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광주지검 있을 때부터 '정치' 꿈꿨다"

[인터뷰] 여운환, ‘모래시계 검사’ 홍준표를 쏘다 2부-②

검토 완료

구영식(ysku)글·사진소중한(extremes88)등록 2018.01.08 14:35

여운환 아름다운컨벤션 대표가 지난 10얼 25일 광주의 한 호텔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소중한


"전국에 조폭이 직접 운영하는 슬롯머신장은 없었어"

- 호텔과 슬롯머신 사업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나?
"내가 1976년부터 사업을 해왔고, 우리집이나 처가 다 부유한 집이었어. 살림들이 넉넉하고 다 유지였지. 내 사업에 직접적으로 큰 돈을 지원해주지 않았지만 대출받을 때 보증을 서서 대출받아서 쓸 수 있는 여건은 충분히 됐어."

- 슬롯머신 운영 수익은 어땠나?
"아주 괜찮았어. 투자 대비 수익이 굉장히 높았지."

- 당시 슬롯머신 사업 자체는 합법이었나?
"아주 합법적이었다. 나라에서 정식으로 허가해준 사업이었어."

- 당시 슬롯머신사업은 조폭들이 하는 사업으로 인식돼 있었다.
"젼혀 아니여. 홍준표가 정말 나쁜 사람이야. 홍준표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슬롯머신이 없어졌어. 마치 슬롯머신 수익이 조폭들 운영자금으로 빠져 나가지 않냐 이렇게 얘기하는데 대한민국에 조폭이 관광호텔 슬롯머신을 운영하는 데는 거의 없었어. 내가 아는 한 그래.

김태촌이 슬롯머신장을 운영했다는 거는 처음 들어봐. 정덕진이 김태촌에게 조금 지분을 줬는지 관리권을 줬는지는 난 모르겠어. 슬롯머신 운영과 조폭은 별로 관계없어. 글고 폭력배가 그럴 큰 돈이 없어. 슬롯머신장을 하나 만들려면 그때 돈으로 15억 원 정도 들어. 지금 돈으론 100억 원 정도 되는 돈인데. 이런 돈을 어떻게 폭력배가..."

- 슬롯머신을 조폭이 직접 운영하지 않더라도 조폭을 끼고 한다는 사회적 이미지가 있었다.
"그때 사회 분위기를 틈타서 그걸 소설로 만들었어. (노태우 정부의) 범죄와의 전쟁이 시작되면서 조폭 두목들이 엄청나게 구속됐어. 그 사람들 중에 슬롯머신장과 관련된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근데 만들어분 거여. 나도 호텔 운영하면서 슬롯머신 했을 거 아녀? 조폭은 돈이 없어서 못해. 글고 조폭이 호텔영업 뭘 봐주나?"

- 조폭이 슬롯머신장을 직접 운영한 적은 전혀 없었다?
"없었다고 알고 있고, 실제로도 없었어. 호텔에 낼 보증금이 없어. 글고 호텔 주인이 안해줘. 그때는 법이 없었나? 사람이 다른 건 몰라도 자기 먹거리에는 민감해. 조그마한 꼬마도 자기 입에 물고 있던 사탕을 빼앗긴다 하면 난리를 칠 것인디 어떤 모질이가 자기 먹거리 빼앗아 가는 것을 그냥 놔두겠나?"

- 그럼 주로 누가 슬롯머신장을 운영했나?
"호텔에서 직영하는 경우도 있고. 슬롯머신장 때문에 작은 호텔이 많이 생겼어. 슬롯머신장은 그 여건에 맞는 사람들이 한 거야. 게임기를 잘 아는 사람들. (슬롯머신계의 대부라는) 정덕진이나 정덕일이가 깡패여? 그 사람들 깡패 아니잖아? 그 사람들이 전국에 슬롯머신장을 몇십 개 했다는 거 아녀? 그렇다고 그 사람들을 깡패라고 할 순 없잖아. 그 사람들을 깡패한테 돈을 대준 사람이라고 검찰이나 홍준표가 만들었지만 깡패로는 못만들었잖아. 용돈줬다고 처벌은 안 됐잖아."

- 홍준표는 '슬롯머신사업 = 조직폭력 = 검은 돈'이라는 논리를 폈다.
"결국 본인을 '모래시계 검사'로 둔갑시키지 않았나? <모래시계> 드라마를 보면 슬롯머신을 넘어서 카지노가 나오는데 그것은 드라마일 뿐."

"정 안되면 야당으로 가서 정치한다고 하더라고"

- 정덕진 형제와는 아는 사이인가?
"얼굴은 알지만 나랑 앉아서 커피 한 잔도 마신 적 없어."

- 정덕진 형제가 슬롯머신계의 대부라고 할 정도로 슬롯머신을 많이 운영했으니 이름은 알고 있었겠다.
"당연히 이름은 알고 있었지."

- 홍준표는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간 다음에 정덕진 형제를 수사했다. 이것은 당신 사건을 수사한 경험이 중요한 바탕이 된 것 아닌가?
"나를 실험한 거여. 정덕진은 모르겄지만 박철언은 그대로 한 거라고 보면 돼. 언론플레이하고 경찰들 몰고 다닌 것이. 그리고 경찰들 특진시켜준다고 큰소리치고 당연히 그 경찰들도 검사 비위 맞추고. 검사를 따라 댕기니까 검사 권력도 알고, 그러니 경찰에서도 무서워했어.

홍준표가 내 체포에 일계급 특진을 걸어부렀어. 특진이 자기 똘마니 경찰들 부리는 수단이여. 경찰한테는 일계급 특진이 얼마나 큰가?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서 나를 잡아넣고, 자기 수발했던 친구를 일계급 특진시켰잖아. 근데 난 국제PJ파 두목에 관한 한 다 무죄받았잖아. 판결문에는 두목이 아니라 호구인데, 호구한테 일계급 특진을 걸 리 없잖아. 그런데 두목이라고 일계급 특진 시켜주고 당시 일계급 특진한 놈은 다 반납해야지."

- 홍준표와 엮이기 전까지만 해도 그냥 잘 나가는 젊은 사업가였나?
"내가 홍준표한테 얘기했어. '검사님이 아주 좋아한 검사장님이나 차장님이 나가서 변호사 하고 있으면 대우 안해줍니까? 존경할 만한 분이면 대우해줄 거 아닙니까? 저 역시 사회에 나와서 사회생활 잘하고 사업으로 승승장구하면 나하고 어울렸던 애들한테 롤모델이 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내가 하지 마라고 해도 와서 인사할 애들입니다. 국제PJ파만 있겠습니까? 어제까지 칼부림한 국제PJ파 반대파 애들도 나한테 인사할 겁니다. 그동안 국제PJ파가 얼마나 많은 싸움을 했습니까? 내가 우두머리면 나도 상처 한 번 내려고 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런데 나는 어디 가서 뺨 한 번 맞아본 적도, 욕 한 번 얻어먹어본 적 없습니다. 그러면 저는 국제PJ파와 관련 없는 거 아닙니까?' 그랬더니 홍준표가 '여 사장 깨끗이 살았습디다. 사람들한테 다 들어봐도 그럽디다'라며 웃더라고. 그건 또 뭐냐고?"

- 자, 이제 홍준표 얘기를 시작해보자. 홍준표는 1991년 3월 광주지검 강력부 검사로 왔다. 홍준표가 서울에 있다가 광주로 내려온 이유를 아나?
"자기가 무용담으로 얘기하더라고. 서울남부지검에 있을 때 (전두환 대통령의 친형인) 전기환 사건을 했다고. 그런데  검찰총장 등 압력이 막 들어왔다고 해. 내가 그때 홍준표가 한말을 잊어먹도 안해. 내가 이종남이 누군지 알겠어. 홍준표가 얘기했으니 알지. 근데 압력들이 들어왔는데 굴복하지 않아서 쫓겨났다고 하더라고."

- 1988년 노량진 수산시장 비리로 전두환 친형(전기환)과 사촌동생 등이 구속됐다. 이들이 노량진 수산시장 경영권 교체와 시장 상인들의 좌파 배분 문제에 개입해서 이권을 챙긴 권력형 비리 사건이었는데 실세들은 건드리지 못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그렇게 들어서 알고 있어."

- 홍준표 본인 말로는 그 사건을 수사한 괘씸죄로 광주로 좌천됐다고 했다.
"그러더라고. 자기가 그 사건을 했는데 누구의 빽도 안통하니까 자기를 광주로 보내부렀다고. '정 안되면 야당으로 가서 정치한다'고도 했어. 지가 옷벗으면 야당으로 간다고. 근데 바로 서울로 올라갔제."

- 실제로 나중에 야당이던 꼬마민주당 사람들이 홍준표를 영입하려고 자택까지 간 적이 있다고 들었다.
"난 전혀 모르는 일이지."

여운환 아름다운컨벤션 대표가 지난 10얼 25일 광주의 한 호텔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하는 도중,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있다. ⓒ 소중한


"그때 골프치는 평검사는 없었지만 홍준표는..."

- 그때까지만 해도 홍준표가 외압을 이겨낸 '원칙에 충실한 검사' 이미지였겠다.
"내가 (검사실에서) 홍준표와 2시간 남짓 얘기했는데 자기 이야기만 해. 자기 이야기만 하니까 내가 (사실 여부를) 확인할 길도 없고. 홍준표가 그랬다고 하니까 그렇다고 생각했제. 그때까지만 해도 홍준표를 잘 몰랐어. 그렇게 음흉하고 파렴치한 사람인지는 꿈에도 몰랐어. 방송에 인터뷰가 나오고 해서 별난 놈인갑다고 했지. 근데 관심은 없었어."

- 홍준표가 당시 광주·전남지역 건설업체들의 입찰 담합 비리사건을 수사하고 있었다.
"그래서 유명해졌지."

- 그 수사 때문에 광주·전남지역 건설업체 사장 등 사업가들 사이에서 유명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홍준표를 어떻게 평가했나?
"두 가지 분위기가 있었어. 일단 그래도 홍준표가 그 사건을 잘했다고 보는 거야. 그러니 나도 홍준표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어. 다만 홍준표와 친해져야 할 이유나 필요가 없었을 뿐이야. 또 나는 건설사 사주도 알고, 구속된 입찰 담당 임원도 알잖아. 광주가 지금은 이렇게 커져서 골프장도 많이 생겨서 이제는 거기 가도 아는 사람이 없어. 근디 예전엔 골프장에 가면 80%가 아는 사람이여. 홍준표가 그런 수사를 해서 홍준표가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좋은 생각을 가졌어.

하지만 우리가 아는 사람들을 많이 구속했는데 친한 체 할 수 없는 처지잖아. 그 전부터 홍준표와 인연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홍준표가 공공의 적이 돼 있는데 내가 거기서 홍준표에게 접근해서 친분을 가질 만한 분위기가 아니었어. 그러니까 백남중이 나를 골프장에서 만났을 때 멎쩍었던 거여. 그때 내가 속으로도 그랬어. '뻔히 욕얻어먹을 일인디, 저것도 권력이라고.' 골프 접대를 홍준표가 했겠어? 다 백남중 지 돈으로 했겄제."

- 이미 검사시절부터 '돈키호테'라는 평가가 있었다.
"홍준표가 별난 사람이라고는 생각했제."

- 홍준표를 처음 만난 장소가 골프장 클럽하우스였다고 했는데.
"골프클럽이었지만 나는 홍준표 얼굴을 못 봤어. 건설폭력을 수사해서 광주를 요란스럽게 만든 사람이니 이름은 알고 있었는데 홍준표 얼굴은 모를 때여. 그래서 골프장에서 얼굴을 봤을 때 몰랐어. 백남중이 홍준표가 왔다고 얘기하니까 그때서야 안 거지. 홍준표 얼굴을 본 거는 그 이후 검사실에서 두어 시간 얘기한 때였어."

- 홍준표도 골프치러 왔을 텐데 그때 그의 신분은 평검사였다. 당시 평검사가 골프를 치는 게 일반적이었나?
"그때 골프치는 평검사는 없었어. 부장 검사 정도나 쳤지. 판사가 골프치는 거는 봤어. 근데 검사 조직은 상당히 위계질서가 강하더라고. 그래서 골프를 치려면 막 눈치보고 그랬제. 그런데 홍준표는 안 그랬어. 그러니까 홍준표가 튀는 놈이라는 소문이 쫙 놨지. 누가 홍준표하고 룸살롱을 갔는데 안주를 좀 늦게 가져온다고 안주 접시를 바닥에 쳐불더래. 쌍욕을 하면서. 그렇게 하고 맥주병 묶어놓은 것도 발로 차불고.

글고 가기 싫은디 자기 집 가자고 했대. 광주신역 앞 코리아나호텔 안에 있는 룸살롱에서 술을 먹었는데 늦은 저녁시간이었대. 그런데 집에 가자고 해서 갔더니 자기 마누라를 하인 취급하면서 쌍욕을 했다고 하더라고. 결혼 스토리를 얘기하는데 마누라가 부끄럽다고 얘기하고. '야 이 년아' 하면서 뭐 갖고 오라고 하고. 거긴 간 사람이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했어."

"룸살롱 한 번 안 가고, 부인을 무서워한다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검사 시절. 이 사진은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것임을 밝힙니다. ⓒ 홍준표 페이스북 갈무리


- 기자들한테는 검사 시절 한 번도 룸살롱에 간 적이 없다고 했는데.
"완전 거짓말이야. 룸살롱도 자기가 막 가고 싶어서 가진 않았을 거야. 검찰 선배가 가자고 하면 어쩔 수 없이 가고, 부 회식할 때도 가야제, 안갈 수 있어? 룸살롱에 몇 번 간 걸로 알아."

- 저녁 12시 넘어서 들어가면 부인이 문을 안 열어줄 정도로 무섭다고 얘기했는데.
"그것도 완전 거짓말이야. 그것은 정말 정말 거짓말이야."

- 당시 홍준표랑 같이 골프치러 온 사람들은 누구였나?
"백남중하고 박승조 내과 원장. 박증조 내과의 원장은 홍준표가 살던 506호 주인이라고 들었어. 그리고 건설회사를 하던 정아무개씨도 있었지."

- 같이 골프 치러왔던 백남중은 서방파 김태촌의 직계 후배이자 부두목급으로 활동한 사람 아닌가? 홍준표의 자서전에서는 '백 사장'이라고 나온다.
"지금도 서울서 그렇게 살제. 어디 가서 김태촌이 직계라고 하면서."

- 백남중도 손을 씻은 조폭 출신 사업가인가?
"그때는 그렇지. 근데 '김태촌 후배'라고 하고 다녔어. 광주 교도관 칼부림 사건이 있었어."

- 백남중이 교도관을 찔렀나?
"그래서 징역을 3년인가 살고 나왔제."

- 홍준표도 그런 조폭 출신 사업가랑 어울린 셈이다.
"홍준표도 백남중을 잘 알지. 김태촌 후배인지 알고 우리는 그런 놈들은 무시해불고. 근데 홍준표는 광주에 와서 백남중 하나 건졌다고 자랑하고. 물론 사탕발림용이었겠지만." 

- 홍준표는 어떻게 백남중과 알게 된 것인가?
"나는 모르지."

- 그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는 홍준표을 대면하지는 않았나?
"안 했지."

- 홍준표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여운환이 먼저 인사하자고 했다"고 적었다.
"그럼 내가 가야 했을 거 아녀? 아니면 '왜 오라고 하냐?'고 했든지. 그런데 그렇게 거짓말을 하는 거여."

- 홍준표의 자서전을 보면 "여운환은 깡패입니다. 그는 깡팬데 어떻게 검사가 깡패와 인사를 합니까?"라고 말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왜 말이 안 맞냐? 백남중은 그 유명한 김태촌의 직계 후배여. 글고 백남중은 그때 징역 살고 나온 지 오래 안됐을 때여. 교도관 칼부림 사건으로. 내 기억으로는 김태촌의 지시를 받고 교도관을 찔러서 중형을 받은 친구여. 그런 사람하고 자기가 어깨동무하고 골프치고 놀고 댕겼어. 백남중이는 깡패라고 안 보고. 백남중이 깡패가 아니면 뭐여?"

골프 클럽 하우스에서 홍준표를 만났지만...

- 그럼 백남중이 먼저 '홍준표 검사가 있으니 인사하라'고 한 것인가?
"우리가 클럽하우스에서 만났어. 만났으니 서로 인사하지 않았겠나? 나와 백남중은 오다가다 자주 보니까. '어, 왔는가? 누구랑 왔어?' 이게 인사여. 진짜 누구랑 왔냐고 알고 싶어서 물은 게 아니라. 그때 홍준표의 위치가 사람들한테 주목받을 때 아녀? 근데 그 많은 사람들을 구속한 홍준표를 수발하고 다니는 게 (지역에서는) 아주 떳떳한 거는 아니잖아. 그리고 백남중이 내 성격을 잘 알아. 검사나 홍준표를 싫어한다는 게 아니라 그런 이율배반적인 행동(지역 사업가들을 구속시킨 검사와 골프치고 다니는 것 - 기자 주)을 싫어한다는 것을. 그러니 나한테 좀 멋쩍었어.

백남중이 홍준표, 박승조, 정 사장 등이랑 왔다고 설명하더라고. '그렇게 왔능가? 운동 잘 하소.' 그리고 각자 앉지 않았겠어? 나는 내 일행과 밥 먹고 있는데 백남중이 온 거여. 백남중이 와서는 '친구, 홍준표 검사랑 인사 한번 나누소, 자네 얘기했네'라고 해. 내가 아주 친한 친구면 거절하기 어려웠을 텐데 그렇게 무게를 안 두는 친구였어. 지는 나를 어려워라 했지만. 그래서 내가 '다음에 하세' 그랬어. 그니까 두 말도 못하고 가불었어.

나도 기관장, 정보과장 등이랑 앉아서 밥 먹고 있었거든. 그런데 검사가 오라고 한다고 뽈딱 일어나서 밥먹다 말고 인사하고 오면 나를 뭣으로 보겄소. 내 자존심도 있는 것이지. 그래서 홍준표가 무지하게 기분 나빴을 거여. 내가 검찰 부장도 알고, 차장도 알고 한다는데, 홍준표는 '나를 졸로 보는구나' 했을 것이여. 그렇게 생각할 사람이여."

- 그럼 그때에는 특별히 인사를 안했나?
"그날은 분위기가 그랬어. 기관장 등과 밥을 묵다가 내가 밥 숟가락을 놓고 뽈딱 가서 인사하기 그랬다고. 백남중이 무게가 있었으면 거절 못하고 갔을 거야. 근디 자기 친구나 후배들은 다 구속돼 갖고 있는데 홍준표를 따라 다니며 수발하는 게 내 눈에는 안 좋아 보였어."

- 그럼 이후 홍준표 검사실에서 처음으로 대면했나?
"그러고는 나중에 통화했지. 이병직 계장이 전화해서 나하고 통화를 연결해줬어. 그래서 만나기로 했는디 그날 느닷없이 장소를 바꾼 거여. 내가 사무실(검사실)까지 가서 만날 일은 없다고 하면서 거절해부렀제. '자기 만날라고 목욕까지 했는디 검사라고 기고만장하네?' 어려서부터 검사였던 형 친구들을 많이 봤고, 나도 광주지검 차장, 부장을 알고, 광주 기관장들도 만나면서 사는데."

- 남충현 부장이  홍준표를 만나보라고 하지 않았나?
"그 전부터 남충현 부장이 만나보라고 했지. 홍준표에게도 두세 차례 얘기다했고. 홍준표가 뭐할라고 나를 만나자고 했겠나? 자기 부장이 말하니 그걸 깡그리 무시할 수 없었겠지. 근데 내가 자기를 빈정상하게 했잖아. 선물줬다가 잘못 전달했다고 가져가불고, 골프장에서 인사도 안하고, 만나자고 약속을 정했다가 다음에 만나자고 했다고 해서 그런 일 없다고 했고. 이러니 빈정상했을 거 아녀? 자기한테 내가 자세도 안 낮추고 말이여. 그런데 자기 부장이 나를 만나보라고 하니 안 만날 순 없고. 또 내가 광주에서 잘 나간다고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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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부-③] "홍준표는 딱 소설가 어울리는 사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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