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 장난으로 시작된 암호화폐 급등, 2019년 새로운 광풍의 시작점인가, 아니면 단순한 해프닝인가?

2019년 4월 2일 하루만에 비트코인 시세가 20% 급등하였다. 시장은 요동쳤고 시가총액은 무려 16조가 증가하였다.

검토 완료

이병진(tne298)등록 2019.04.09 14:18
만우절 장난으로 시작된 비트코인 급등, 하루만에 19.5% 상승, 새로운 광풍의 시작점인가, 아니면 단순한 해프닝인가?
 
지난 4월 2일 정오부터 오후 3시 사이, 국내 업비트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시세가 460만원에서 550만원까지 약 19.5% 이상 급등했다. 이는 2019년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또한 2018년 11월 중순부터 약 2주간 약 700만원에서 400만원까지 급락한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이기도 했다. 특히 비트코인은 최근 3개월간 430만원 전후에서 지루한 횡보를 해왔기에 갑작스러운 상승세에 전세계가 깜짝 놀랐다.

매년 4월 1일은 일명 만우절이다. 거짓 정보로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는 서프라이즈로 재미를 주는 날이다. 만우절의 기원은 정확하지 않은데 만우절 거짓 정보 중보가장 유명한 것은 2008년 영국 BBC가 만든 '나르는 펭귄'영상이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이 영상은 전 세계 시청자를 속이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금년 4월 1일 만우절 서프라이즈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암호화폐에서 나왔다.
 
지난 4월 1일 온라인 매체 파이낸스매그네이츠는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가 폭탄을 떨어 트렸다"는 기사로 SEC가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와 투자회사 '밴엑'의 상장지수펀드(ETF) 신청서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스매그네이츠가 SEC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이와 같은 내용을 쓴 것을 캡쳐해 기사에 첨부했던 것이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SEC의 ETF 승인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최대 숙원사업이다. 때마침 기사가 나가자 비트코인은 550만원까지 급등했고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갑자기 16조원이나 늘었다.

그런데 문제는 파이낸스매그네이츠의 보도가 만우절 장난이었다. 해당 매체는 기사 하단에 "제이 클레이튼 SEC위원장은 이 문제에 대해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축 만우절'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라고 썼는데, 유저들에 의해 '만우절 장난'이라는 메시지만 빼고 순식간에 공유하였던 것이다.

이미 미국 SEC는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비트코인 ETF를 이미 여러 번 반려시켰다. ETF가 승인되면 기관투자자를 비롯한 제도권 자금이 유입되어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에 암호화폐 매니아들은 오매불망 SEC의 ETF 승인을 주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만우절에 발표된 이 기사가 SNS에 순식간에 공유되면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를 불러 일으켰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였다. 만우절 장난이었으면 당연히 원래대로 돌아와야 할 시세가 도통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고 지금까지도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일각에서는 만우절 기사로 비트코인 시세가 급등한 것이 아니라 우연히 만우절에 급등이 겹쳐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어찌되었든 비트코인이 다시 500만원을 돌파한 것은 2018년 11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고 지금도 급등은 계속 이어지고 있어 점차 만우절 파동은 아닌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그렇다면 만약 만우절 파동이 아니라면 다시 예전과 같이 새로운 돌풍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인지가 재삼 주목받고 있다. 만우절 해프닝이라는 기사가 나갔어도 비트코인 가격은 연일 상승을 하면서 현재까지 6백만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아르카 펀드를 운용하는 제프 돌먼은 "이번 비트코인 급등은 새로운 매수 세력이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한 개인 투자자가 단기간 내 1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한 것이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만우절 장난이 아닌 진짜 급등한 이유를 찾는 전문가들, 하지만 그 이유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아,

암호화폐 분석가로 인기를 얻고 있는 조셉 영은, 그간 비트코인이 4200달러 부근에서 저항선을 형성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 저항성이 붕괴되며 가격이 급상승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2018년 12월 22일 전후를 보면 2019년 1월 7일과 2월 24일 전후 각각 4200~4300달러 저항대 돌파에 실패하면서 계속 가격이 하락한 흔적이 보인다. 조셉 영은 4200달러 근처에 약 8천만달러 매도벽이 있었는데 이것이 돌파되며 공매도 계약에 압박이 가해졌다고 분석한다. 암호화폐 비트멕스에서도 이 근처에 약 5억달러의 공매도 계약자들이 손실회피를 위해 환매수를 실행해(숏커버링) 포지션을 종료하였고, 이것이 또 다른 매수세를 자극해 가격 상승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또 한편으론 공격적인 매수세에 대한 본질로 분석하는 경우도 있다. 로이터는 정체불명의 큰 손(알고리즘 펀드로 추정)이 비트코인 가격을 급등시켰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블룸버그가 알고리즘을 이용하는 암호화폐 헤지펀드들이 이번 가격 상승에 일조했다고 주장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알고리즘 헤지펀드는 시장 가격을 분석하고 자동으로 매매를 시행한다. 블룸버그는 2018년 9월 이후 새로 생긴 알고리즘 및 퀀트펀드는 17개이며, 이는 전체 암호화폐 헤지펀드의 40% 수준이라고 한다.
 
또 다른 분석가들은 비트코인 반감기와 가격을 연관시키는 경우도 있다. 암호화폐 펀드를 운용하는 판테라 캐피탈은 비트코인의 반감기 320~376일 이전에서 시세가 전환되는 변곡점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다음 반감기가 2020년 5월 24일로 예상한다고 밝혔는데, 이에 따르면 2019년 6월 10일에 변곡점이 생기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외환 매매 중개사 포렉스타임의 애널리스트인 루크맨 오트나가는 비트코인 가격의 급등은 여전히 미스터리하지만, 이런 급등은 암호화폐 세계에서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지금까지 많은 분석가들이 만우절 비트코인 급등의 원인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어느 것이 진실인지 알 수가 없다. 이 사태를 단순하게 본다면, 어느 날 갑작스런 만우절 장난 기사로 인해 그동안 대기하고 있던 매수세력이 1차로 뛰어들었는데, 이를 옆에서 지켜본 다른 관찰자들도 2차 폭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수에 동참한 것일 수도 있다. 또한 4월 2일 이후 지금까지도 우상향의 상승이 계속되는 것은 암호화폐 투자로 수익을 얻지 못한 시장 관찰자들의  매수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불법이다, 아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암호화폐가 아직도 법이라는 가두리 없이 그들만의 시장이 계속 존속되고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어쩌면 이미 싹을 잘라버릴 수도 없이 생태계가 비대해진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암호화폐 시장은 궁극적으로 코인의 시세에 의해 움직이므로 인간의 탐욕과 욕망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곳이다. 인간의 탐욕은 돈으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런점에서 암호화폐 시장은 시세를 통해 생태계를 이어가는 특별 마켓 지대로 만들어 양성화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런 역할은 국민의 세금으로 유지되는 정부와 국회에서 반드시 해야 할 신성한 의무이기도 하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비트코인 6천달러에 재도전하고 이를 지지할 매수세의 유입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덧붙이는 글 없음.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