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의 한자락에 봉하마을에 다녀왔다. 항상 가보고자 생각했으나 용기가 나지 않아 갈 수 없었던 그곳을 대선을 앞두고 가보았다. 서울에서 대략 4시간, 쉬지 않고 차를 달리자 저 멀리 봉하마을이, 부엉이 바위가 보였다.봉하마을에는 많은 차량과 인파가 있었다. 인파를 뚫고 묘소로 걸어가는 길, 바닥에 깔린 수많은 벽돌은 대한민국의 시민들이 얼마나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가가 새겨져 있었다. 그 길을 걸으며 과거를 떠올리자 우울함이 밀려들었다. 그리고 보게 된 노무현 대통령의 묘역. '대통령 노무현'이라는 글귀를 보자 슬픔에 더 이상 쳐다 볼 수 없었다. 슬픔에 고개를 돌리자 저 위에 부엉이 바위가 보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을 기억하고 있는 부엉이 바위. 그 바위를 보자 슬픔이 더욱 커졌다. 마지막을 기억하고자 부엉이 바위를 바라보고 있으니, 이윽고 부엉이 바위 옆에 한 점이 보였다. 점은 두 개, 세 개 계속해서 늘어났다. 무엇인가 하고 자세히 봤더니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동호회 회원들이었다.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픔이 가득한 공간에서 패러글라이딩이라니. 왜 이 장소여야만 하는가. 다른 곳을 찾지 않은 그들이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문득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글귀가 떠올랐다. 노무현이 꿈꾸던 세상이 이런 곳이 아닐까하는. 봉하마을에 내려간 노무현 대통령은, 그곳에 있던 주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생활했다. 자신의 생일을 함께 즐기고, 생태공원을 꾸미는 데 앞장서고. 시민들과 격이 없었던 그이기에 자신이 죽은 뒤에도 전직 대통령의 묘역이지만 시민 누구나 공원처럼 올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꿈꾸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고.'사람 사는 세상'이기에는 지금 이 사회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세대 간 갈등, 계층 간 갈등을 비롯해 저출산, 양극화 등 다양한 문제들이 '사람 사는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사람이기에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지만, 그래도 진정 사람 사는 세상이 되려면 우리 사회는 더 나아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내일이면 대선일이다. 사전투표로 인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고, 이제 내일 투표와 개표로 대한민국의 19대 대통령이 결정된다.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될 수도,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지지하는 후보가 될 수도 있다. 바라건대, 누가 되더라도 대한민국이 '사람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우리는 우리보다 앞선 대통령을 지녔던 것일지도 모른다.그리고 이제 우리 모두 앞으로 나가야 할 때다. 첨부파일 IMG_0752 (2).JPG #19대 대선 #사람 사는 세상 #봉하마을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