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년 역사' 이라크 모술 이슬람 사원, IS가 파괴

IS, 이라크군 포위망 좁혀오자 '알누리 대모스크' 폭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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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yoonys21)등록 2017.06.22 17:20

이라크 모술의 알누리 대모스크와 첨탑 파괴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유적지 대모스크(이슬람 대사원)를 폭파하자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1일 (현지시각) IS는 이라크군이 모술 탈환을 위해 포위망을 압박해오자 모술의 '알누리 대모스크'를 폭파했다. 모스크를 상징하는 45m 높이의 기울어진 첨탑 '알아드바'도 함께 파괴했다.

이라크의 대표적인 성지이자 유적지인 알누리 대모스크와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진 '명물' 알아드바 첨탑은 12세기 말 건축됐다. 중동 전쟁을 비롯한 수많은 위기를 견뎌내며 800년 동안 자리를 지켜왔으나 IS의 공격에 무너지고 말았다.

알누리 대모스크는 지난 2014년 6월 모술을 점령한 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라마단(이슬람 금식 성월)을 맞아 신정 국가인 자칭 '칼리파 제국' 수립을 선포한 곳이기도 하다.

당시에도 IS는 알누리 대모스크와 알아드바 첨탑이 자신의 이슬람 교리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파괴를 시도한 바 있으나, 당시 모술 주민들이 인간 사슬을 만들어 목숨을 걸고 보호하기도 했다.

이날 IS는 알누리 대모스크를 폭파한 뒤 성명을 통해 미군 전투기의 공습 때문에 파괴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군은 "알누리 대모스크가 무너질 당시 미군의 공습 작전은 없었다"라며 "1,000% 거짓말"이라고 부인했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이라크군이 곧 모술을 완전히 탈환할 것"이라며 "IS가 알누리 대모스크를 폭파한 것은 패배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official announcement)"이라고 밝혔다. 

이라크군의 모술 탈환 작전을 이끄는 압둘아미르 얄랄라흐 중장은 "알 누리 대모스크의 불과 50m 앞까지 진격하자 IS가 폭파했다"라며 "그들은 이라크의 보물을 파괴함으로써 역사적인 범죄를 저질렀다"라고 비판했다.

IS는 이전에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시리아 팔미라 지역의 고대 로마 시대 원형경기장, 이라크 님루드의 기원전 아시리아 유적, 모술 박물관의 이슬람 유물 등을 파괴하며 국제사회의 공분을 일으켰다.

모술을 빼앗길 위기에 몰린 IS는 주민들의 탈출을 막기 위해 어린이를 인질로 잡고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다. 만약 어른들이 탈출을 시도하면 인질로 잡은 자녀를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는 것이다.

유니세프는 성명을 통해 "어린이들이 상상할 수 없는 공포는 폭력을 당하고 있다"라며 IS를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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