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개월,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들은 서울 광화문에서 10만 명의 국민 서명을 받았다. 스텔라데이지호에 승선했던 '아들을, 동생을 꼭 찾게 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었다.
하루도 그냥 지나는 일이 없었다. 시비 거는 사람들이 한두 명은 꼭 있었다. 개중에는 가족들을 향해 "누가 거기 가서 디지라 했나"라는 막말까지 했다.
스텔라데이지호 부모들은 참고 또 참았다. 지난 여름부터 겨울까지, 줄기차게 "아들이 보고 싶습니다" "서명 부탁드립니다"라고만 외쳤다. 그렇게 4개월 만에 국민 서명 10만 명을 모았다.
▲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 및 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2일 오후 서울 청와대앞 분수대광장에서 ‘스텔라데이지호 구조 골든타임 의혹 진상규명과 탈출했던 선원들의 빠른 귀환을 간절히 염원하는 스텔라데이지호 10만인 국민서명 전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01.02 ⓒ 최윤석
사고 해역은 아득했다. 브라질을 출발한 스텔라데이지호는 남대서양 한복판에서 침몰했다. 현재까지 사고 원인도, 남아있는 22명 선원들의 생사도 모르는 상황이다. 지난해 3월 31일 이후로 277일째다.
가족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던 지난해 5월 10일, 청와대 1호 서한문을 전달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큰 기대를 안고 문 대통령에게 직접 목소리를 전했다. 문 대통령 역시 "다음 정부가 들어서면 넘겨받아서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창구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배가 두 쪽이 났다"는 새로운 증언까지 이어졌지만 스텔라데이지호와 관련된 정부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았다. 가족들은 사고 원인과 선원들의 생존 여부를 가릴 수 있는 블랙박스에 희망을 걸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2018년 예산 심의과정에서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 미리 책정됐던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들은 모진 욕을 들어가며 버티고 버틴 것이다. '10만 명의 서명을 받으면 아들을, 동생을 찾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만 한다.
오마이TV가 현장을 담았다.
(취재 : 김종훈, 영상편집 : 김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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