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색과 분홍색의 대비, 갈등? 실상은 말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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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환(lch8204)등록 2019.06.02 15:02

ⓒ 이창환


무지개 색과 분홍색의 대비, 갈등? 실상은 말 그대로 축제
러플 페스티벌과 퀴어문화축제,
퀴어문화축제는 그저 즐기는 사람들만 존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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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 서울 퀴어문화축제가 올해로 20회를 맞이했다. 바로 길 건너편에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행사인 기독교인들의 러플 페스티벌이 개최되었다. 서울 시청역은 퀴어 축제를 상징하는 무지개색깔과 러플 페스티벌을 상징하는 분홍색으로 대비되었다. 무엇이 옳은 것일까, 정답은 없어 보였다.

1일 토요일, 12시쯤 퀴어문화축제를 직접 방문했다. 지하철역 내부에서부터 한쪽에서는 노동 연합의 동성애 지지 부스가 자리잡고 시민들에게 홍보를 하고 있었다. 한편에는 기독교인들이 분홍색 부채를 들고 동성애 반대 주창을 하고 있었다. 이들을 지나 광장과 가까운 6번 출구로 가보니, 이미 무지개 컬러로 얼굴을 화장하고, 무지개 컬러의 상의를 입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출구를 빠져나와 길 건너 보이는 광장을 보며 두려움이 엄습했다. 가면 성희롱 성추행은 기본이고 혼자 잘못 돌아다니면 외국인 남자들이 데리고 간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홀딱 벗고 다니는 사람들은 기본이며, 남성과 여성의 성기 모양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막상 현장 내부에서 프레스증을 발급받고 돌아다녀보니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하는 일도 없었다. 그저 성소수자들을 지지하는 축제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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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 판매 부스를 방문해보았다. 굿즈 부스에도 사람들이 말했던 성기 모양의 굿즈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곳에 서있으니 봉사자 한 명이 밝게 웃으며 퀴어 문화축제 팜플렛을 나눠주었다.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판매 자원봉사자 홍 씨 (25)는 "힘들죠 그치만 저희는 퀴어 축제를 통해, 평소 목소리를 많이 내기 힘든 소수자 분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기회가 됬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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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를 뒤로해서 돌아다니다가 눈가를 화장으로 진하게 가린 머리 긴 여자가 눈에 띄었다. '퀴어 축제에 어떻게 참여 하셨나요' 라는 질문을 던지자, 돌아오는 건 굵직한 남성 목소리였다. 취재를 위해 이름이나 나이는 묻자 곤란해 했다. A씨는 "저희는 목소리를 내고 싶어서 이 행사를 참여 하는 거죠 그리고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이런 날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잖아요" 라고 말했다. 기독교인들의 동성애 반대 축제에 대해 질문하자 "동성에게 끌리는게 잘못이라면, 너무 가혹하지 않나요. 우리는 그저 목소리를 내고 축제를 즐기고 싶을 뿐이에요" 라고 말했다.

한 바퀴를 다 둘러보고 난 후, 저 멀리 들려오는 북소리에 고개를 돌려보았다. 붉은 모자와 선글라스 그리고 군복을 입은 여성들이 난타를 하고 있었다. 붉은 천막에 노란 글씨로 퀴어 축제 척결이라고 적혀 있었다. 퀴어 축제 나가는 입구에도 '동성애는 죄악이다 기독교인들은 왜 반대를 하는 걸까, 동성애 반대를 위한 축제인 러플 축제가 궁금했다. 길을 건너 펼쳐진 러플 축제에는 기독교인들이 모여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한 명에게 다가가 "왜 이렇게 퀴어 축제를 반대 하시는거에요" 라고 물으니 B 씨는 "우리는 퀴어 축제를 혐오하는게 아니에요, 저들을 사랑하니까 구원해주려고 하는 거죠, 동성애는 악이에요"라고 말했다. 한 시간 뒤, 러플 축제의 사람들은 시청역 도로 한복판으로 행진을 하고 있었다.



양측 진영 모두, 갈등이 존재했지만 서로 충돌하는 일 없이, 각자 나름의 축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렇지만 시민들은 혹시 충돌이 생길까봐 걱정을 하고 있었다. 아이와 함께 길을 지나가던 시민 이정음(41) 씨는 "무슨 일이 벌어지지는 않은 것 같지만, 그래도 혹시 걱정되요. 아무래도 서로 너무 반대되는 입장이니까요"라고 말했다.

그동안 퀴어 축제는 여러가지 문제에 직면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4일,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회에서 반대 관련 기자회견을 가졌다. 또한 많은 보수 단체에서 퀴어 축제를 반대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주최측에 따르면 이날 퀴어 문화 축제에 모인 인원은 광장에 8만명, 퍼레이드에 7만명이 추산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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