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틱아트의 독자적 세계 이룬 회화"

"에로틱한 이상세계 '육감도' 화면에 펼쳐"

검토 완료

오광해(okhaie)등록 2018.09.05 14:37
  화랑가나 화단에도 요즘 유행하는 화풍이 있고 주류가 있어서 다양한 작품을 보는 재미가 많이 줄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만나기도 쉽지 않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작품을 만나 보는 재미를 잃는 것은 더 큰 아쉬움이다.

이런 현실에 평생이라 말하기엔 아직 중진이지만 전공을 공부할 때부터 지금까지 집요하게 한 구멍만 판 이혁발 작가의  흔치않은 전시가 있다. 이 작가는 국내에서 공개적으로 활발하게 표현하지 않는 성적 이미지를 전방위적 장르에 걸쳐 오랫동안 작업해 온 에로틱아트의 독자적 세계를 선보인다.

 

“육감도” 이혁발 개인전 그간 일관되게 작업해 온 ‘에로틱아트의 독자적 세계를 이룬 회화’를 선보인다. ⓒ 이혁발



 작가는 엄존하는 본능일 뿐이지만 이중적 잣대와 위선으로 자신의 생각을 숨기고 스스로 범죄 의식이나 가책을 느낄 수도 있는 소재를 회화, 행위미술, 사진, 영상설치미술 저술 등을 통해 드러내고 공개한다. 자신의 몸을 여장하여 셀카를 찍어 책을 내기도 하고, 한국적 풍경에 육감도 이미지를 그리고, 행위미술을 할 때는 정면에 도색 영상을 틀어 놓고 자신의 신체를 열어 실연도 한다.

여기 까지는 좀 투철한 작가 주의로 볼 수 있다.
그는 고향으로 거처를 옮겨 '육감도'라는 현실 속 에로틱 이상세계를 구현하고 안동문화예술회관(그의 고향은 유림의 고장 안동이다)에서 한국적 에로틱 회화를 선뵈며 친지들을 관객과 함께 모셔 두고 행위미술의 이해와 설득을 위해 자신의 몸을 홀라당 벗겨 도구로 삼는다.
자신이 믿는 세계의 확신과 구현을 위해 거리낄 것이 없는 것이다.

이번에 보여 줄 전시의 핵심을 작가는 다음과 같은 문장 요약으로 자신있게 소개한다.

"에로틱한 이상세계 '육감도' 화면에 펼쳐"
"살 냄새나는 에로틱한 이상세계 펼친 회화"
"에로틱아트의 독자적 세계 이룬 회화"
"독창적 인체 해석과 재조합을 통한 핑크미학"

 

"에로틱한 이상세계 펼친 회화” 이중적 잣대와 위선으로 자신의 생각을 숨기고 스스로 범죄 의식이나 가책을 느낄 수도 있는 소재를 회화로 표현했다. ⓒ 오광해



이런 유려한 단어보다 더 실감할 만한 '야몽야몽'한 육감도 색화와 행위가 있는데 퍼포먼스는 전시 첫날 성료 되었고 다음과 같은 이벤트는 아직 진행 중이다.

전시 개막 이벤트로 진행한 작가의 퍼포먼스를 보고 윤진섭 평론가는 다음과 같이 썼다.

'어제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경북에서 이혁발의 퍼포먼스가 열렸다. 개인전인 육감도의 개막행사로 열린 이 퍼포먼스를 통해 이혁발은 국가주의 세계관에 기초한 전체주의의 폐해를 고발하는 동시에 국가가 방출하는 이데올로기의 살벌한 레이저를 피해 개인이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 하는 중요한 문제를 제기하였다. 그것은 그가 질펀하게 풀어놓는 섹스의 이미지와 성적 담론을 통해 그것이 현대의 인간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보루일수도 있지만 그마저도 각종 감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또 다른 역설을 보여준다. 9월 9일까지 갤러리경북.'

●이벤트 1== 여장남자가 출연하는 행위미술
제목: 욕망과 국가의 통제
실연일시: 개막일 8월 29일 19시
보조출연: 여장남자
작품 내용: 인터넷에 넘쳐나는 포르노 이미지를 소비하는 한 개인의 욕망을 소비하지 말라고 막는 국가의 통제에 대한 것.

●이벤트 2==콘돔 가져가기 또는 나눠주기
설치 작품 <다가올 욕망>에 쌓여 있는 콘돔(3개 든 박스)을 마음껏 가져가게 하는 것. 사람들이 잘 안 가져가면 하나씩 나눠줄 것임. 콘돔이 없어지면 스타킹을 당기느라 매놓은 돌이 보이게 됨.

●이벤트 3==VHS비디오테이프 가져가기
설치작품 <지나간 욕망>에 쌓여있는 비디오테이프를 마음껏 가져가게 함. 가져가는 사람이 없이 끝날 때까지 있을 경우, 전시 끝나는 날 폐기처리할 것임.

 이 밖에도 작가는 회화(회화는 의외의 내밀한 초현실이 분분)뿐 아니라 스타킹과 비디오테잎을 이용한 설치와 머그잔에 그린 도자화, 그리고 이 난해한 육감도상들이 전통적 노리개 부채에 앉아있는 부채화도 희한하게 안정적이다.

●이혁발 약력
학력: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서양화 전공
전시: 개인전 11회,
현재: 회화, 행위미술, 사진, 영상설치미술 작업 중
저서: <누가 그림속의 즐거움을 훔쳤을까>, <행위미술 이야기>, <한국의 행위미술가들> 등
주소: (36611) 경북 안동시 와룡면 이하오산로 332-17
전화: 054-857-1064 010-3819-3396
메일: art3396@daum.net

그의 전시는 재미있을 것이다.
아무도 보여주지 않았던 욕망은 너무
오랫동안 갇혀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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