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광화문 궐기대회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 모여, 화순펜션사고 진상규명 요구

강제개종으로 사망사고까지 발생해 … 더는 못 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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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joykimin)등록 2018.01.28 19:13
28일 아침 광화문에는 차가운 겨울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었다. 비장한 느낌마저 드는 이날 광화문 거리에 약 3만5천 명의 사람들이 검은 옷을 입고 모였다. 그리고는 애통한 표정으로 소리치고 있었다. "강제개종금지법 제정하라!"

중고등학생부터 어린아이를 데려온 부모, 70대 노인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머리에 띠를 두르고 질서정연하게 줄을 맞춰 섰다. 거의 한 사람도 빠짐없이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피켓을 들었다. 구호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피켓을 흔드는 모습이 장관을 이뤘다. 지나가는 외국인들도 그 모습에 놀라 연신 뒤를 돌아보았다.  

"강제개종규탄" 강피연 회원들이 강제개종처벌법 제정을 호소하고 있다. ⓒ 김민정


이날 행사는 '추모와 궐기대회'라는 이름으로 강제개종피해자인권연대(이하 강피연)에서 주최했다. 수만명의 검은 인파가 운집한 광화문은 순식간에 비통한 함성으로 가득 찼다. 무엇 때문에 이들은 차가운 거리에서 소리치고 있을까.   

이날 궐기대회에 참석한 40대 주부 A씨(수원시)는 종교로 인해 자녀까지 유치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이 있다며 종교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동참했다고 밝혔다. 가족들과 함께 참석한 A씨는 자녀의 손에도 피켓을 쥐어주었다. 

가정 내 극단적 종교다툼 … 화순펜션 사망사건으로 이어져

지난 1월 18일 종교다툼 끝에 부모가 20대 딸 K양을 숨지게 한 사건이 연합뉴스에 보도되었다. 사건의 장소는 전남 화순군 북면 소재의 모 펜션이었다. 주변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K양은 2017년 12월 29일 가족모임을 간다는 문자메시지를 끝으로 연락이 두절되었다고 한다. 또한 K양이 평범한 가족여행을 간 것이 아니라 '강제개종교육'에 끌려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피연의 증언에 의하면 사고로 숨진 K양은 평소 종교문제로 부모님과의 갈등이 심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의견충돌이 아니며 갈등을 부추기는 개종목사들이 있다고 밝혔다. K양은 2016년 7월부터 44일 간 수도원에 감금되어 개종할 것을 강요받은 적이 있었으며 이는 전형적인 개종목사들의 방식이라고 했다. 이로 인해 K양은 2017년 6월 4일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직접 청원글까지 올린 바 있었다.

나부끼는 깃발 강피연 소속 청년들이 강제개종을 중단하라는 깃발을 들고 흔들고 있다. ⓒ 김민정


개종교육의 당위성 놓고 갑론을박

강피연 전국대표는 종교라는 미명하에 자행되고 있는 인권유린, 종교탄압적 실태를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기독교 이단상담소 측은 가족들의 동의가 있었으며 강압적인 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개종교육의 정당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속출하는 피해자들의 아우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궐기대회의 함성은 시간이 갈수록 거세졌다. 강제개종을 조장하는 기독교단체를 규탄하며 이를 호도하는 기독교 방송국도 폐쇄되어야 함을 강력히 호소했다. 강추위 속에서도 현장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이제 강제개종은 가족 간 종교갈등을 넘어 중대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며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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