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한인들의 북한 방문기

해외동포들 600여명 99절 행사 참여

검토 완료

이연정(jinbowin)등록 2018.10.03 14:09
[호주다] 해외팟캐스트에서 99절에 북한을 다녀온 분들을 모시고, 녹음한 내용을 축약해서 인터뷰 형식으로 기사를 작성했습니다.(아래 링크참조)
 

열병식 조국통일을 외치는 열별식 ⓒ 이연정

  
심장에 남는 문재인 대통령의 능라도 경기장 연설
현대식으로 각색된 "빛나는 조국" 집체극
대단위의 협동농장에서 소단위의 포전제로
"옥류관 냉면은 맛 없다.?"



사회자: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번째 만났죠. 저도 텔레비전을 보면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는데요. 3차 남북정상회담으로 평화, 종전선언, 비핵화 더 나아가 통일이 오는 것 같은 뭉쿨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지난 9월에 호주 한인 시민 몇분이 99절을 맞아 북한을 방문했는데요 오늘은 특별히 북한을 방문하신 두분을 모시고 북한의 생생한 소식을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자:  17명이 방북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가게 된 동기와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이회정:  8월초에 재오련(재오스트레일리아 동포 전국연합회) 단체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 단체로부터 북한방문의 제안을 받았고, 저 포함 17명이 이번에 평양을 다녀왔습니다.
 
사회자:  재오련이라는 단체는 한인사회안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은데요?
 
이회정:  북한에 관심 없는 분들은 잘 모릅니다. 한인동포들이 북한에 갈 때 비자를 신청하는 곳이 재오련입니다. 북한당국에 허가를 받아서 한인동포와 북한당국을 연계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더 중요한 사업은 호주한인들중에 있는 이산가족 상봉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15가족정도가 이산가족 상봉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회자:  호주가 북한과 외교가 단절된지 오래되었잖아요. 그래서 북한의 주요업무를 할 곳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재오련이 연락사무소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겠네요.  방문 목적은 무엇이였나요?
 
 

평양역 도착 이회정회계사와 신준식박사 평양역에서 찍은 사진 ⓒ 이연정

  
이회정:  방문목적은 99절 참관입니다. 99절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정부수립일입니다. 이번이 70돌 기념행사라서 크게 진행되었고 해외동포는 600명정도 참여했습니다.
 
사회자:  이회정 공인회계사님은 이번 방문이 6번째라고 하던데요?
 
이회정:  처음 시작은 2005년에 6.15 공동선언 대양주 대표로 방문했었고, 2007년에는 북한 투자 세니마를 열어서 11명과 함께 북한 산업시찰을 하였습니다. 그 이후에는 농업관계로 버섯투자를 했었고, 2015년에는 북한 양궁협회장을 만나서 체육관계 논의를 했었습니다.

사회자:  이번에 방영한 통일전망대를 보니 외국인 관광객이 4박 5일 코스로 왔는데 북한사람들을 "대단히 감동적이고 러블리한 사람들"이다라고 하는 장면을 보았거든요.
 
이회정:  이번에 99절 행사에 외국인 관광객이 900명정도 왔다고 들었습니다.
 
사회자:  이번 일정을 순서별로 정리 좀 부탁드릴게요
 
이회정:  시드니에서 인천, 인천에서 심양, 심양에서 평양으로 다녀왔습니다.
9월 8일에는 평양체육관에서 음악무용 종합공연을 관람하였고, 9월 9일에는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보았고, 저녁에는 5.1경기장(능라도경기장) 중앙보고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이후 빛나는 조국을 관람하고 다음 10일날은 국립교향악단 관람을 하였고, 저녁에는 횃불집회에 함께 했습니다.
 
신준식:  평상시에 가면 열병식이나 횃불집회는 보기 어렵고 빛나는 조국은 일인당 약  100유로이면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열병식때 ICBM을 포함한 최신무기들이 나오지 않았고 횃불집회에서의 구호들이 집단성을 강조하며 단결을 요구하는 구호들로서 경제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준식:  횃불집회에서 인민들이 외치는 반미관련 구호는 없었으나 플랭카드에는 반미구호 몇 개가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북한 사람들의 역사에서 미국과의 문제를 쉽게 잊을 수는 없잖아요. 시간이 지나면서 평화가 정착되고 번영과 통일의 길에 들어설 때 쯤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 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 내용이 남쪽 출신인 우리들이 보아도 감동적이였고 북한 사람들에게는 심장에 남는 연설일 듯 합니다.
 
 

빛나는 조국 빛나는 조국 팜플렛 ⓒ 이연정

  
 

빛나는조국 팜플렛2 빛나는조국 팜플렛2 ⓒ 이연정

 
사회자:  좋은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집체극에서 좀더 감명적이거나 독특한 점이 있었을까요?
 
신준식:  빛나는 조국이라는 명칭자체가 참 멋지잖아요! "국가가 인민들과 함께 빛나는 조국을 만들어 보겠다"라고 의지를 표현하는, 북한의 희망적인 미래를 보여주는 좋은 집체극이라 생각합니다.
 
이회정:  저는 5년전에도 빛나는 조국을 보았습니다. 그 때는 김정은 위원장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만든것이라서  우리민족의 한 많은 역사를 표현하는 "아리랑"부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김정일 위원장 하에서 했기 때문에 전체 구성이 현대화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본 99절에 본 집체극이랑 문재인 대통령이 본 것이랑 내용이 다릅니다.
 
사회자: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통역이 있었나요?
 
신준식:  외국인들을 위해 통역관들이 따라 다닙니다. 통역관들과 해설강사들이 전문적으로 잘 합니다. 기억에 남는 보연사에서 만난 여성 해설강사가 있는데 음담패설까지 섞여가며 재미있게 사람들을 몰입시킵니다. 보현사에 가면 그 분 해설을 꼭 들어야 합니다. 보현사는 묘향산에 있습니다.
 
사회자:  북한의 안내원은 항상 따라다니는 건가요?
 
신준식:  모든 일정을 따라다니지만 자유시간을 만들 수는 있습니다.  아침 6시 일정에 안내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들끼리 양각도를 건너갔어요... 건너면 왼쪽에 미래과학자 거리가 있고 오른쪽에는 체조 또는 낚시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래서 그 쪽에 가서 낚시 하는 사람들과 사진도 찍고 질문도 했었습니다.

"아주머니는 아드님을 잘 두셔서 여기서 사니나봐요?"
"우리 아들은 과학자가 아니고 당간부라서 다른 곳에 살아요"

이런식의 대화들을 했었습니다.
안내원들한테 욕을 먹긴 했으나 북한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싶다는 희망때문에 모든 일정이 끝나면 호텔 바에 내려와서 북한 인민들과 호텔 투숙객들과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깊게는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자연스럽게 사는 이야기는 진행했었습니다.
 
 

대동강 강태공과 함께 아침 대동강 낚시를 즐기시는 북한주민 ⓒ 이연정

  
이회정:  제가 2005년도에 갔을때는 북한주민들과 대화하려 하면 응하지 않고 도망가고 그랬었어요. 그러니까 큰 변화가 있는 겁니다. 2015과 현재를 비교해보면 북한 주민들의 얼굴에 생기가 도는 것을 느꼈고 옷도 화사해졌습니다.
 
사회자:  텔레비전을 보니 저보다 더 잘 입는 것 같더라구요
 
 

북한 여성 세련된 이미지의 북한 여성들 ⓒ 이연정

  
신준식:  북한의 협동농장중에서 호주사람들이 도와주는 농장이 있는데 그 분의 말이 "농촌지역도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라고 말하더라구요
 
이회정:  과거에는 농촌사람들이 분조로 해서 25명이 한 조가 되어서 일을 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열심히 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어서 생산성이 떨어졌었는데 김정은 위원장 이후에 포전제라는 이름으로 3명내지 5명. 한 가족 또는 두 가족이 논과 밭을 받아서 30%는 본인이 가져가고 70%는 국가에 반납하는 형식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생산성이 두배의 효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소기업에도 운영권을 자율적으로 하게 하면서 성과가 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회자:  그럼 도시사는 사람들도 월급이란게 있고 차등이 있는 건가요?
 
이회정:  제가 알고 있기로는 지금까지도 한달동안 먹고 사는 것들을 분배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일인당 북한돈으로 5000원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지금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는 장마당(재래시장)을 한번 가자고 해도 간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 경우에는 광복지구 상업중심을 갔었습니다. 거기서는 해외동포에게 미국 돈 1달러에 8150원을 바꿔주었습니다. 그럼 그 돈으로 물건을 살 수 있습니다. 저는 와이셔츠를 하나 샀는데 9만6천 주고 샀습니다. 미화로 계산하면 12불정도 입니다.
 

광복지구상업중심 광복지구상업중심에서 ⓒ 이연정

  
 예전에는 허용되지 않았던 시장이 운영되고 있는데 작년에 시범적으로 시작해서 내년에는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그 돈은 광복지구상업중심에서만 쓸 수 있는 돈이였습니다.  그런데 호텔에 가면 1달러에 104원정도로 계산을 하는데 이중적인 환율시스템을 쓰고 있습니다.
 
사회자:  외국인들만 있는 곳에서는 비싸게 거래를 하고 북한인민들과 관련된 곳은 싸게 하는 건가요? 이중적으로 시스템을 하는 이유가?
 
이회정:  이 시스템이 중국이 개방될때에도 사용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회주의 국가가 자본주의 요소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받아들이는 환율시스템인 듯합니다.

 

북한환율 북한환율 ⓒ 이연정

   
 사회자:  혹시 빈부격차를 느낄 수 있었던 적이 있었나요?
 
이회정:  자본주의처럼 빈부격차는 북한에서 느낀 적이 없습니다. 이번에 가서 들은 이야기 중에, 호주담당 국장은 30평에서 사는데 호주담당 버스 운전사는 60평에서 산다고 하더라구요. 버스 운전사가 식구도 많고 원래 여명거리에서 살던 사람이라서 여명거리에 있는 60평에서 산다고 합니다. 자본주의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예요
 
신준식:  제가 느낀바 중에 하나가 해외동포 연회가 있었는데 서빙을 하는 청년 웨이터들이 깔끔하더라구요.. 그래서 궁금해서

"아니 서빙하는 사람들 직업이 따로 있는 거예요?"
"아뇨 저희들은 군악대에서 왔습네다" 이런거예요

군악대들이 시간이 남을 때 봉사활동의 개념으로 서빙을 하는거였어요. 국가발전에 전 인민들이 체계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그때 느꼈습니다.
 
사회자:  사실은 자본주의에서는 직업이 이기적이잖아요. 자신만의 목적과 자신만의 돈을 위해서 직업을 가지게 되잖아요. 북한사회가 개인의 이기적인 마음에서 시작되는 인력운용이 아니라 공동체를 위해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일하는 긍정적인 모습들은 배울 필요가 있을 듯 해요.
 
이회정:  평양 거리 이야기를 해보면, 처음에 아파트 생긴 거리는 문수거리입니다. 그리고 2013년에 창전거리가 생겼습니다. 그 이후에 미래 과학자 거리가 생기고 요 근래에 여명거리가 만들어졌습니다. 여명거리가 창전거리에 비하면 훨씬 현대적입니다. 여명거리의 아파트에 솔라 에너지 판넬을 사용했고 색깔도 녹색으로 해서 주변을 조성했습니다.
 
사회자:  북한의 경제발전을 요 근래 많이 느꼈다면서요?
 
이회정:  북한의 건물들을 보면서 예전에는 농담식으로 "북한에서는 페인팅을 하면 잘 되겠네"라며 말을 했는데 이번에는 페인팅이 잘 되 있으며 요즘 지워진 것은 초현대식으로 지워졌습니다.
 
신준식:  건설업계에 있는 사람과 이야기 했는데
"건물이 각이 아닌 곡선으로 지워지면 여유가 있는 것이다"라고 들었는데 평양거리에 곡선형의 건물들이 많이 들어섰어요. 다만 농촌은 아직 발전이 더딘 것 같으니 이불보내기 운동같은 것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북한건물 곡선인 북한건물 ⓒ 이연정

 
사회자:  식당에 다녀온 이야기들을 많이 했는데 기억에 남는 음식이 있었나요?
 
이회정: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었는데 서방세계에서는 양념을 많이 쓰는데 북한은 양념을 적게 쓰면서 담백한게 특징입니다.
 
신준식:  담백하면서도 면발은 메밀을 많이 썼는지 질기지 않았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재료가 좋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여러 군데서 냉면을 먹어봤는데 냉면 맛이 거의 비슷했어요. 그래서 물었더니 고위직의 한 이북분은

"옥류관 냉면 맛 없어"
라고 하셨는데 냉면 맛의 차이가 없어서 그런 이야기를 한 거 같아요
 
사회자:  평양거리가 아닌 기차안에 만난 분도 있다는데 그 이야기좀 부탁드릴게요
 
이회정:  평양에서 신의주로 가는 기차에서 북한의 볼링선수들을 만나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코치들은 해외에서 볼링에 대해 신경좀 써달라는 부탁도 받았구요
 
사회자:  마지막으로 해외동포로서 조국의 평화가 정착되기 위한 어떤 노력을 앞으로 할 것인지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이회정:  기차에서 만난 볼링 선수들이 연락오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기차옆에서 북한 대학생과의 대화 ⓒ 이연정

  
신준식:  지금 계획하고 있는 것은 백두에서 한라까지 평화대행진을 내년 7월 또는 8월에 계획하고 있어요. 일단 해외동포들과 타민족 평화운동가들 그리고 남쪽 사람들과 함께 판문점을 통과하는 행사를 추진해보려 합니다.

사회자:  호주에서 통일을 고민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북한 다녀오신 분들과 평화와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할 거라 생각 못했었네요. 어찌되었든 장시간 방송에 참여하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호주다] 팟캐스트 /호주한인들의 북한여정기 1편
 http://www.podbbang.com/ch/15973?e=22726753
 
[호주다] 팟캐스트/ 호주한인들의 북한여정기 2편
http://www.podbbang.com/ch/15973?e=22727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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