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을 끌어왔다, 지금 당장 파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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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재(xx0028)등록 2018.05.09 16:17

서울대학교 공동모임의 현장이다. ⓒ 김현재


5월 8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에 소재한 60동 대학본부 앞에서 '5.8 H 교수 파면 한마음 공동행동' 모임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서울대 재학생 약 500명이 모인 이번 시위는 사회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H 교수의 갑질과 성폭행, 그리고 무차별적인 명예훼손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던 사실과 징계위원회의 솜방망이 처벌에 관하여 재심을 촉구하는 것을 요구하였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H 교수는 서울대에 재직하면서 사회대, 인문대, 경영대, 의과대, 공과대, 자연대에서 비리를 저질렀다. 후에야 밝혀진 공과대에서의 1,500만 원 횡령 비리부터 시작해서 인문대, 사회대 학생들에게는 냉장고 수리, 사무실 청소 등의 갑질을 하였으며, 자연대, 의과대, 경영대의 학생들을 상대로는 술자리 강요, 외모 평가 등 수위가 높은 성폭행을 상습적으로 저질렀다.

H 교수와 관련해서 처음 문제가 제기된 지 1년, 징계위원회 소집 후 9개월이 지나도록 지연되고 있는 징계에 대해 징계위원회는 "교육부 감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징계위원회는 형사 고발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교육부 감사를 핑계로 징계를 계속해서 미뤄놓고, 나온 결과를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정직 3개월을 결정하는 이른바 '날림행정'의 모습을 보여주고 말았다.

자유전공학부 찬혁 대학생이 공동발언에서 사회대와 함께 투쟁해온 소감을 밝히며 공동대응에 힘써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 김현재


성낙인 총장조차 "교육부 감사 결과를 반영하지 않았고, 사안보다 징계 수위가 경미하다."라고 말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고, 이에 총장이 재심을 요청했지만, 징계위원회는 5월 24일에야 열린다고 하였다. 심지어 재심의 여부 논의 자체를 보류하겠다는 태도까지 보였다.

결국, 교육부 감사 결과에서 1,500만 원의 횡령이 인정되었으며, 이에 따른 결과로 1번: 금액을 피해자에게 반환, 2번: 중징계를 내릴 것, 3번: 교육부가 H 교수를 공금횡령으로 형사고발할 것, 이렇게 3가지 사안을 내렸지만, 징계위원회는 신속한 결정을 유보하고 있으며, 교수들은 일편단심으로 비리를 저지른 H 교수를 선처해달라는 문서들을 징계위원회에 보내기도 하였다.

이러한 상황에 제대로 격노한 서울대학교 학생들은 대학원생, 대학생과 상관없이 모두가 한마음으로 '정직 3개월을 거부한다, 지금 당장 파면하라.', '9개월을 끌어왔다, 지금 당장 파면하라.', '징계위는 각성하라, 가해자 옹호 중단하라.', '권력에 맞서서 평등한 세상으로', '우리가 모였다. 변화는 시작된다.'라는 염원을 담은 구호로 시위에 일관했다.

서울대학교 골패 동아리 단장이 연대발언에 한창 힘을 쏟고 있다. ⓒ 김현재


이날은 학생연대 대표, 자유전공학부 찬협 대학생, 사회학과 대학원 대책위, 연대 발언으로 성균관대 문과대 여학생 위원장 교수와 전국대학원생 노조 위원장이 함께했으며 사기를 돋우기 위해 골패 동아리의 공연도 이어졌다. 또한, 총학생회장의 단식 선언도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특히 이 발언은 어버이날이자, 자신의 생일이라는 사실까지 밝혀져 보는 이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단식 선언 이후, 한마음 촛불 이어 밝히기 시간을 가져 촛불로 무장한 그들은 사회대 앞까지 시위를 이어나갔다. 시위를 끝으로 행사는 마무리되었다.

뜨거웠던 현장의 모습은 여기(https://youtu.be/bbJXHKvG3R0)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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