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하지만 다른 중국 생활 관찰기> 아재?! 외국에선 환영받는 군대 이야기

외국인에겐 신선한 한국의 군대 문화와 중국의 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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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준호(joon1407)등록 2017.11.21 09:19
요즘 '중국'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예전엔 '메이드 인 차이나' '짝퉁'이라는단어가 많이 생각났겠지만, 최근 중국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 차기 최고강대국 후보라는 말이 가장 어울린다. 뉴스에서는 끊임없이 중국의 성장세에대해 주목하고, 국내 방송, 연예, 기업 할 것 없이 모두가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런 뉴스에 나올 법한 이야기는 다소 거창하고, 앞으로 직접 북경에 와서 생활하며 경험한 다양한 에피소드와 성장하는 중국 속 사람들의 사는 모습, 장점과 단점, 더 나아가 사회, 문화적으로한국과 중국이 각자 가진 사회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글을 써보려고 한다.

중국 대표 음식인 훠궈의 한 종류인 새우 훠궈 ⓒ 신준호



"군대에 갔다 왔다고?" 같은반 친구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한국은 요즘 군대 얘기를 하는 순간 '아저씨' 혹은 '꼰대' 취급을받기에 십상이지만, 외국 친구들에게 군대 얘기는 생전 들어본 적 없는 어린 시절 할머니의 이야기보따리같은 존재다. "총도쏴 본 적 있어?" "무술도 배워?" 등 질문 폭탄이 쏟아져나온다. 재미있는 것은 총도 쏴 본 적이 있고, 많은 한국인남성들이 어렸을 때 태권도를 배운다는 말을 한 이후부터, 평소 나와 장난을 자주 치던 덩치 큰 프랑스친구가 몸으로 하는 장난을 치지 않는다. 뭔가 '무림고수' '살인 병기' 취급을 하는 것 같아 기분이 다소 묘하지만, 친구들의 반응을 보면재미있는 경우가 훨씬 많고 덩치 큰 외국 친구들의 시비로부터 자기방어 수단으로도 활용되는 것 같아 유용하다 느낄 때도 있다

한국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 된 '군대', 이 단어가 다른 문화에서는 낯설고 신기할 수 있다는 것이 당연한 사실임에도 북경에 오기 전까진 깨닫지 못했었다. 외국인 여성 친구들은 다른 친구에게 나를 소개할 때 "얘 군대 갔다왔다, 엄청나지?"라는 말을 자주 한다. 아무래도 군대가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군대를 갔다 온 것에 대해 굉장히 멋있게 생각하는 듯하다.군대 이야기를 하는 것을 안 좋아하지만, 반응을 살펴보면서"어? 괜찮네?"라고느낀 이후부터는 처음 만난 중국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순간 어색한 기운이 감도를 때면, 군대 이야기로주제 전환을 해서 성공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군대 이야기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여기서 군대 이야기에적응돼서 한국 가서도 하지 않게 조심만 하면 될 것 같다.

그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워낙 중국은 길거리나 관광지에 군인과 경찰의 숫자가 어마어마하고, 특히 자금성의 야경을 보러 갔을 때, 추운 날 미동도 없이 앞을 보며 지키고 서 있는 중국 군인, 팔과다리 각을 딱딱 맞추며 차가운 얼굴로 옆을 지나가는 중국 군인들을 보면서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그렇게 충성스럽게 만들 수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에 중국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텐진의 유명한 공원 풍경 ⓒ 신준호


중국의 군대
중국은 기본적으로 군대 입대를 원하는 사람만 자원입대하는 '모병제'이지만, 입대하는 순간 의무적으로 2년의복무 기간을 마쳐야 하는 '징병제'적인 성격도 가지고 있다. 복무 기간이 끝나면 한국의 부사관 제도처럼, 군인을 자신의 직업으로삼는 것도 가능하다. 당장 이 제도만 들으면 "그럼 아무도안 가지 않나? 힘든 군대를 왜 가지?"라는 의문을 가지는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중국의 군대 규모는 정부에서 줄이고 있을 뿐,인원 수요는 전혀 부족하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 기본적인 정서를 보았을 때, 중국인들이 다른 나라보다 비교적군대나 국가에 대한 신뢰와 충성심이 강한 편이기 때문에, '모병제'임에도많은 젊은이가 군인을 직업으로 선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워낙 먹고 사는 것 자체가 힘든중국이었기 때문에 많은 젊은이가 생계를 위해 군대에 자원 입대했다고 하지만, 현재는 경제적으로 크게성장한 중국이기 때문에 대학에 진학해 공부하고, 다양한 기술로 밥벌이를 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면서 군대에대한 의식이 과거보단 약화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에 온 후 느낀 것은, 예를 들어 한국은 대학 열풍이 부는 순간, 전국적으로 누구나 대학을가려고 하는 하나의 통일된 분위기의 형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중국처럼 엄청난 인구, 엄청난 국토를 가진 국가에서는 도시권에서 아무리 많은 사람이 공부하고 사회,경제 분위기가 바뀌는 것처럼 느껴진다 해도 여전히 여러 지역 사람들은 전통적인 삶의 양식을 유지하고 있고, 다양한 젊은이들이 군대로 온다는 것이다.

이런 사회적 맥락을 제외한다 해도 군대 자체의 복지 혜택도 단순히 보이는 30가지이상으로 엄청나다고 하고, 끝까지 군인을 안 한다고 해도 의무 기간 2년을무사히 마치고 나면, 중국은 일반 사기업들도 정부와 연결 고리가 강력하기 때문에 일반 기업에서 나라를위해 일한 군인 출신들을 상당히 선호하며 채용하고, 국영기업 취직에도 상당히 유리하다고 하니 국가에대한 가치관과 별개로 정치, 경제적으로 큰 꿈을 가지고 있는 젊은이에게도 군대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될 수 있다고 한다.

대화가 끝나고 나니 추운 날, 조그만나라 한국에서 형성된 가치관에 대해 돌이켜보고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근무를 하던 나를 떠올리며, 이렇게큰 나라 중국 속 수없이 많은 지역에서 와서 미동도 없이 성실히 근무하는 젊은 중국 군인들의 머릿속엔 어떤 고민과 어떤 야망이 있을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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