇게 해서 후배의 결혼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무언가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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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며칠 동안 고민을 했지만 좋은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후배가 결혼을 하는 지난주 토요일 새벽까지도 그랬습니다. 새벽까지 잠을 자지 못하고 뒤척이다 텔레비전을 켰는데 누구나 알법한 연예인분이 가슴을 찡하게 울릴 만큼의 열창하는 모습을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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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연찮게 그분을 몇 달 전부터 SNS상에서 소식을 받아오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래서 너무도 무식(?)한 방법으로 그분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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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이러했습니다.

'○○○님 저는 평범한 남자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내일 후배의 결혼식이 있는데 이제 26살입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많이 편찮으셔서 뭔가 뜻 깊은 선물을 해주고 싶은 생각에 이렇게 메시지를 보냅니다. 저도 참 미친놈 같네요. 그래도 SNS가 이런 재미가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무식하게 말씀드리는거니 오해하지 말아주세요'라는 취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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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분으로부터 어떠한 회신도 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후회는 없습니다. 사실 전혀 알지도 못하고 일반적으로 진행하는 행사도 아니고 미친놈(?) 메시지 한통에 의견을 준다는 것이 이상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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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저는 무거운 마음으로 결혼식에 참석했습니다. 조금 일찍 결혼식장에 도착한 저는 후배와 인사를 나누고 주변을 서성이다 식장 안에서 제일 앞쪽에 외소한 몸으로 앉아계신 후배의 아버지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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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지쳐 보이는 듯 했지만 너무도 인자하고 행복한 모습이셨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저는 더욱이나 마음이 아파왔습니다. 그렇게 결혼식은 시작되었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너무도 아름답게 진행되었습니다. 만약에 제가 유명한 분을 축가로 모실 수 있었다면 후배에게도 비밀로 하고 현장에서 깜짝 선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저는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현장에서 후배의 친구들이 부른 김동률씨의 '감사'란 곡은 충분히 감동적이고 훌륭한 하모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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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들어 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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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선물도 하지 못한 저는 발길을 돌려야만 했습니다. 아니 제 자신만 큰 가르침을 얻고 돌아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저 후배의 상황이었다면 어떠했을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후배처럼 늠름하게 잘해낼 자신이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좋은 배우자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제야 알았습니다. 부모님께서 생각하는 자식의 결혼의 의미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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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 후배의 가족에게 기적이 일어났으면 하는 것입니다. 후배의 아버지께서 건강해 지셔서 손자도 보시고 그 손자가 커서 재롱을 떠는 모습도 보실 수 있기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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