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역 폭행사건으로 다시 한 번 살펴보는 트위터 속 페미니즘

진실이 밝혀진 후에도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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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kbs0131)등록 2018.12.31 11:06
2018년 11월 13일 새벽 4시쯤, 이수역 근방의 술집에서 여성 2명과 남성 3명 사이에 싸움이 일어났다. 요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이수역 폭행사건'이다. 그냥 흔히 볼 수 있는 술집에서의 주취자 난동 사건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그런 흔한 사건으로 끝나지 않았다. 지난 한 달동안 사람들의 많은 관심과 이목을 끌었다. 사건의 피해자를 자처한 여성측에서 자신이 '여성혐오'로 인해 남성들로부터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해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도움을 요청하며 대대적으로 공론화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얼마 안 가 여성측의 날조로 드러났다. 당시 같은 술집에 있었던 한 커플의 시비로 사건이 벌어졌다는 주장은 거짓이었으며 오히려 여성측에서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을 사용하며 먼저 시비를 걸었다. 남성들에게 일방적으로 폭행당했다는 주장도 거짓이었다. CCTV 분석 결과 먼저 신체접촉을 가한 쪽은 여성측이었으며, 멱살을 먼저 잡은 것 또한 여성측이었다. 경찰에 신고 후 30분이나 지나서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새벽 4시 22분에 신고접수를 받아 4시 26분에 현장에 도착했다. 남성이 여성을 발로 차서 계단에 후두부를 부딪혀 심하게 다쳤다고 주장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수사 결과 여성의 옷에서 남성이 발로 찼다는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심한 부상을 당했다고 주장했으나 경찰 최종 발표 결과 전치 2주의 경미한 부상이었으며 이는 남성측도 똑같이 전치 2주의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뒤늦게나마 실상이 밝혀지기는 했지만 여성측의 거짓 증언과 날조로 이수역 폭행사건은 '여성혐오 범죄'로 둔갑해버릴 뻔했다.
 

피해자를 자처하는 사람이 네이트판에 올린 글 하지만 이 글의 많은 내용들이 허위임이 드러났다. ⓒ 네이트판 캡처

 
이렇게 실상이 밝혀지면서 여성측을 무작정 옹호하는 분위기는 어느정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이수역 사건은 여성측이 머리를 짧게 숏컷을 해서, 페미니스트라서 남성측에게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한 여성혐오범죄사건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심지어 피해자를 자처했던 여성측 일행중 한 명이 경찰측에 거짓 증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했음에도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애써 외면하며 여성혐오 범죄라고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 스스로 페미니스트, 또는 래디컬 페미니스트(Radical Feminist)라고 자처하며, 남성혐오, 여성우월주의 사이트 워마드(WOMAD)의 회원인 경우도 많이 보인다. 그리고 가장 큰 특징은 이러한 이상한 현상은 남성혐오 사이트들을 제외하고, SNS 상에서는 유독 트위터에서만 강하게 나타난다. 왜 많고 많은 SNS 상에서 하필 트위터일까?

 

이수역 사건에서 남성이 가해자라고 주장하는 트위터 유저들 해시태그를 보면 전부 남성측이 가해자임을 주장하는 해시태그들이다. ⓒ 김범수

 

 트위터는 시스템적으로는 매우 개방적인 SNS이지만 관심사를 한정적으로 정해서 트위터를 한다면 점점 폐쇄적으로 변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트위터 사용자는 자신과 공통의 관심사를 다루는 계정들을 주로 찾아서 팔로(Follow)를 한다. 자연스럽게 팔로를 해놓은 계정이 리트윗(Retweet)으로 공유를 하거나, 직접 쓰는 글들을 주로 접하게 된다. 이 현상이 반복되면 반복될수록 타임라인에는 그 관심사와 관련된 글과 계정만이 남기 시작한다. 자신이 팔로하는 계정이나 본인을 팔로하는 계정들은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계정들로 채워지게 된다. 글을 쓰거나 다른 글을 공유하면 서로 팔로돼있는 계정들은 서로가 쓰거나 공유한 글을 볼 수 있으며 그 글을 또 공유하면 그 사람의 또 다른 팔로워에게도 보여진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으로 인하여 사용자는 세상을 편견이나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될 수도 있다. 애초에 비슷한 생각,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 팔로를 하기 때문에 서로 팔로된 사람들은 서로의 생각에 동조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자신의 계정 안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에 동조를 하는 것 처럼 느껴지게 되므로 자신의 생각이 잘못됐다고 다시 생각해보는 능력이 점점 퇴화되어간다. 그러다가 결국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갖게 된다. 어떠한 사안이 자신의 생각과 대치가 된다면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힘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자신을 불편하게 만든다면 리트윗 기능을 이용해 공유해서 '이것이 이렇게 우리를 불편하게 만든다'라고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알릴 수도 있다. 이를 또 공유하면 그 사람의 팔로워의 팔로워들에게 전달이 된다. 하나의 편견에 사로잡힌 의견이 나타나기 쉬운 환경이지만 그 사용자들끼리는 그 편견이 잘못된 것인지 알지 못한다.

또 다른 특징은 다른 SNS보다 익명성이 더 강하다는 것이다. 페이스북도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예명을 사용하여 익명으로 활동 할 수 있지만, 실명에 자신의 실제 사진을 걸고 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트위터는 실명과 실제 사진보다는 예명을 사용하고, 자신의 실제 사진보다는 자신의 주 관심사와 관련된 사진이나 그림 등을 프로필 사진에 올려두는 경향이 크다. 그렇다보니 얼굴을 드러내고 하는 페이스북보다 특정 사안에 대한 글을 좀 더 맘편하게 올릴 수 있다. 글을 쓸 때 이 글의 글쓴이가 누구인지 봐도 누군지 모른다. 이는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단점이 될 수도 있다. 고발성 글을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악플과 불합리한 마녀사냥이 생길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징들은 트위터를 극단적 페미니즘 및 남성혐오 성향을 가진 사용자들이 활동하기 매우 좋은 환경으로 만들었다.

대한민국 사회는 오랜 세월동안 유교적 문화 속에서 남성중심으로 살아왔고, 이때문에 여러가지 병폐가 있다는 것은 분명 사실이다. 트위터는 익명성이 좀 더 보장되다보니 한결 편한 마음으로 이러한 병폐를 고발하는 글을 쓸 수 있었다. 그러나, 큰 문제점이 있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좀 더 자극적인 소재에 더 잘 반응한다. 그리고 자극적인 것을 접하면 더욱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한다. 고발성 글들은 점점 논점을 벗어나는 글들이 많아지기 시작하고 고발보다는 인터넷 상의 마녀사냥이 목적인것처럼 보이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러한 글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트위터의 익명성에 트위터를 더욱 찾게 됐다. 그들은 상기한 과정으로 점점 그들만의 리그에 빠지게 되고, 그런 성향은 더욱 심해지고 고착화된다. 고인 물은 썩는 법. 지난 몇 해간 페미니즘 문제가 대두되면서 트위터로 유입되기 시작한 극단적 페미니스트들은 트위터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트위터에 대해 아주 나쁜 인상을 심어주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번 이수역 사건에서도 그렇다. 사건이 터지고 피해자임을 자처하는 여성의 글이 올라오고 나서 인터넷에서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곳은 트위터였다. 수사중인 사건이었고 해당 글에 대한 진실공방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에도 무조건 남성이 가해자이고 여성측이 머리를 짧게 자르고 페미니즘을 해서 남성에게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 여자라서 당했다, 여성혐오 범죄다 라는 주장들이 한국의 트위터를 전부 뒤덮었다.
 

2018년 11월 17일 한국에서의 트위터 인기 트렌드 트위터의 수많은 페미니스트들은 일단 무조건 여성측의 주장을 100% 여과없이 받아들이고 남성이 가해자라고 기정사실화했다. ⓒ 트위터 캡쳐

 
여성측의 날조로 밝혀진 지금도 트위터를 살펴보면 남성측을 처벌하라, 여성혐오범죄다 라는 주장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들은 굳게 믿어왔다. 늘 해왔듯이. 마침 누군가가 올린 여자라서 남자에게 폭행을 당하고 심한 피해를 입었다는 글을 보았다. 이것에 대한 사실 여부는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남성은 전부 '잠재적 범죄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잠재적 범죄자들이 여성혐오범죄를 저질렀다는 정보가 들려왔다.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었다. 그들은 열심히 글을 리트윗하고 해시태그를 썼다. '#이수역_폭행남' 이라던가 '#이수역_살인미수남' 따위의 해시태그를 붙인 글을 많이 썼다. 그러나 수사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피해자'인 여성측의 거짓말이 계속 드러났다. 그러나 멈추지 않았다. 또 새로운 증거가 있으니까. 남자 일행 중 "내가 찼다, 왜"라고 하는 영상이 나타났다. 이 영상을 근거로 '어쨌든 남성이 가해자다.'라고 열심히 글을 쓴다. 그런데 이번에는 남성이 발로 찼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 남성측에서 스스로 찼다고 말 했으니 더 생각할 필요가 있냐고 자기합리화를 해 버린다.

자기합리화의 과정이 끝난 다음에는? 현실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여성측이 거짓말을 해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했다는 사실이 나타나도 그들은 애써 부정한다. 그렇게 열심히 믿어온 것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리는것을 그들은 절대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의 믿음에 금을 가게 하는 '팩트'들을 보여다주면 그들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믿는다. 그들의 굳은 믿음에 금이 가면 이는 곧 그들에게는 '여성인권 후퇴'이므로, 절대 이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여성인권 신장에 매일 애쓰고 있다는 그들은 이제 점점 현실과는 동떨어져가고 있다. 1더하기 1은 2이지만 어쩌겠는가. 1더하기 1은 3이라고 믿고 그것이 옳다고 하는데. 아무리 1더하기 1이 2라고 얘기를 해줘도 그들은 굳게 믿어왔고, 앞으로도 굳게 믿고 그들만의 리그에서 열심히 전파할 것이다. 1더하기 1은 3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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