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자 의식 구경한 강호동이 조폭이여?"

[인터뷰] 여운환, ‘모래시계 검사’ 홍준표를 쏘다 3부-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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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식(ysku)글·사진소중한(extremes88)등록 2018.01.08 14:37

여운환 아름다운컨벤션 대표가 지난 10얼 25일 광주의 한 호텔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하는 도중, '일본 야쿠자 의식 참석설'을 반박하기 위한 판결문을 내보이고 있다. ⓒ 소중한


"야쿠자 의식 구경한 강호동이 조폭이여?"

- 그때 민속씨름협회와 조폭들이 같이 엉켜 있었나?
"같이 있었제. 부산 조폭들."

- 일본행의 원래 목적은 야쿠자 의식 참여가 아니었나?
"아니제. 오사카에서 민속씨름대회가 열렸당께. 거기 남진이 초청가수로 초청을 받았어. 캐라(출연료)를 받고."

- 그럼 공연과 별도로 야쿠자 의식이 열린 건가?
"가수 공연은 씨름협회 쪽에서 하는 거고. 중간중간에. 야쿠자 의식은 점심식사하는 자리에서 있었어. 개그맨 강호동이 씨름선수 아녀? 강호동이 거기 앉아 있었당께. 근데 채널A가 개국한 날 강호동이 야쿠자 행사에 참석했다는 것을 방송에 내보면서 조폭하고 관련이 있는 것처럼 보도했어. 결국 채널A가 정정보도하고 사과하고 난리났어. 그거 구경하려고 앉아 있었다고 강호동이 조폭이여?"

2011년 12월 1일 개국한 <채널A>는 당일 뉴스에 강호동이 23년 전 일본의 야쿠자 모임에 참석했다는 독점 영상을 보도했다. 강호동 측은 악의적인 왜곡보도라면서 즉각 해명했다. ⓒ 채널A


- 그때 일본 야쿠자쪽에서 그 의식에 씨름협회 임원이나 선수들, 일반 사람들까지 초청했다는 건가?
"아니여."

- 일본 야쿠자쪽에서 초대해서 간 것인지 아니면 그냥 우연히 점심 자리여서 갔는데 그 자리에서 결연식이 열린 건가?
"한국쪽에서는 씨름협회 관계자, 선수, 장내아나운서 등이 갔어. 글고 우리는 알도 못하는 이강환쪽(부산 칠성파) 사람들이 갔고. 우리는 당연히 점심자리로 알았어. 그날은 점심이 거기서 마련된 거여. 일본은 다다미방이잖아. 근데 거기서 결연식을 한다고 하니까 구경났다고 구경한 거여."

- 일반인들도 구경할 수 있는 의식이었나?
"구경할 수 있는 의식이제."

- 비밀스럽게 하는 게 아니고?
"아니었어. 이강환이랑 그 사람(일본 야쿠자)들의 결연식인데 씨름선수랑 우리는 다 들러리였어."

- 그것이 야쿠자 의식이란 것은 알았나? 
"식당에 들어갈 때부터 사카즈키 의식을 한다고 하더만. 그래서 '사카즈키가 뭐다냐?' 물어봤어. 그랬더니 즈그끼리 하는 동업자 의식이라고 하더만."

여운환 아름다운컨벤션 대표가 지난 10얼 25일 광주의 한 호텔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소중한


왜 '전라도 이사 여운환'이 됐나?

- 그게 일종의 결연식인가 환영식인가?
"이강환씨 하고 오사카쪽 (야쿠자) 한 사람하고 둘이 (의형제를 맺는) 결연식을 했어."

- 칠성파 두목 이강환과 일본 야쿠자조직인 가네야마 구이의 두목인 가네야마 고자부로와 의형제를 맺은 건가?
"누군지는 알 수 없고 암튼 둘이 의형제를 맺는 거였어."

- 이전부터 이강환을 알았나?
"나는 모르는 사람이제."

- 일본에 가서 처음 만난 것인가?
"그때 남진형이 처음 소개를 시켜줬어. 우리는 이강환 이름 정도만 알고 있었지. 워낙 유명한 양반이었으니까."

- 그때 야쿠자 의식에 참석하자고 제안한 사람이 누구였나?
"제안한 것이 아니여. 아침은 호텔에서 먹잖아. 점심은 식당에서 하고. 나는 한번씩 남진형 따라가서 같이 자리하기도 했어. 근데 그날 점심은 오사카 교민들이 마련했다고 가자고 하더라고. 혼자 개인행동을 할 수 없으니 갔지. 가서 보니 결연식을 한다고 하더라고. 이거는 돈 주고도 못볼 구경이니까 당연히 구경이나 하자고 다들 그랬어."

- 그니까 공교롭게도 그날 그 식당에서 그 결연식이 열린 거네.
"자기들끼리는 거기서 한다고 해서 그 장소를 빌렸겄제. 거기 간 사람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나하고 같은 마음(돈 주고도 못볼 구경이니 구경하자는 마음 - 기자 주)이었다고 생각해."

- 당신은 '광주전남 여운환'이라고 썼는데 일본 야쿠자 쪽에서 '전라도 이사 여운환'으로 고쳐 붙였나?
"한자로 '전남·광주'라고 썼는데 전주 사람도 있고 하니까 '전라도'라고 쓴 거지."

- 근데 왜 이사라고 쓴 건가?
"일반 사람인께 이사라고 썼겄지. 나 말고도 여러 사람들을 이사라고 썼었어."

- 구경온  사람들이면 굳이 그런 명찰을 쓸 필요가 없지 않나?
"사람이 너무 없으면 좀 그러니까 사람들을 다 앉혀 놨어. 나를 그냥 너무 헐겁게 일반사람으로 대하긴 그래서 '이사'라고 쓰지 않았을까? 그래도 내가 남진형이랑 같이 온 사람이고, 광주에서 잘 나가는 사람이라고 소개도 하고, 옛날 건달 출신이라고 누가 하니까 그렇게 분류했던 것 같아."

- 그러면 거기 참석한 씨름협회 임원들이나 선수들도 이름을 적었나?
"적었던 것으로 알아."

"식칼 전달 사건과 야쿠자 비디오테이프, 완전히 성공했어"

- 강호동도 우연히 그 의식을 구경한 건가?
"강호동도 씨름선수로 왔지. 근데 강호동이 그때는 그렇게 유명하지 않았어. 이만기가 유명했제."

- 이만기도 왔었나?
"왔었지. 이준희도 있었어."

- 그럼 이만기도 거기 있었겠네.
"거기 있었을 거여. 근데 <채널A>에서 강호동을 깡패라고 하니까 강호동이 황당하지."

- 이강환이 자기 세력인 것처럼 동원한 모양새였겠다.
"그 사람들이야 아주 유명한 사람들이니 꼭 세력을 동원한 것은 아니고. 거기가 일본이고 하니까 이강환이 위세를 부렸다고 할 수는 있제. 씨름 선수들도 많았으니. 그렇게 사람들이 많이 참석하면 참석할수록 좋은 거니까."

- 홍준표는 그 테이프를 언론에 흘려서 '여운환은 일본에까지 진출한 조폭'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언론플레이를 했제. 판결문에 이렇게 나와 있어. '여운환이 1988년 11월 14일 일본의 오사카에서 거행된 두목 가네야마 고사부로와 칠성파 두목 이강환의 사카즈키에 참석한 사실과 한자로 '전라도 이사'라고 기재된 사실은 인정되나 다른 사람들은 이름 앞에 수원회, 화랑신우회 등 소속단체가 명확히 기재된 것과 다르게 유독 여운환은 소속단체 대신에 전라도라는 지역명칭을 붙인 것은 그가 국제PJ파의 두목이라는 직접적 증거는 될 수 없다.'"

- 그때 오사카행을 제안한 가수 남진도 "사실과 다르다"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남진형은 기자회견도 하고, 재판에 증언도 섰어. 본인이 자발적으로다. 자기가 나한테 가자고 해서 난리가 났으니 엄청 미안해하더라고."

- 가수 남진이 참 고마워겠다. 
"그렇지."

- 홍준표가 야쿠자 비디오 테이프를 흘린 이유는 뭐라고 보나?
"내가 일본 야쿠자들하고 이렇게 결연식을 하는 어마어마한 폭력배 두목이라고 만들기 위해서 그런 거 아니겠나? 완전히 조작한 것이제."

- 그런 의도가 성공했다고 보나?
"100% 성공했어. 칼 하고 이거하고 완전히 성공해부렀어."

여운환 아름다운컨벤션 대표가 지난 10월 25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자료를 확인하고 있다. ⓒ 소중한


"언론에 난다면 아버지나 장인도 구속시킬 사람이여"

- 검사 시절부터 홍준표는 언론플에이 능했던 사람이었네. 
"언론 플레이에 능할 뿐만 아니라 내가 봐서는 '언론병자'여. 내가 이렇게 평했어. 언론에 날 일이 있으면 자기 아버지나 장인이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입건되면 구속이라도 시킬 사람'이라고."

- 언론에 날 일이면 구속 안 시킬 사안인데도 구속시킨다?
"도로교통법 위반이 구속시킬 일이여? 그런데 홍준표는 구속시킬 사람이라고 내가 표현했제. 그렇게 언론에 집착하는 사람이여."

- 요새 유행하는 말로 하자면 '언론 관심종자'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못받으면 안되는 사람.
"언론에 발광하는 사람이여."

- 지금 홍준표가 그렇게 세게 발언하고 거칠게 행동하는 것도 결국 언론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보나?
"그렇제. 경남도지사 하면서도 안 그럽디여. 여인국 도의원하고 붙은 것도 그런 거제."

- 당신이 경험하기로 홍준표의 언론플레이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언론플레이 수준이 광적인데다 너무나 파렴치하고 악랄해. 누가 나를 면회하고 가잖아. 그러면 바로 경찰관이 (면회한 사람한테) 가. '왜 여운환을 만나고 왔냐?'고 '검사(홍준표)가 알아오라고 한다'고. 지금 같으면 인권문제로 난리가 날 일인데 그때는 그랬어. 그렇게 하니 어느 공직자가 나한테 면회 오겠나? 우리 형 친구들도 못 와부렀어."

- 그때나 지금이나 홍준표는 언론을 통해 자기 이름 알리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심하다. 지난번 대선 때 당 사람들에게 '여운환이 나를 지지해줄 것이다'라고 말하더래. 그리고는 '여 회장님'이라고 극존칭을 써. 그리고 광주에 와서 기자들이랑 오찬을 하는데 그때 또 내 이야기를 해."

- 그 당시 홍준표가 <동아일보> 기자와 엄청 친했다고 하더라.
"임채청이야. 홍준표가 이 사람 이야기를 막 했어. 자기가 서울남부지검에 있을 때 특종을 줘서 특종상도 받게 해줬다고. 자기하고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임채청에게 말해서 자기한테 불리한 기사는 뺐다고 무용담처럼 얘기하더라고."

- 홍준표가 당신을 국제PJ파로 지목한 근거가 있나?
"국제PJ파는 내가 구속되기 10년 전에 만들어졌어. 그 동안 나는 한 번도 조사받아본 적도 없고, 소환당해본 적도 없어. 그러니 나로선 황당한 일이지. 내가 국제PJ파 두목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었달지, 조폭 리스트에 있달지 해야 국제PJ파의 진짜 두목이 옛날에 나하고 어울렸던 것을 빌미로 홍준표가 각본을 쓰고, 소설을 쓴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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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부-③] 강력반장, 홍준표를 당혹하게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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