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판소리 다산 정약용 완판 공연-정약용을 다시 보게 되는 훌륭한 공연

소리꾼 임진택의 뛰어난 창작품

검토 완료

정호진(lifefarmer)등록 2017.06.12 20:10
창작판소리 다산 정약용 완판 공연
 
2017년 6월 8일 저녁 은평문화예술센터 숲속극장에서
창작 판소리 다산 정약용 완판 공연 프로그램이 있어 초대를 받아
마침 오랜 교분을 지닌 지기 최자웅신부님을 만나 함께 다녀왔다.
 
이 판소리는 지난 2월에 남양주에 있는 다산연구소에서의 초연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공연되는 아주 드문 기회였다.
그래서 그런지 시작 10분 전에 도착했는데도 극장 안의 좋은 좌석은
거의 다 차버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보러 왔다.

임진택님의 배경설명 창작판소리 다산 정약용에 얽힌 이야기 ⓒ 정호진


감동적이고 황홀한 날

주최 측의 추산으로는 400여 명이 참석했다고 하는데
그중에는 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중요 인사들만 소개를 했는데도
전직 장관이 3명 전직 국회의원이 3명이나 참석했고
그 외에도 다산을 좋아하고 판소리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더구나 이번 공연은 모두가 초대받은 사람들이라 무료입장인데다
판소리의 내용 전체와 인사말 등을 담은 소책자까지 무료로 주고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공연까지 선사해주니 일생 중요한 날에
큰 선물 보따리를 한 아름 받은 기분이 들 정도로 만족스럽고 황홀한 날이었다.

은평 역사한옥박물관장님의 인삿말 창작판소리 다산 정약용을 은평에서 공연하게 된 배경 ⓒ 정호진


창작 판소리 다산 정약용의 완판 공연이 이루어지기까지

이 판소리의 창작은 다산연구소의 박석무 이사장이 다산에 대해 쓰거나 번역한
자료에 기초하여 소리꾼 임진택이 창본을 하고
김봉준 화백이 무대 배경 그림을 그려주었고
소리꾼 임진택과 명창 송재영과 명창 이재영
고수 조영제와 고수 이규호 님이 공연에 참여함으로써 완판 공연이 이루어졌다.

명창 송재영님의 열창 1부를 맡은 명창 송재영님의 열창 공연중 ⓒ 정호진


창작 판소리 다산 정약용의 구성

창작판소리 다산 정약용은 1부 '풍운속으로'와 2부'유배지에서'의
큰 두 판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풍운속으로'에서는 정약용의 출생을 다루는 '영특한 아이 귀농'으로부터
청년 시절의 정약용, 정조와의 만남, 천주학을 접한 이야기,
정조가 한강을 건너갈 수 있도록 배다리를 설치한 이야기,
수원 화성의 설계와 축성, 암행어사로 활동했던 이야기,
정조의 화성 행차에 얽힌 이야기,
정조가 정약용을 동부승지로 제수했을 때 장문의 상소로 벼슬을 고사한 내력,
곡산부사로 부임하여 이계심의 관아 탈취사건을 다룬 이야기,
정조가 형조참의를 제소했을 때 반대파를 생각하며 끝내 고사하고
양주로 내려가 조용히 살고자 하였으나 정조가 죽은 후 신유옥사를 경험 하고,
신유옥사에서 풀려나 많은 이들이 처형당하고 형 정약전과 약용은
경상도와 전라도로 유배를 가게 되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명창과 고수의 호흡이 척척 명창 송재영님을 열창을 빛나게 장단을 맞춰주는 고수 조영제님 ⓒ 정호진


2부 유배지에서

2부'유배지에서'에서는
첫 유배지였던 경상도 장기에서 곤궁한 농어촌 사람들의 삶을 목격한 이야기,
황사영 백서사건이 터져 다시 체포되었다 제2유배지로 떠나는 이야기,
강진 주막 추운 골방에서 지내던 이야기,
막내아들 농아가 마마에 걸려 죽은 이야기,
강진 동문 밖 주막에서 4년을 보내며 병자들을 구휼 치료한 이야기,
천자풀이를 우리의 현실에 맞게 풀이한 아학 천자풀이,
아들에게 보낸 애절한 시 이야기,
강진 유배 7년째 드디어 다산 초당을 얻게 된 이야기,
사랑하는 부인이 보내온 다홍치마로 조각을 만들어
아들에게 훈계의 편지를 보낸 하피첩과 매조도에 얽힌 이야기,
흑산도로 유배 갔던 정약용의 둘째 형 정약전의 바다 생물학 책인 현산어보 이야기,
정약전의 죽음을 슬퍼하는 정약용이 통곡한 대목,
정약용이 쓴 책들과 유배에서 해배된 이야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열창중인 명창 이재영님과 고수 이규호님 2부를 맡은 명창 이재영님의 열창과 북장단을 맞추는 고수 이규호님 ⓒ 정호진


이 판소리의 특징

더구나 이 공연이 더욱 성공적이었던 이유는
1부가 명창과 고수의 판에 관객이 추임새를 넣는 정도였지만
특히 2부에서는 명창과 고수 외에도 관객들이 명창의 앞소리에 맞춰
뒷소리를 하는 장면이 세 번이나 나와서 열심히 참여할 수 있게 하니
공연의 분위기가 더욱 무르익어가고 흥이 나는 공연이 될 수 있었다.

다산연구소장 박석무님의 다산에 대한 설명 창작 판소리 다산 정약용에 담긴 내용에 대한 설명 ⓒ 정호진


3시간이나 걸리면서도 몇 대목을 건너뛰어야 했던 것이 아쉬워

저녁 일곱 시 반에 바로 안내와 인사말과 중요 인사 소개가 있었고
이어 8시가 되기 전에 본 공연이 시작되었는데도
1부와 2부에서 각기 2판 정도의 대목을 생략하고 넘어가야 할 정도로
시간이 빠듯해 끝나고 나니 밤 10시 30분이나 되었다.
 
그때까지도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자리를 뜨지 않고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아니리를 맡은 명창 임진택의 넉넉한 해학과 재담이 빛을 발했고
1부를 맡은 송재영 명창의 재치 있는 즉석 현장 판소리와
2부를 맡은 이재영 명창의 구성진 우리 가락과 매기고 받는 상호 공연이
관중들을 함께 호흡하며 몰입하게 만든 것 때문일 것이다.

소리꾼 임진택님과 시인 최자웅님과 함께 공연이 끝난 뒤 임진택님과 함께 기념 촬영 ⓒ 정호진


창작 판소리 다산 정약용 공연을 본 나의 소감
 
창작판소리 다산 정약용을 통해 내가 그동안 여러 차례 다산의 행사나
다양한 연구발표에 참여하면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없었던 다산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감동이 되었다.
 
몇 권의 책을 읽고 수많은 연구발표에 참석하는 것 보다도
더 큰 힘과 매력은 뛰어난 작품 구성에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판소리가 지닌 매력이 아닐까 싶다.

창작판소리 다산 정약용의 대본을 담은 책자 창작 판소리 다산 정약용의 대본과 인삿말 등을 담은 책자 ⓒ 정호진


다산 정약용은 2012년도 유네스코가
평등사상에 입각한 사회 개혁안을 제시한 창조적 학자로 인정하여
세계문화인물로 선정한 바 있다.
함께 선정된 인물이 사상가 장자크 루소와 작가 헤르만 헤세,
작곡가 드뷔시였으니 정약용이 얼마나 훌륭한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 제3회 공연이 속히 다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훌륭한 우리의 조상이자 세계가 문화인물로 칭송하는
정약용을 바로 이해하고 존경하고 따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생명누리)

덧붙이는 글 정호진의 블로그 몸건강 맘건강 세상건강에도 함께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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