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실에서 현란한 셔플댄스? '댄스러시'를 아시나요

1990년대 DDR 열풍 떠올리게하는 게임

검토 완료

김범수(kbs0131)등록 2018.10.25 15:45
1990년대 말, 오락실에 가면 오밀조밀 모여있는 수많은 게임기 중에서도 커다란 덩치로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게임이 있었다. '댄스댄스 레볼루션(Dance Dance Revolution, 아래 DDR)'과 '펌프 잇 업(Pump It Up, 아래 펌프)'이 그 주인공이었다.

화살표에 맞춰 패널을 밟으면 되는 간단한 플레이 방법과, 당시 한창 유행하던 빠른 템포의 유로댄스 등을 담은 수록곡들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모으기에 충분한 요소였다.

게다가 '게임하면서 운동도 한다'는 콘셉트를 밀고나간 결과,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오락실을 넘어서, 흔히 '장판'이라고 부르던 가정용 DDR이 출시되기도 했다. DDR 고수들은 공중파 방송에 출연했고, DDR이나 펌프 대회를 방송에 내보냈다.
 

90년대 DDR 챔피언의 TV예능 출연 90년대 대한민국에서 DDR은 유행을 넘어 하나의 사회현상이었다. ⓒ 유튜브캡쳐

 
하지만 DDR 열풍은 오래가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에 들어서면서 DDR이나 펌프를 비롯한 오락실 게임들의 인기는 급속히 사그러들었다. PC의 보급과 콘솔게임의 보급은 오락실의 인기를 대폭 감소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었다. 오락실의 인기가 줄어듦에 따라 오락실에서 모두를 춤추게 만든 DDR과 펌프는 자연스럽게 인기가 사그라들었다.

결국, DDR은 1999년 이후 우리나라에에 수입이 되지 않고 있다가, 15년이나 지난 뒤인 2014년이 돼서야 다시 정식 발매가 됐다. 그나마 국산 게임인 펌프가 힘겹게 오랜 시간 명목을 유지하고 있었다.
 

폐점한 오락실 PC나 모바일 게임 등이 대세로 떠오르고, 펌프, DDR의 인기도 식어가면서 많은 오락실이 폐점했다. ⓒ 김범수

  
그러던 2018년 7월, DDR의 제작사인 KONAMI에서 갑자기 새로운 게임을 발표했다. DDR의 발매 20주년을 기념해서 새롭게 출시하는 게임이라고 한다. '댄스러쉬 스타덤(DANCERUSH STARDOM, 아래 댄스러쉬)'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게임은 DDR이나 펌프 등 기존의 '발판 리듬게임'과는 조금 다른 게임이었다.
 
댄스러쉬는 흔히 '셔플댄스'라고 불리는 '멜버른 셔플(Melbourne Shuffle, 아래 셔플댄스)'이라는 춤을 주제로 한 게임이다. 기본적으로 셔플댄스의 요소인 '런닝맨'과 'T스텝'을 적극 활용해서 즐길 수 있다.

위에서 떨어지는 노트를 밟아서 처리한다는 기본적인 리듬게임의 골자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여기에 셔플댄스라는 요소를 추가한 것이다. 셔플댄스가 주 콘셉트인만큼, 플레이하면서 동시에 현란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도 있다.
 

댄스러쉬를 하는 모습 90년대 DDR 열풍때와 비슷한 광경이 현재의 오락실에서 펼쳐지고 있다. ⓒ 김범수

댄스러쉬 기체 20년 전 출시된 DDR과는 차별된 게임성을 보여준다. ⓒ 김범수

 
예전에는 보지 못한 게임이 오락실에 등장하자,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리듬게임을 접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새롭고 신선한 게임에 호기심이 생겨났고, DDR이나 펌프, 또는 다른 리듬게임을 주로 하던 사람들도 댄스러쉬의 새로움에 눈을 떴다.

수많은 리듬게임 플레이어들이 몰려오고, 플레이어들은 이미 다른 사람들이 게임을 하고 있는 긴 시간동안 자기 차례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댄스러쉬 동호회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번화가의 오락실에 들어온 댄스러쉬 주위에는 언제나 구경꾼들이 붐빈다.

댄스러쉬를 하고 싶지만 댄스러쉬가 있는 오락실이 없는 곳에 사는 사람들은 댄스러쉬를 하러 다른 도시로 원정을 떠나기도 한다. 1990년대의 DDR 만큼은 아니겠지만, 분명 그 때의 DDR 열풍이 머릿속에 떠오르게 된다.
 
댄스러쉬가 우리나라에서 가동된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한 달 동안 우리나라의 오락실의 모습이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 달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댄스러쉬가 있다는 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의 오락실에서 댄스러쉬는 꾸준히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쉴틈없이 돌아가고 있다. 옛날 DDR이나 펌프만큼의 인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일수도 있겠지만, 분명 지금 오락실에서는 새로운 열풍이 불고 있다. 이것이 잠시의 열풍으로 끝날지, 인기가 쭉 지속될지는 지켜볼만 한 일이다.
 

KONAMI사의 댄스러쉬 소개 영상 캡쳐 셔플댄스의 주요요소 중 하나인 '런닝맨'을 보여주고 있다. ⓒ 유튜브캡쳐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