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나는 중.고등학교에 교복을 입고 다녔다. 그때 당시에도 꽤 비싼 값을 주고 교복을 사 입어야 했기에 가게에 부담이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비싼 교복에 관한 추억은 나에게 단 1도 없다. 그저 매일 주름진 치마를 다려 입어야 했고, 겨울에는 너무 추워서 두꺼운 스타킹을 두 개나 겹쳐 신어야 했으며 , 여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생각 없이 다리를 쩍 벌리고 앉아 남자 선생님들에게 훈계를 받은 적이 자주 있었던 것도 기억이 난다. 더군다나 불편한 블라우스를 입고 리본 타이를 꼭 달아야만 했으며, 리본 타이를 잃어버려 그냥 등교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학생부에 걸려 이름을 적혀야만 했다. 여름 교복은 어떠한가... 비싼 상의를 두 벌 구매 할 수 없으니 한벌로 이틀에 한 번씩 빨아입어야 하는데 그걸 3년간 입어야 한다니.. 매일 등교 때 마다 입어야 하는 교복... 왜 그리 불편한 옷을 입어야 했던가... 작년까지 두 딸이 중학교에 다니다가 큰 딸이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여기 저기 교복무상화에 대한 소리가 들려 참 반가왔는데, 중학생은 어차피 재학생이니 안 되고 또 고등학교 무상교복의 혜택은 우리지역은 제외란다. 어떤 학교는 자켓은 불편하니 안 입어도 되고 아무 후리스자켓을 입어도 된다고 하던데 우리 딸들의 학교들은 매우 보수적이라 매일 자켓을 걸쳐야 하며 치마도 무릎을 덮어야만 한다. 하... 동복 자켓, 치마, 블라우스 한장, 조끼, 체육복까지 총 30만원정도를 지불해야 하는 교복인데, 매일 입고 다녀야 하니 블라우스는 몇 장 더 있어야 하고, 조끼는 보풀이 일어 나고 줄어들어 우리 아이들만 해도 1년에 한장씩은 다시 구매를 원한다. 블라우스 한 장은 2만원, 조끼한장은 5만원 가량하는 교복이 참 야속하고 불편해진다. 여학생들도 바지가 있는 학교도 있지만 정장바지같은 교복바지를 요즘 아이들이 누가 입겠는가... 게다가 활동적인 우리 큰 딸은 교복을 입고 넘어지는 바람에 팔꿈치가 구멍이 나서 한벌 더 구매를 해야했는데, 10만원이나 하길래 기겁을 하고 교복가게를 나온 적이 있었다. 비슷한 천을 구해다 수선집에서 수선하고, 보풀이 일어나 지저분 했지만 겨우 중학교 3년을 버텼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고, 요즘은 그 10년이 1년으로 바뀌었다 싶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런데,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싸고 불편하기만 한 교복은 전혀 개선 되지 않았았다는 게 신기하다. 친구가 미국에 살고 있는데, 초등학교 자녀들이 교복을 입는다고 한다. "교복값이 비쌀텐데...?"하고 의아해 했더니, 미국에서의 교복은 학교마다 지정된 색의 티셔츠와 바지만 마트에서 손 쉽게 사 입으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입학철이면 의류를 취급하는 마트마다 각 회사별로 만든 티셔츠와 바지들이 지정된 색깔별로 진열되어 있어(티셔츠는 거의 빨강, 흰색, 초록, 바지는 남색이나 카키색)내가 선호하는 의류업체의 것을 골라 살 수 있다고 한다. 업체마다 디자인들이 살짝 달라 취향대로 구매 할 수 있다. 티셔츠나 바지의 가격은 보통 우리나라 기준으로 만 오천원~ 2만원정도로 저렴하게 살 수 있다고 한다. 물론 고등학교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왜 교복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는가? 그렇다고 교복을 입지 않는 것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평상복을 입는다면 그것조차 감당하기 힘들어질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제안하고 싶다. 교복이라는 울타리가 학생들이 입고 활동하기에 편하고, 늘 가까이에서 가격 부담없이 추가구입할 수 있으며, 학생도 학부모도 모두 만족할 만한 교복에 대해 말이다. #교복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