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들의 군문제는 사회적인 이슈가 된지 오래다. 주요 대선 공약으로 군대관련 병사들의 월급이나 군복무 단축등이 매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는 것만 봐도 군대는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한 젊은이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 누구도 의무 입대를 원해서 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가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 젊은이들은 가장 빛나는 20대의 청춘 2년을 고스란히 저당잡힌다.
그러나 이런 희생에는 대가도 없다. 월급은 최저시급은커녕 거의 무의미한 수준에 불과하고 개인공간이 없는 탓에 업무가 끝나도 시달리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크다. 예를 들자면 직장 일과가 끝났는데도 일에 연관된 상사나 동료가 자신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심지어 여러명이서 함께 생활까지 해야한다.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속에서 군대 내부의 부조리를 이를 악다물고 참아내야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군대내의 불합리나 비리 문제는 아무리 개선하려 해도 매번 터져 나온다. 병사들의 인권에 대한 배려가 세계 최저 수준인 상황에서 병사들 스스로도 스스로를 존중하고 귀하게 여기는 것 조차 쉽지 않은 일이다.
유아인의 재검, 논란을 불러일으키다.
▲ 유아인의 병무청 재검, 논란을 일으키다 ⓒ cj e&m
유명인의 군입대 문제가 대두되면 사람들, 특히 남성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모두에게 의무인 일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피할 방법조차 없이 맞닥뜨려야 하는 암울한 현실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너무 쉽게 요행으로 피할 수 있는 일이 된다면 그처럼 불합리한 것도 없다. 상대적인 박탈감은 대중을 분노케 하는 가장 큰 도화선이다.
유아인의 군입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 또한 대중의 그러한 시선에 근간하고 있다. 유아인은 그동안 '소신발언'으로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몰고 다니는 스타였다. 거침없는 그의 발언들은 때로는 '사이다'였으나 때로는 '허세'라는 비난도 뒤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아인이 소신있는 배우로 인식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발언들이 사회적인 불합리에 대한 비판의식에 근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뷰건 시상식이건 할 것 없이 특유의 화법으로 이야기 하는 유아인의 거침없는 매력은 장단점이 있었으나, 많은 사람들을 끌어 당긴 것 또한 사실이었다. 뛰어난 연기력까지 겸비한 그는 다소 거침없어도 '재능 있는 배우'라는 평가를 받았고 이는 그의 가장 큰 무기이기도 했다. 실력 없이 목소리만 큰 스타는 아니었던 그의 배우로서의 행보는 단순히 그의 발언들을 허세라고 규정지을 수만은 없게 만들었다.
당당하게 자신의 소신을 가진 그이지만 군 문제만큼은 어쩐 일인지 매끄럽지 못하다. 그는 86년 생으로 한국 나이로 32살이다. 이미 군입대를 미룰 수 없는 나이인 것이다. 뜨거운 화두인만큼 인터뷰 등에서 군입대 질문은 있었고 그도 그동안 '당연히 가겠다'며 군입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러나 유아인은 재차 재검을 받으며 의혹을 증폭시켰다.
이미 30살이 넘도록 군입대를 미룬 것만으로도 일반 대중과는 비교할 수 없는 특혜라면 특혜다. 군입대를 합법적으로 미룰 수는 있지만, 30이 넘도록 미루기 위해서는 마땅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그에 대한 각종 서류작업이 있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군입대를 미루기 위한 방법은 대학원 입학이나 공무원 시험등,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평범하게 대학을 나와 취직을 하는 대부분의 남성들은 그런 이유를 만드는 것조차 쉬운일은 아니다.
유아인의 경우, 굳이 군입대를 미뤄야 할만큼의 사안이 뚜렷하지 않았기에 그가 군입대를 미룬 것에 대한 비난이 생겼다. 대중의 비난이 생겨나자 이 의혹에 대해 유아인측은 '골육종'이라는 병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여론은 다시 돌아설 수 있었다. 그러나 재검이 5차로 장기화 되자 논란은 다시 일어났다.
다섯 번의 재검, 과연 그는 '소신대로' 행동한 것인가
▲ '소신배우'로서의 이미지를 지키려면 군입대 문제 해결은 중요한 사안 ⓒ cj e&m
군입대 판정을 위해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누구나 받아야 하는 신체검사에서는 기본적인 시력이나 혈압 검사등은 이루어지지만 전문적인 검진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골육종이라는 병은 군대 신체검사에서는 발견될 수조차 없는 종류의 병이다. 골육종은 말 그대로 뼈에 발생하는 종양으로 악성종양과 양성종양이 있다. 악성종양이라면 말 그대로 뼈에 생기는 암이기 때문에 심각한 상황이지만, 양성종양이라면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유아인이 재검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골육종에 대한 진단서와 관련 서류를 지참해 제출했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이 아픈 상황이나 몸상태를 군측에 알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5차 재검이 뜰 정도라면, 골육종이 악성종양일 확률은 크지 않다. 악성이라면 당연히 군대를 갈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은 그렇게 명쾌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일 확률이 크다.
만약 양성 종양이라면 굳이 진단서를 첨부해 재검을 요청할 정도로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실제로 허리 디스크등의 여러 가지 병력이 있어도 관련 자료를 첨부하지 않으면 신체검사에서 1~2급 현역 판정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5차 재검까지 받은 것은 논란이 불거지자 "치료 받고 당연히 입대하겠다"고 밝힌 유아인의 입장과 다소 거리가 있는 행동이다. 치료를 받고 재검을 받는 방법도 있고 큰 문제가 아니라면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고 현역 판정을 받은 후 치료를 받는 방법도 있었다.
물론 현역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기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여의치 않았을 수는 있다. 그러나 요즘은 군대에 입대하고도 몸에 이상이 생기면 얼마든지 퇴소가 가능하고 치료가 목적이라면 군대를 연기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더군다나 유아인은 끊임없는 재검을 요청할 정도로 몸이 좋지 않은 상황속에서도 <시카고 타자기> (이하 <시타>)의 출연을 결정했다. 밤샘 촬영이 빈번한 한국 드라마 제작환경을 생각해 볼 때, 치료 대신 드라마를 선택했다는 것은 다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유아인은 주연으로서 가장 분량이 많고, 그만큼 체력소모도 크다. 군대를 미룰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면 당연히 치료가 우선이다.
유아인의 재검이 이슈화 될수록 상황은 좋지 않게 흘러간다. 대중은 그의 군입대 결과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고, 현역 판정이 나지 않을 경우 그가 '꼼수를 썼다'는 의혹마저 불러일으킬 수 있는 문제기 때문이다. 사실여부와는 상관없이 그런 분위기가 조성 되었다는 것은 그가 피하고 싶은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제 이 일은 모두의 관심 선상에 놓였다. 과연 유아인은 끝까지 '소신 배우'로서 자신이 가진 긍정적인 이미지를 지켜낼 수 있을까. 민감한 사안인 만큼 조속한 해결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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