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서 전적으로 성공적이지 못해도 모범생의 경로를 밟다가 이탈한 후 인생이 후회되었다. 인생에서 남아에게 영광인 부와 권력을 회복할 수 있다면 고뇌의 시간이 지속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평범한 자의 성공은 노동에 비례한다는 깨달음을 실천으로 체득했다. 체력이 달리고 이미 벗어난 사회의 정상 궤적으로의 복귀는 불가능하다고 자각할 수 있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은 아니었다. 사회적 환상에 도취했고 눈과 마음은 사람들로 가게 되었다. 그 사람들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능을 얻을 수 있다면 큰 돈을 벌고 높은 권력에 오를 것이라고 상상했다. 그 무렵 접했던 책들이 여러 권 있었는데 그 중 한 권이 르 봉의 군중 심리라는 타이들의 책이다. 한 세기도 아닌 두 세기 전인 1895년에 발표된 사회 심리학의 고전에 해당하는 책이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서 무수하게 번역되었고 국내에도 여러 번역이 되어 있다. 저작권은 100년이 넘었기에 풀렸는가 여러 출판사에서 중역이 된 형편이다. 비교적 오래된 번역이 아직 책으로 존재하고 최근의 책은 인문 서적을 출판하는 출판사와 실용 서적을 출판하는 출판사의 책으로 공존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실용 서적을 출판하는 저명한 출판사의 비인문 서적으로 번역된 책으로 독해했다. 책의 광고 문안의 "주식 투자자와 노조 조합원, 종교인, 언론인, 마케팅과 광고 담당자, 선거 운동원을 위한 필독서"라는 문구가 마치 나를 위한 문구인 것처럼 다가왔었던 느낌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나는 그 중 어디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았으나 그들 모두와 공동의 목적과 목표 아래 협조할 것이라고 다짐하면서 책을 읽었었다. 이 책의 선전에도 소개되는 유명한 인용구가 하나 있다. 즉, "군중에게 환상을 품게 만드는 자는 그들의 주인이 되며, 군중을 각성시키려 드는 자는 그들의 희생양이 된다!" 다소 모순적인 논리의 책이라는 평가를 유념하며 나는 이 인용구의 후반부에 속하는 게 아닐까 독서내내 두려워 하면서 구절들을 찾거나 재해석하거나 하면서 나의 독해를 만들어 나아갔다. 대개 이기려는 자들은 군중을 포섭해야 하고 그 반대세력은 그것에 대해 군중을 각성시키려 한다. 군중을 포섭하는 수단은 두 가지가 존재한다. 전자처럼 군중의 감정과 마음에 각인시켜 군중의 환상 속에 군중을 포섭하는 세력과 후자처럼 군중의 이성과 지성에 호소하여 군중의 도덕감, 윤리감을 바탕으로 군중을 당하지 않는 주체로 세워 자기 자신도 군중의 바람막이로 도움받는 것이다. 수많은 정치 사회적 켐페인이나 마케팅과 광고 캠페인은 사실상 군중의 감성과 직관에 호소한다. 많은 사회 심리학의 실천들은 그들의 이름이 그런 것처럼 군중들에게는 감성과 직관을 건드리는 형태의 메세지 소구가 그들의 이익감을 건드리는 이지적 소구보다 더 낫다고 설명한다. 그것을 자본주의 사회 문화에 팽배한 파시즘의 형태로 이해한 자는 빌헬름 라이히와 같은 자들이나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유명한 학자들이다. 어쩌면 르 봉의 이 책의 아이디어는 그들에게도 중요한 아이디어를 제공했던 필수적 서적 중의 하나이었을 거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은 그 소개된 특징이 모순적 논리 구조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을 당대의 학계나 연구계의 학술적 한계성에서 기인하는 문제로 두 각도로 파악하고 있다. 첫째는 바로 감성 소구와 이성 소구에서의 주력점을 어디로 할 것일까이다. 둘째는 정치적 검열적 사상적 이유이다. 첫째 문제에서 대개의 현대 철학은 여러 가지 형태의 모순 구조에도 불구하고 이성과 사유의 전통 아래 존재해 온다. 이 책은 그 입장의 전통 구조에서의 책으로 쓰여 지면서 그 입장의 반대라 할 수 있는 감성과 심리의 중요성을 일찍이 이해했었다는 것이다. 둘째 문제에서 이 책의 정치적 입장이 당대의 주요한 정치적 헤게모니 구조에서 벗어나는 구조를 담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거의 대중 선동의 수단이자 기술의 완벽한 분석서라 할 수 있는 이 책이 프랑스와 유럽의 민주정체 아래서 어떻게 접수되었을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히틀러의 나치즘이나 스탈린 체제의 지배 방법론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총평이 가능하다는 것이고 그런 책은 행복하게도 무척 많아 독서광들을 즐거운 독서의 장으로 인도한다. 사람들이라는 목적어를 한자 문화권의 서술 명사로 환원할 때 여러 단어를 알고 있다. 대중, 군중, 다중과 같은 학술어 이외에 인민, 백성, 민중과 같은 일반 서술 명사도 존재한다. 그 이외에도 찾아 보면 여러 단어가 존재할 것이다. 이 책은 그것에 대해 군중이라는 한국어 단어를 사용해 타이틀과 내용의 전개를 하고 있다. 여러 동가의 술어 중 제일 비이성적 느낌을 주는 단어이다. 군중이라고 할 때 그것은 현대 영화의 좀비떼와 거의 동가이다. 대중이라는 용어가 민주주의와의 관련성을 나타내고 다중이라는 단어는 실천적인 정치 운동 세력으로 나타난다. 공중은 각성된 이지적이고 교양있는 사람들이고 민중은 계급적 표현인 동시에 비어로의 속된 인식을 나타내기도 한다. 사회학이나 사회 심리학에서의 동적 개념 전개의 대상 목적어를 부를 때 마땅한 용어가 없다고들 한다. 르 봉의 이 책의 전개에서도 비슷환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물론 르 봉의 전개가 일정한 이데올로기에 기반해 감정과 심리의 동인을 중시했을지라도 중립적이고 중성적인 용어가 필요했을 것이다. 정치적으로 수정된 언어학의 백화점과 같은 시대에 살면서 하는 고민의 전초전의 성격을 띠는 이채로운 타이들인 것이다. 군중이라는 목적어는 이 책의 타이틀의 일부이자 당시 정치적 인민의 수준이자 실상이자 한계이다. 프랑스 대혁명과 양차 대전으로 이어지는 유럽의 혼란기에 인민들은 퇴행과 변형의 국가 기계의 밑밥이었고 대중 조작과 정치적 공작의 희생양이었다. 그 시대가 이중 인화되는 시대는 그 이후에도 그 전에도 많았을 것이고 그러한 시대에 안 산다는 점에서 우리 시대 독서광들응 행운아들인지 모르겠다. 덧붙이는 글 군중 심리/귀스타브 르 봉/차예진/W미디어 #군중 심리 #귀스타브 르 봉 #대중 조작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