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서울대학교 H 교수 파면을 외치며 5월 8일부터 무기한 단식 투쟁에 들어간 지 14일이 되던 즈음, 총학생회장이 신체상의 고통을 호소하며 응급실로 옮겨졌다. 징계위원회에서 다시금 5월 1일에 했었던 가해자를 옹호하는 정직 3개월이라는 결정에 변함이 없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천막농성 62일 차기도 했었고, 지난 8일이 총학생회장의 생일이자 어버이날이기도 하였지만, 민주주의를 지키고 불의에 맞서기 위하여 무기한 단식투쟁에 나섰음에도 돌아온 것은 이러한 비참한 결과였다.
1년 여 간 H 교수 파면을 요구해왔던 '제60대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와 'H 교수 사건대응을 위한 학생연대'는 공동으로 주최하고, 주관하는 긴급 기자회견과 긴급 시위를 열었다.
▲ 연대 발언의 시간 사회학과 학생 중 한명이 연대 발언에서 총학생회장의 실신에 울분을 토하고 있다. ⓒ 김현재
23일에 있었던 긴급 기자회견에서 사회학과 학부생인 이 모 씨는 연대 발언에서 "그동안 대학교에서 이 같은 일들을 방치하고 있었다는 점이 정말 실망스럽다. 징계위를 구성하고 있는 교수진들은 익명의 이름 뒤에 숨어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린 이유를 밝히지도 않고 있으며, 대학교라는 곳이 말의 정의가 실현되어야 하는 중대한 곳임에도 대학은 지금 이러한 사태에 너무나 관대하다."라고 말하며 "학생들의 투쟁과 교육부 감사의 결과, 그리고 총장의 재심 요청 등 징계위가 쫓아내지 않아야 할 이유가 없다. 이를 이행하지 않겠다면, 학생이 쫓아내겠다."라는 다짐을 굳혔다.
▲ 긴급 기자회견 서울대학교 60대 총학생회와 학생들은 총학생회장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다. ⓒ 김현재
그 외에도 이어진 연대 발언에서는 모두 "대학은 '학문 공동체'다. 우리는 그저 '인간'으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한신갑 교수의 파면을 외칠 뿐이었다. 총학생회장이 단식투쟁에 들어간 이유 역시 H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결의와 '학생은 인권침해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절박함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이미 70여 명의 학생들이 동조 단식에 동참했다. 이번 징계위의 결정은 H 교수 파면이라는 당연한 요구에 목숨까지 건 학생들을 기만하는 행위다. 이대로 둔다면, 앞으로 교수에 의한 인권침해가 대학에서 용인될 위험이 크다. 교수에 관한 판단을 교수들의 손에만 맡기는 징계위원회의 폐쇄성을 악용한 사실과 징계위원회가 교수 권력을 서울대학교에 세우기 위한 그들의 아집은 절대 용인될 수 없다."라고 말하면서 "징계위원회는 논의내용과 결정문을 명백하게 밝히고, 회피하지 말고 책임을 인정하라. H 교수 복귀 거부 선언은 진행될 것이고, 30일에는 대중행동으로 이어나가 학생들의 분노를 보여주겠다."라고 말하며 H 교수 파면에서 관대해진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임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오는 오후 6시에는 미처 말하지 못했던 연대 발언과 '정직 3개월'이라는 징계위의 결정을 격파하는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현장의 뜨거운 열기는 여기(링크: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FSOltafzUoi0gtz7IFRm3vmg_yU4vfCI)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한편, 현재까지 밝혀진 H교수의 비위 사실은 2017년 인권센터 조사 결과로 밝혀진 내용과 변함이 없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갑질, 성폭력, 노동착취, 횡령을 일삼으며 학생의 자기결정권을 주기적으로 침해해왔던 H교수의 행위들에 관해 이미 대부분의 서울대학교 학생들은 '스승의 자격을 박탈당한 사람'이라고 칭하고 있었다.
징계위원회는 '교육부 감사'를 핑계로 징계를 지연해왔으며, 4월 26일에 교육부의 1,500만 원 횡령에 관해 중징계를 내릴 것을 권고해 온 사실과 헝사고발이 들어갔다는 사실을 들었음에도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정직 3개월'이란 결정을 내렸다. 총장조차 교육부의 감사 결과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비판과 동시에 재심을 요청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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