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아시안컵] 밀집수비를 상대할 대한민국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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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성(ksungpark)등록 2019.01.08 09:56
대한민국의 황의조가 골을 넣으면서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승리를 가져갔다.

대한민국은 8일 22시 30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전 필리핀과의 첫 경기에서 황의조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어렵사리 승리를 거뒀다.

경기는 승리로 장식했지만 필리핀의 밀집수비에 고전하며 경기를 어렵게 가져갔다. 우승후보답지 않은 경기력이었다. 황의조의 골이 아니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대한민국이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전력상 우위에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상대의 경기 방식은 필리핀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상대는 밀집수비를 기본으로 하며 선수비 후역습을 통해 골을 노릴 것이므로 필리핀전과 비슷한 경기 양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필리핀전과 같은 경기력이 계속된다면 아시안컵 우승을 꿈꾸긴 힘들다. 디펜딩 챔피언인 호주도 경기를 압도하며 7 대 3이라는 공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밀집수비를 뚫어내지 못하고 크로스에 의해 골을 먹히며 패배했다. 밀집수비를 상대할 대한민국의 과제를 살펴보자.

세밀한 크로스 플레이

밀집수비를 한 상대를 만난다면 중앙으로의 공격은 쉽지 않다. 중앙에 수비 숫자가 매우 많아 공간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결국 중앙에서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공은 측면으로 가기 마련이다. 그래서 측면에서의 크로스가 더욱 세밀할 필요가 있다. 필리핀전과 같이 측면에 공이 흐르면 양쪽 풀백(김진수, 이용)이 크로스를 자주 올리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크로스 성공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크로스의 질도 별로였고 선발 멤버가 아닌 석현준을 제외하면 우리나라 선수들은 키가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이다. 측면에서 공을 잡으면 땅볼크로스나 엔드라인까지 치고 가서 컷백을 통해 골을 넣는 세밀한 크로스 플레이가 필요하다. 필리핀전에서 황의조의 골도 이러한 상황에서 나왔다. 측면에서의 기회를 잘 살리려면 크로스에 이은 페널티박스 침투와 집중력 또한 중요하다.

실수하지 않기

상대가 밀집수비를 펼친다면 공 점유율은 우리가 가져갈 확률이 크다. 결국 우리가 경기를 지배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절대 실수하면 안 된다. 한 번의 실수가 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골을 먹힌다면 동점골을 넣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집중력을 유지하고 실수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국가대표 경기에서 실수로 골을 먹히는 상황이 정말 많았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필리핀전에서도 실책으로 상대에게 위험천만한 상황을 내주었다. 아무리 경기를 지배하고 경기력이 좋아도, 축구는 골로 승부가 갈리는 스포츠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적극적인 공간 침투와 스루패스

상대의 수비를 뚫기 어려운 상황에서 공간 침투를 통해 한 번의 스루패스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황인범, 이청용 등 스루패스를 넣어 줄 수 있는 좋은 자원들이 많다. 공격수들은 계속 움직이면서 수비의 혼란을 유도하고 공간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때 미드필더들의 스루패스가 1:1 찬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 움직이지 않는다면 절대 공을 잡을 수 없다. 계속 움직이면서 수비를 짜증나게 해야 한다. 공격수와 미드필더 사이의 호흡이 매우 중요한데 오늘 필리핀전에서는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 설상가상 기성용의 부상으로 중원조합에 문제가 생겼다. 아시안컵 우승으로 가려면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확실한 골 결정력

공 점유율을 가진 상태에서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확실하게 기회를 마무리하지 못한다면 이는 위기로 되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기회를 잘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필리핀전에서도 무려 13개의 슈팅을 때렸지만 한 골 밖에 기록하지 못하는 저조한 골 결정력을 보여줬다. 조별리그에 나오지 못하는 손흥민이 벌써부터 그리웠던 경기였다. 손흥민이 들어온다면 상황은 나아지겠지만, 집중 견제를 받을 것이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도 기회를 잡는다면 확실하게 마무리해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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