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Pb) 범벅 체육공원에 수십만 운집하는 축제 개최 예정, 주최측은 쉬쉬하며 전전긍긍

대부분의 시민들 알지 못하거나 중금속에 무방비 노출. 익산시는 수수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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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만(nikita718)등록 2017.09.20 21:33
2016년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전국의 공공체육시설의 우레탄 및 인조잔디에 대한 유해성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지자체에 통보하였다. 이후 각 지자체들이 문제가 되는 시설을 개보수하고 철거하거나 교체 하는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 이해 반해 익산시는 유해성에 대한 결과를 통보 받은 후에 상식 밖의 아무런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익산시에 있는 체육시설 4곳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중금속이 검출되었고 일부에서는 75배가 넘는 납(Pb)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금속 기준치 초과 알고도 수개월째 방치, 어린이 대상 행사까지 열려

하지만 익산시는 이러한 사실을 통보 받고도 수개월째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거나 이용을 자제하는 등의 문구, 이용 제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기준치의 75배가 넘는 납이 검출된 체육공원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행사에 장소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아무것도 모른 채 납 범벅 운동장에서 해맑게 뛰고 땀 흘리며 뒹굴었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끔찍하기만 하다. 아직도 이곳에는 이용을 자제 하거나 제한하는 설치물 등의 문구나 현수막 한 장을 찾을 볼 수가 없다. 이런 사실은 이미 지역의 일부 언론과 시의원에 의해 알려졌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다른 지자체의 발빠른 대처와는 달리 익산시는 이런 사실을 알고도 수개월째 무책임하게 방치와 방임의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중금속 기준치가 초과 검출된 체육공원 중금속이 기준치 75배를 초과한 운동장에 어린이날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 나영만


익산을 대표하는 천만송이 국화축제장에 수십만 관람객 무방비로 중금속 노출될 판
문제가 되는 이 체육공원은 익산을 대표하는 국화축제가 열리는 장소로 매년 수십만의 관람객이 모여드는 곳이다. 10월 27일부터 열흘 간 진행되는 이번 행사도 그간의 중금속 오염 공원에 대한 익산시의 대처 추이를 보면 행사 장소가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올해 익산시 본예산에 '인조잔디와 중금속 체육공원 시설에 대한 시설 개선비용'이 일부 포함된 것으로도 확인되었지만 어떤 사유인지 시민들의 질문에는 '시설 개선하겠다'는 고장난 레코드같은 관계자의 답변뿐이다.
혹여라도 중금속 공원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관람객이 감소하거나 비난 등을 우려해 알리지 않는 것이라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 '중금속에 오래 노출되면 인지기능과 신경계에 악영향. 노후한 인조잔디와 우레탄 서둘러 걷어내야'
익산시 4곳의 체육시설에서 납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하였고 이 중 익산중앙체육공원, 쓰레기소각장 운동장은 기준치의 75배가 넘는 납 성분이 검출되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표식도 통제도 없어 정보와 건강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노약자 어린이들이 무방비로 노출, 방치 되고있다.

우레탄이나 인조잔디에서 검출되는 6가크롬 등의 중금속은 EU가 발표한 특정 위험물질 중 하나로 강한 독성으로 기관지염, 아토피, 폐암 등을 유발하거나 눈, 피부, 신장, 간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유해성이 매우 높은 물질이다. 특히 납 성분은 어린이들의 두뇌와 행동발달 장애의 원인이 되며 성인에 비해 흡수력이 4~5배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린이 이용 시설물이나 장난감 등의 사용에 그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되는 이유일 것이다. 어린이나 노약자와 같은 취약자들에게는 중금속 흡수정도와 축적 척도를 좀 더 보수적이고 강력하게 적용하여야한다.

뒤늦은 감 있지만 신속한 조치 필요
익산참여연대가 지난 5월 전라북도교육청에 신청한 [도내 초중등학교의 우레탄. 인조잔디의 유해성에 관한 정보공개 결과] 자료에 따르면 전북교육청은 정부의 유해성 검사 이후 1년 여 만에 중금속이 검출된 도내 학교시설의 우레탄 트랙이나 인조잔디를 모두 교체하고 검출되지 않은 인조 잔디도 마사토 등으로 교체 계획 중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유해성 기준이 뒤늦게 정해(KS 기준 제정-2011년 4월)지면서 일부 아이들이 오랜 기간 중금속에 노출되는 상황이 발생 하였다는 점은 아쉽지만 피해를 최소화 하려는 의지와 발빠른 대처는 피해의 최소화에 대한 의지표현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악취와 환경문제 등으로 삶을 터전 등지는 사람들
익산은 중금속 체육시설 문제 외에도 악취와 미세먼지 등 여러 환경문제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 한 마을 주민들이 마을 주변의 유해시설로 인해 수십 명이 암에 걸려 10여명 이상이 사망하고 9명이 투병 중이며 지금도 투병 도중 사망하는 사람이 이어지고 있다.
이 마을의 암 발병률은 전국 평균의 40배가 넘는다.

중앙정부에 청원서를 제출하는 마을 주민들 집단 암 발병 마을 주민들이 중앙정부에 역학조사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 나영만


또 석산 개발 이후 폐석산에 발암물질을 포함한 불법 폐기물 매립으로 인해 인근 농경지와 주택가에 심각한 오염을 일으키고 있기도 하다. 또 여름철 익산 시청 민원 게시판에는 악취로 인한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악취의 종류도 다양하다. 공단 인근의 플라스틱이나 타이어 타는 냄새, 암모니아 냄새, 가축의 분뇨 냄새 등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은 악취 민원 내용이 시 홈페이지게시판을 도배하다시피한다.

이와 관련하여 시 관계자는 악취원인 해결에 한계를 시인하는 기자회견을 하기도했다. 이뿐 아니라 익산의 미세먼지와 초민세먼지 농도는 오래 전 부터 전국 최고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고기 떼 죽음 마을 인근의 공장에서 흘러나온 폐수로 떼 죽음 당한 물고기 ⓒ 나영만


사정이 이렇다보니 얼마 전 익산참여연대가 익산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악취와 미세먼지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10명 중 7명 이상이 악취와 미세먼지 등의 고통으로 익산을 떠나고 싶다'는 응답을 하였다.

실제로 30만 명을 웃돌던 시민들은 익산시의 적극적인 전입 정책과는 달리 최근 몇 달 간 수백 명이 삶의 터전을 등지고 타지역으로 이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초반 33만을 훌쩍 넘어 호남 3대도시를 자랑하던 익산시도 이런 추세라면 올해 안에 30만 붕괴가 초읽기다. 악취와 환경오염 등 타의에 의해 행복추구권을 침해 받고 구속당하는 일은 없어야한다. 사회적 약자가 당하는 피해와 고통은 더욱 힘겹다. 이들의 고통은 고스란히 우리의 몫으로 되돌아 올 것이다.

관리와 편리의 효율성만 따지다 꼼꼼하지 못한 행정으로 정작 예산낭비 행정불신의 이중고
악취와 폐기물, 중금속 등으로 오염된 시설물 등으로 일어난 일련의 사태들은 결코 일시적인 우연이나 환경만을 탓할 것이 아님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관리와 편리의 효율성을 우선시함으로 도리어 예산을 낭비하계 되는 사례를 돌아봐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공공시설에 설치된 체육시설뿐 아니라 사설 운동장을 포함한 어린이 놀이시설에 대한 중금속 전수 조사와 그 결과를 시민들에게 상세히 공개하고 즉각적인 안전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문제점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설치될 체육시설에 대한 관리계획과 철저한 설치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유해물질 검사기준은 납·카드뮴·수은·6가크롬 등 4종류이지만 앞으로 선진국 기준의 30종으로 강화되면 또 다시 유해성 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관계당국의 조속한 처리와 관리, 철거와 보수 이후의 지속적인 관리와 관계자 책임을 포함한 근본적인 대책도 체계적으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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