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특보의 벌언과 주권국거 대한민국 외교의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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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두현(mitbul)등록 2017.06.25 13:03
우리나라의 외교를 알려면, 조선 중기이후의 권력을 쥐었던 사림파들의 중화주의적 세계관부터 알아야한다. 고려말 조선초 정몽주,길재에서 시작 김종직,조광조로 맥을 이어온 사림파들은 조선중기 네 차례의 사화를 겪고도 살아남아 집권세력이 된다.
이후 당파간 정쟁 끝에 서인들은 인조반정을 일으켜 권력을 잡은후 곧 노론과 소론으로 갈라졌고, 성리학 근본주의 보수세력인 노론은 몇번의 부침을 겪긴 했지만 집권 보수세력의 핵심으로서 근 300년 가까이 권력을 누렸다.

이들 집권 보수세력의 외교는 어떠했던가. 경직된 성리학적 명분론에 사로잡혀 왜란때 조선에 출병한 명을 다시 조정을 만들어준 은혜, 재조지은의 나라로 떠받들며 북방의 신흥강국으로 떠오른 청나라 건국세력을 낮춰어 보고 명청사이에서 실리외교노선을 유지하던 광해군을 재조지은의 은혜를 배신하고 폐모살제를 한 패륜적 임금으로 몰아 축출하고 다시 명에 대한 사대주의 노선으로 복귀한다.
그 결과는 두차례의 호란이었고, 오랑캐라고 멸시하던 청의 임금에게 그 추운겨울날 머리를 아홉번이나 땅에 부딫혀야했던 치욕적 신하의 예를 표할수밖에 없었던, 삼전도의 굴욕이었다. 실력은 기를 생각은 않고 주전론,북벌론 같은 명분론을 내세우며 밑으로부터의 분출하는 개혁 의지를 억압해온 당연한 결과였다.
이후 이들 대부분은 친일 매국세력이 뒤었고 한일병탄 직후 일제로부터 작위와 포상을 받는다. 겉으로 내세웠던 충과효 등 성리학적 가치, 중화질서는 헌신짝처럼 버리고 친일매국노가 되어 자신들의 당파적,가문의 이익을 지키는데 매진했고, 백성들은 이들을 구차한 행태를 보고 경멸했고 이 무렵부터 '양반'이 욕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특보가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미국 전력자산의 한반도 전개와 한미 연합 훈련을 축소할수 있다'고 한 발언이 이른바 조중동과 보수종편을 중심으로 국익을 해치는 위험한 발언이라며 공격을 받고 있다.
생각하면, 1948년 정부수립 이후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외교다운 외교라는 게 없었다. 미국과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의 울타리 속에서 반공친미 외교노선을 한번도 벗어나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독립국가로서 온전한 군사작전권을 갖지 못한 나라가 독자적 외교를 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기 때문이다.

1972년의 7.4남북공동성명도 1970년 미국이 대만을 포기하고 중국가 수교하는 충격적 사태가 일어났지만, 동북아 냉전 외교질서가 일시적 무중력상태가 됨으로 해서 가능한 일이었고, 불과 1년도 안되어 남과북 모두 자기들의 체제를 강화하는데 이용되었고, 1975년 이른바 베트남 패망으로 남북은 다시 적대적 상태로 돌아갔고,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동서독 통일, 동유럽사회주의 체제 붕괴, 소비에트연방의 해체, 노태우 정권기간의 사회주의권 북방외교가 활발하게 전개 되었지만, 미국주도의 국제외교질서가 허용하는 범위를 넘어서지 못하였다.

역사는 되풀이되는 것일까. 조선개국이래 200년간 명이 주도하는 중화질서 속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조선이나, 1948년 이래, 미국이 주도하는 전후 세계질서에서 벗어나지 못한 대한민국이나 독립국가로서 독자적 외교행위를 하지 못했던 것은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늘 아래 바뀌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국제질서도 그렇다. 2차대전이 끝난뒤 40년 이상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미소냉전체제도 소연방의 해체로 허망할 정도로 무너졌고, 70년대 중반 이후 문화대혁명이 끝난뒤 개혁개방의 길로 나섰던 중국이 40년만에 미국 다음의 경제대국으로 부상, 곧 미국을 뛰어넘을 것이나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제질서과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주권국가 대한민국의 대통령 외교특보로서 국익을 위해 한 상식적 발언을, 나라를 망칠 망언이라고 공격하는 보수언론과 보수종편, 조갑제 등 소위 보수논객들과 국익만이 최우선인 냉혹한 외교전쟁에서 광해군을 몰아내었던 인조반정세력들의 심리상태는 서로 통하는 것은 아닐까.

새롭게 바뀌고 있는 국제질서에 적응하지 못하고, 망해가는 명나라에 대한 의리를 내세우면서, 낡은 성리학 근분주의와 중화주의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부국강병을 위한 개혁은 하지 않았던 인조반정 이후의 조선조 기득권 세력과 1948년 이래 70년간 낡은 반공 냉전질서와 친미외교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기득권 세력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 국제질서의 흐름을 애써 외면하는 세력은 결국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중심의 국제질서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냉전이 끝난지가 언젠데 여전히 반공친미외교논리를 벗어나지못하고 문정인의 특보발언을 공격하고, 문재인대통령의 외교를 위험하다고 공격해 대는 보수언론과 보수논객들에게 엄중히 말한다.
인조반정을 이후의 세상이 바뀐 것을 애써 외면하던 수구세력이 될 것인가. 국민들의 힘을 모아 당당한 주권국가로서의 실리외교를 펼칠 것인가.

이번의 문정인 특보의 발언 논란을 보면서, 광해군의 외교와 인조반정 이후 집권세력의 외교를 생각해 본다.
7년간의 처참한 왜란을 격은 뒤 왕위에 오른 광해군은 조선의 역대 임금 중에서 평가가 엇갈리는 임금이지만, 그의 명과 청사이의 외교정책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조정신하 내부의 동의를 끌어내지 못하고 비밀외교를 펼쳤다는것, 임진왜란 때 활약했던 의병장과 백성들의 힘을 제대로 정치에 반영하지 못했고, 전쟁 이후 고통을 받던 백성들의 지지를 받아내지 못했던 것 때문에 뚜렸한 한계를 보였고 결국 파탄으로 끝나고 말았다는 것을 문재인 정부는 반면교사로 삼아 국민들의 동의를 얻어내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외교는 결국, 국내정치의 연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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